“93% 채굴 비트코인, 기관 쓸어가고 고래들은 잠그고... 진짜 희소한 자산 됐다”

2025-06-24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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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발행량 2100만 개인 비트코인 현황

암호화폐(가상자산·코인) 비트코인(BTC·Bitcoin)의 총발행량 한도는 2100만 개로 설계돼 있다. 이 희소성은 그동안 이론적으로만 논의돼 왔으나, 올해 들어서는 가상화폐 시장에서 현실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미 전체 공급량의 약 93%가 채굴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가상화폐 비트코인 채굴 관련 이미지
가상화폐 비트코인 채굴 관련 이미지

지난해 4월 네 번째 반감기 이후 채굴 보상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유통되는 신규 비트코인 수는 점차 감소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장기 보유자들이 매도에 나서지 않으면서 시장의 유동성이 크게 줄었다. 전체 비트코인 공급량 중 약 70%는 1년 이상 이동하지 않은 상태로 파악된다. 이는 많은 비트코인이 콜드월렛이나 기관 보유 형태로 묶여 있거나 영구 분실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과 맞물려 있다.

여기에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 기업, 국부펀드 등 기관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거래소에 유통되는 비트코인이 점점 귀해지고 있으며, 시장 분석가들은 공급 충격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현재 통용 가능한 비트코인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가격 변동성이 극단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가 이끄는 소프트웨어 기업 스트래티지(Strategy)는 올해 중반 기준 전체 비트코인 공급량의 약 2.75%에 해당하는 58만 2000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업은 매달 추가 매수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는 공급 위기를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스트래티지는 현재 미국과 중국 정부보다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보유량 기준으로 두 번째로 많은 기업보다 12배 가까이 더 많은 비트코인을 확보한 상태다.

전 세계적으로는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대규모로 매수하면서 시장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다. 블랙록(BlackRock)의 iShares Bitcoin Trust는 지난 5월 한 달 동안 63억 5000만 달러에 달하는 순유입을 기록했다. 이처럼 ETF를 통한 매수는 실제 비트코인을 콜드 스토리지에 보관하게 되므로 시장에서 유통되는 물량은 더욱 줄어든다.

지난해 4월 반감기로 인해 채굴 보상은 6.25 BTC에서 3.125 BTC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의 연간 인플레이션율은 1% 미만으로 떨어졌다. 하루 기준으로 약 450 BTC만이 신규 발행되는데, 스트래티지 한 곳만 해도 주간 매수량이 이를 초과하고 있다.

비트코인 유통량의 집중화 또한 문제로 지적된다. 현재 상위 100개 지갑 주소가 전체 비트코인의 약 15%를 보유하고 있으며, 1만 개 이상 보유한 주소는 전체 공급량의 14%를 차지한다. 이러한 집중 현상은 탈중앙화를 지향해온 비트코인의 원칙과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반면, 이는 장기 보유에 대한 신뢰의 표현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이달 초 기준 거래소에 보관된 비트코인 비율은 전체 공급량의 11% 이하로 떨어졌다. 이는 201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시장의 유동성이 바닥을 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유통 가능한 물량이 줄어들면 수요 변화에 따른 가격 등락 폭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코인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공급 충격은 이미 서서히 진행 중이다. 채굴량 감소, 기관의 대규모 매수, 고래 투자자들의 매도 회피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시장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향후 가격이 급등할지는 새로운 수요가 얼마나 유입되느냐에 달려 있다. 투자자, 규제 당국, 일반 사용자 모두 이 흐름을 면밀히 주시해야 할 시점이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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