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글우글 출몰에 화들짝…수천 마리 ‘멸종위기종’ 대거 목격됐다

2025-06-24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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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 년 전 고생대 시기의 화석에서도 발견된 희귀 생물

장흥군이 전남 장동면 북교리 일원에서 수천 마리의 풍년새우와 긴꼬리투구새우를 한꺼번에 발견했다. 보기 드문 이 생물들의 대규모 출현은 단순한 자연 현상을 넘어, 국내 친환경농업의 청정성을 상징하는 생태 지표로 주목받고 있다.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장흥군은 24일 장동면 친환경농업단지 내 논 여러 곳에서 긴꼬리투구새우와 풍년새우가 무리 지어 발견됐다고 밝혔다고 이날 데일리한국은 보도했다.

두 생물 모두 민감한 수생환경에서만 서식하는 희귀종으로, 특히 긴꼬리투구새우는 3억 년 전 고생대 시기의 화석에서도 발견된 고대 생물이다. 이 종은 과거 농약과 화학비료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될 만큼 자취를 감췄던 생물이다.

풍년새우 / 연합뉴스, 장흥군 제공
풍년새우 / 연합뉴스, 장흥군 제공

그러나 최근 친환경 농법이 확대되며 긴꼬리투구새우는 청정지역을 중심으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풍년새우 역시 까만 눈동자와 빨간 긴 꼬리를 가진 투명한 외형이 특징이며, 긴꼬리투구새우와 함께 논바닥을 휘젓고 다니며 해충을 잡아먹고 흙탕물을 만들어 잡초 생장을 억제하는 ‘자연 제초제’ 역할을 한다.

이번에 발견된 생물들은 장동 정암마을에서 26년 넘게 유기농법을 실천해온 ‘좋은선택유기작목반’의 논에서 발견됐다. 이 작목반은 70ha 이상의 면적에서 우렁이 농법을 포함한 다양한 친환경 기법으로 쌀농사를 짓고 있다.

긴꼬리투구새우 / 연합뉴스, 장흥군 제공
긴꼬리투구새우 / 연합뉴스, 장흥군 제공

김재기 작목반 대표는 “풍년새우와 긴꼬리투구새우가 나타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7~8년 전부터 여러 논에서 보이기 시작했다”며 “옛말에 ‘풍년새우가 보이면 풍년이 든다’고 할 정도로 반가운 징조”라고 말했다.

장흥군 농산유통과 고동일 과장은 “이 생물들은 논의 건강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이번 발견은 건강한 농촌 생태계의 반증”이라며 “앞으로도 이와 같은 사례를 적극 홍보해 장흥군 친환경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널리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긴꼬리투구새우는 전남뿐 아니라 경남 산청군 등 전국적으로 친환경 농법을 실천하는 논에서도 출현이 이어지고 있다. 산청군은 같은 날인 24일, 산청읍 차탄리 유기농 탑라이스 재배단지에서 긴꼬리투구새우의 서식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지역은 지난 2004년 첫 발견 이후 21년 연속으로 이 종이 서식 중이다.

산청에서 발견된 긴꼬리투구새우 / 연합뉴스, 경남 산청군 제공
산청에서 발견된 긴꼬리투구새우 / 연합뉴스, 경남 산청군 제공

산청군 관계자는 “긴꼬리투구새우뿐만 아니라 도롱뇽, 풍년새우, 우렁이 등 다양한 청정 생물종이 함께 서식하고 있다”며 “유기농법이 이끄는 생태계 복원과 생물 다양성 보전의 성과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발견은 단순한 희귀 생물의 출현 그 이상이다. 화학농업의 그림자 아래 사라졌던 생물들이 다시 모습을 드러낸 건,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농업 방식으로의 전환이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수천 마리 생물의 ‘우글우글’한 출몰은 장흥과 산청, 나아가 대한민국 친환경농업의 희망을 상징하는 반가운 장면이었다.

전문가들은 멸종위기종 보호를 위해 우리 모두의 지속적인 관심과 실천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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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서식지를 지켜야 한다. 개발과 오염으로 인해 자연이 훼손되면 멸종위기종은 생존 기반을 잃는다. 건강한 생태계 유지를 위해 서식지 보전은 가장 기본적인 수단이다.

둘째, 친환경적인 삶을 선택해야 한다. 무분별한 소비 대신 생태계를 고려한 생활방식을 택하고, 멸종위기 생물에서 유래한 제품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셋째, 관심을 갖고 행동해야 한다. 멸종위기종 보호는 일부 전문가의 몫이 아니라 시민 모두의 몫이다. 불법 거래나 훼손 사례를 목격했을 땐 적극적으로 신고하고, 관련 캠페인에도 동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멸종위기 생물과 더불어 살아가는 건강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풍년새우 / 연합뉴스, 제천시 제공
풍년새우 / 연합뉴스, 제천시 제공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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