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잘하는 착한 아이였는데…” 부모 ‘새벽 청소일’ 나간 직후 화재로 어린 자매 참변
2025-06-25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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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어 있던 자매 중 언니 숨지고 동생 중태

부산에서 부모가 새벽 청소 일 나간 직후 화마에 참변을 당한 어린 자매의 사연이 속속 전해지고 있다.
24일 오전 4시 15분께 부모가 일터로 나간 사이 부산 부산진구 한 아파트 4층에서 불이 나 집 안에 있던 A(10) 양이 숨졌고, 동생 B(7) 양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중태다.
이웃 주민들은 이 자매를 인사성이 밝던 아이들로 기억하고 있었다.
화재 사고의 현장 감식을 바라보던 한 주민은 연합뉴스에 "이웃 어른들에게 싹싹하게 인사도 잘하던 착한 아이였는데 어쩌다 이런 일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다른 주민은 "아파트 현관에서 자주 마주쳤는데, 누군지도 모를 어른들에게 인사를 할 만큼 자매가 인사성이 밝고 착했다"며 "하루아침에 이런 일이 발생해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탄식했다.
한 주민은 "부부가 항상 손을 잡고 다닐 만큼 사이가 좋았고 가족 모두가 언제나 화목해 보였다"고 전했다.
아파트 경비원은 뉴시스에 "오늘(24일) 아침에 출근해서 사고 소식을 들었는데 남 일 같지 않았다"며 "손자, 손녀 생각도 나면서 가슴이 너무 아팠다"고 말하기도 했다.

부산진경찰서와 부산시 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께 부부는 스터디카페 청소 일을 위해 집을 나섰다.
첫째 딸(10)은 안방 침대에서, 둘째 딸(7)은 바로 근처 바닥에서 잠자고 있었다.
부부가 집을 비운 지 얼마 되지 않은 새벽 4시15분께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다. 소방당국은 거실에 연소 흔적이 남아 있는 점 등으로 미뤄 최초 발화점이 거실로 추정한다. 이 불은 거실에서 주방과 안방으로 번졌다.
아파트 4층에 설치된 화재 자동 탐지기가 울렸고, 이웃 주민이 부부 집 현관에서 새어 나오는 연기를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소방당국은 신고받은 지 6분 만인 이날 새벽 4시21분께 현장에 도착해 진화 작업에 나섰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은 안방 침대에서 의식을 잃은 채 누워 있는 자매를 발견했다.
불은 신고 접수 19분 만인 새벽 4시34분께 꺼졌지만, 병원에 옮겨진 첫째 딸은 숨졌고, 둘째 딸은 응급실에서 치료받고 있지만 중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