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 돋는다…갑자기 넷플릭스 '톱5' 등극한 충격의 19금 영화
2025-06-25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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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에 개봉한 미국의 심리 스릴러 영화
소름 끼치는 전개와 섬뜩한 분위기로 무장한 심리 스릴러 작품 하나가 최근 넷플릭스에서 뜻밖의 역주행을 기록하고 있다.

그 작품은 바로 영화 '카피캣'이다.
25일(오전 10시 기준) 1995년작 '카피캣'은 '오늘 대한민국의 톱 10 영화' 부문에서 5위를 기록했다. 개봉한 지 30년 가까이 지난 영화가 다시금 대중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은 단순한 재조명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지금 이 영화가 새삼 소름 끼치는 이유는 단지 잔혹함 때문이 아니다. 인간 내면의 공포와 광기, 범죄의 모방성이라는 주제를 정교하게 직조한 구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카피캣'은 미국 전역을 돌며 강연을 하던 범죄심리학자 헬렌 허드슨의 끔찍한 경험으로부터 출발한다. 강연 중 만난 연쇄살인범 데럴 리 칼럼에게 습격당한 헬렌은 그 충격으로 광장공포증에 시달리게 되고, 이후 1년 넘게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한 채 컴퓨터와 술, 신경안정제에 의존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에서 드살보, 번디, 다머 등 실존했던 연쇄살인범들의 수법을 그대로 답습한 살인사건이 연달아 발생하며 그녀는 다시금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경찰은 헬렌의 전문지식에 의존해 사건 해결을 시도하고, 그녀 또한 광기와 공포에 맞서 수사에 협력한다.
영화는 현실 속 잔혹한 범죄자들의 수법을 정밀하게 재현하면서도, 그 안에 인간의 나약함과 집착, 그리고 존재 증명 욕구를 심도 깊게 파고든다. 모방범 피터 포울리는 외형상 평범한 청년이지만, 내면에는 열등감과 소외감, 그리고 비뚤어진 영웅심리가 자리하고 있다. 그는 헬렌을 최종 표적으로 삼고, 데럴이 저질렀던 범죄를 그대로 재연하며 심리적 위협을 가한다. 침대 위에 잘린 손가락과 교도소에서 데럴이 쓴 자서전이 등장하고, 피터는 이메일로 다음 피해자의 이미지를 예고하며 점점 범죄를 극단으로 몰고 간다. 이는 단순한 모방을 넘어, 헬렌과 경찰을 조롱하고 조작하려는 시도이며, 영화는 이러한 심리전을 매우 정교하게 설계해간다.

'카피캣'은 개봉 당시에는 흥행면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비디오 시장과 이후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꾸준히 재평가받아왔다. 시고니 위버와 홀리 헌터 두 여성 배우의 심리적 긴장감 넘치는 연기, 실제 사건을 연상시키는 스토리라인, 범죄심리학의 디테일한 반영 등이 어우러져 숨겨진 수작으로 인정받았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다시금 톱5에 진입한 배경 역시 이러한 내적 긴장감과 몰입도 높은 전개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금의 시대는 단순히 자극적인 콘텐츠를 넘어서, 깊이 있는 이야기와 현실을 반영한 심리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카피캣'은 그런 면에서 시대를 초월한 심리 스릴러로서, 다시 주목받을 만한 이유를 스스로 증명한 셈이다. 그리고 그 복귀는 지금도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에 존재하는 모방 범죄와 심리적 불안, 그리고 공포의 본질을 다시금 돌아보게 만든다.

※ 광장공포증 : 광장공포증이란, 광장이나 공공 장소, 특히 급히 빠져나갈 수 없는 상황에 도움 없이 혼자 있게 되는 것에 대한 공포를 주 증상으로 하는 불안장애의 일종이다.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에 따르면 광장공포증 환자의 약 2/3가 공황장애를 가지고 있다. 조건화 기전에 의하여, 불안함을 느꼈던 장소에 대해 광장공포증이 발생하여 유사한 장소를 회피하는 행동을 보인다. 공황장애와 광장공포증은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