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10만명 봤던 작품인데…넷플릭스 공개 직후 '1위' 휩쓴 19금 한국영화

2025-06-25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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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 스트리밍의 공포, 범죄를 소재로 한 새로운 시선

올해 3월 극장에서 개봉했을 당시 관객 수 10만 명을 겨우 넘긴 영화 한 편이 넷플릭스에 공개되자마자 반전을 써내려가고 있다.

'스트리밍' 메인 예고편 중 한 장면. / 유튜브 '롯데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메인 예고편 중 한 장면. / 유튜브 '롯데엔터테인먼트'

지난 24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과 만난 영화 '스트리밍'이 공개 단 하루 만에 '오늘 대한민국의 톱 10 영화' 부문 1위를 차지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개봉 당시만 해도 조용히 묻힐 뻔했던 이 작품이 다시 주목받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스트리밍'은 이름 그대로 스트리밍 플랫폼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스릴러다. 구독자 수 1위를 자랑하는 범죄 전문 스트리머 '우상'이 어느 날 우연히 미제 연쇄살인사건의 단서를 발견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옷자락 연쇄살인마'라 불리는 미해결 사건의 흔적을 좇아가는 과정에서, 그는 사건을 실시간으로 방송에 올리며 수많은 시청자의 주목을 받는다. 그러나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이 단순한 방송 소재를 넘어서 점차 현실의 위협으로 다가오면서, 사건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치닫는다.

'스트리밍' 메인 포스터.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트리밍' 메인 포스터.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이 작품은 영상 구성부터 시선을 끈다. 고정된 카메라 앵글, 실시간 채팅창, 후원 광고 등 실제 1인 스트리밍 방송의 형식을 그대로 차용해, 관객에게 마치 유튜브나 아프리카TV를 시청하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단순한 장치적 모방에 그치지 않고, 이 구조 안에서 범죄 스릴러 장르의 긴장감을 극대화한 점이 주효했다. 연출 중심에는 조장호 감독이 있고, 무엇보다 극을 홀로 끌고 가는 강하늘의 연기가 중심에 자리한다.

강하늘은 '우상'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기존의 선하고 단정한 이미지에서 완전히 벗어난다. 방송 중에 허세를 부리고, 자극적인 언어를 사용하며, 범죄마저도 콘텐츠로 소비하는 인물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영화의 90% 이상이 강하늘 혼자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구조인 만큼, 그 연기력이 작품 완성도를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약 10분 가까이 이어지는 원테이크 촬영 장면에서는 배우로서의 집중력과 몰입도가 그대로 전달돼 관객의 시선을 놓치지 않는다.

'스트리밍' 스틸컷. 주연 강하늘.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트리밍' 스틸컷. 주연 강하늘.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트리밍'은 단순한 스릴러를 넘어 미디어 생태계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담고 있다. 실시간이라는 형식이 주는 극한의 몰입감은, 동시에 시청자의 자극적 욕망을 충족시키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범죄와 방송, 관심과 위험, 구독자 수와 생명이라는 모순된 가치들이 얽히며 이야기는 점점 더 혼란스럽고 섬뜩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이 모든 것을 하나의 화면 속에서 펼쳐내며, 영화는 시청자가 스스로 관찰자이자 방관자, 때로는 공모자가 되어버리는 순간을 날카롭게 짚는다.

관객들의 반응도 강렬했다. 일부 평론가들도 익숙한 포맷임에도 연출과 연기 합이 신선하다는 평을 남겼다. 기존의 1인 방송과 범죄의 결합이라는 틀 자체 새롭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강하늘이라는 배우가 혼자서 밀도 있게 소화해냈다는 점에서 대체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스트리밍' 스틸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트리밍' 스틸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개봉 당시에는 19금 등급과 마케팅 한계 등으로 관객 수 10만 명을 넘기기 어려웠던 이 영화가,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을 만나자마자 역주행을 이뤄낸 것은 상징적이다. 관객과의 접점이 극장이 아닌 OTT로 바뀐 시대에, '스트리밍'은 그야말로 콘텐츠 소비 방식의 전환점을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단순히 작품의 퀄리티를 넘어, 어떤 플랫폼에서, 어떤 방식으로 관객과 만나는지가 결과를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 롯데엔터테인먼트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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