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동학농민혁명 유족 '월 10만원' 수당…“임진왜란 의병 후손도 보상해야?”

2025-06-2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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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서 갑론을박

지난달 11일 전북 정읍에서 열린 제58회 동학농민혁명 기념제에서 농민군 복장을 한 시민들이 진군을 재현하고 있다. / 정읍시
지난달 11일 전북 정읍에서 열린 제58회 동학농민혁명 기념제에서 농민군 복장을 한 시민들이 진군을 재현하고 있다. / 정읍시

130여년 전 조선시대에 전개된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유족도 내년부터 월정액의 수당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거세다.

26일 전북도에 따르면 도는 동학농민운동 참여자 유족에 대한 역사적 예우와 지역 복지정책 일환으로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수당을 내년부터 월 10만원씩 지급하기로 했다.

이는 ‘전북특별자치도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 지원에 관한 조례’가 지난해 9월 개정되면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도내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유족은 자녀, 손자녀, 증손자녀를 포함해 총 915명으로 파악됐다. 수당은 가구당 1인을 기준으로 지급될 예정이며, 실수혜자는 429명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연간 사업비는 약 10억 9800만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도는 27일 열리는 시군 정책협의회를 통해 수당 지급 대상의 범위와 재원 분담 비율 등에 대해 시군과의 세부 조율에 나설 예정이다. 이후 다음 달부터 시행규칙을 마련하고, 내년 1월부터 본격적인 지급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수당 지급은 광역자치단체 단위로서는 전국 첫 사례다. 기초자치단체 차원에서는 정읍시가 2020년부터 지역 내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유족에게 월 10만원의 수당을 지급하고 있는데, 현재 수혜자는 90여명이다.

도는 이번 조치가 동학농민혁명의 발상지로서의 역사적 책임과 의미를 되새기고, 유족 예우와 생활 안정에 이바지할 것으로 내다본다. 또 참여자에 대한 독립유공자 서훈 확대와 헌법 전문에 동학농민혁명 정신 수록 논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동학농민혁명은 1894년 전봉준을 중심으로 봉건세력과 외세, 부패 관료에 맞선 민중운동이다. 이후 갑오개혁과 3·1운동,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등으로 이어진 한국 민주주의의 뿌리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수당 지급 방침을 두고 온라인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늦었지만 의미 있는 결정”, “동학농민혁명의 가치를 드디어 인정한 것”이라며 환영하는 목소리를 냈다.

반면 "조선시대 일에 왜 지금 세금을 쓰냐”, “기준이 모호하면 유사 사례도 줄줄이 나올 것”이라는 비판과 함께 “이러다 임진왜란 의병 후손도 보상해 줘야 하는 거 아니냐”는 비아냥까지 나올 정도로, 제도 도입 취지에 대한 냉소적인 시선도 적지 않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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