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겼으면 28억인데…한국 축구, 조현우 선방에도 3전 전패 '광탈' 대굴욕
2025-06-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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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우의 슈퍼세이브에도 0-1 참패
한국 축구의 자존심 울산HD가 2025 FIFA 클럽월드컵에서 굴욕적인 3전 전패로 조별리그 탈락의 쓴맛을 봤다. 조현우의 신들린 선방쇼에도 불구하고 세계 무대에서 한국 축구의 한계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울산HD는 26일 오전 4시(한국 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TQL 스타디움에서 열린 F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 0-1로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울산은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공)전 0-1패, 플루미넨시(브라질)전 2-4패에 이어 독일의 강호까지 잡아내지 못하며 조별리그 전 경기 패배라는 참담한 결과를 기록했다.
특히 아쉬운 것은 막대한 상금을 놓쳤다는 점이다. 이번 클럽월드컵은 조별리그에서 1승만 거둬도 200만 달러(약 28억 원), 무승부만 해도 100만 달러(약 14억 원)의 보너스가 주어진다. 하지만 울산은 3전 전패로 이런 추가 상금을 단 1원도 얻지 못했다.

조현우는 이날 경기에서 혼자만의 전쟁을 치렀다. 도르트문트가 쏟아낸 28개의 슈팅 중 10개를 막아내며 이번 대회 골키퍼 개인 최다 세이브 기록을 세웠다. 전반 27분에는 세루 기라시의 일대일 상황에서 완벽한 선방으로 팀을 구했고, 전반 40분 파스칼 그로스의 근거리 발리슛을 발로 쳐내는 등 연신 슈퍼세이브를 연출했다.
하지만 전반 36분 다니엘 스벤손에게 내준 결정적인 한 골을 끝내 만회하지 못했다. 이재익의 백패스 실수로 공이 흘러나오자 주드 벨링엄의 패스를 받은 스벤손이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며 울산의 희망을 꺾었다.
후반에도 조현우의 맹활약은 계속됐다. 후반 21분 쥘리앵 뒤랑빌의 강력한 왼발슛을 간신히 쳐냈고, 후반 38분에는 얀 쿠토의 골 구석을 노린 슈팅마저 몸을 날려 막아내며 추가 실점을 방지했다.
울산은 막판 이진현과 이청용을 앞세운 역습으로 동점골을 노렸지만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강상우가 후반 3분 첫 슈팅으로 반격을 노렸지만 결정적인 순간 마무리가 아쉬웠다.

이번 대회에서 울산은 기본 참가비로 955만 달러(약 130억 원)를 수령했다. 하지만 승점을 1점도 따내지 못하며 추가 상금은 전혀 챙기지 못했다. 만약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승리했다면 200만 달러, 무승부만 해도 100만 달러를 추가로 벌어들일 수 있었다.
김판곤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번 클럽월드컵에서 승점을 올리지 못한 부분에 대해 감독으로 송구하다"며 "지난 3경기 정말 최선을 다해준 선수에게 고맙다. 이른 시간 서포트해준 팬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회에 참가하면서 세계와 전력 차가 얼마나 날지 궁금했다. 여전히 격차가 있는 걸 확인했다"며 "기술 뿐 아니라 전력 강화 파트에서도 좋은 배움이 됐으리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 감독은 "우리 클럽이 여기에 나올 수 있던 것에 긍지를 가져야 한다. 특권이다. 너무 실망하지 말고 전체가 미래를 보고 성장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는 기존 7팀 체제에서 32팀으로 대폭 확대되며 총 상금 10억 달러(약 1조 3568억원)가 책정된 사상 최대 규모의 클럽 대항전이었다. 우승팀에게는 총 1억 2500만 달러(약 1695억원)라는 천문학적 상금이 주어진다.
울산이 속한 F조에서는 도르트문트가 2승 1무(승점 7점)로 1위, 플루미넨시가 1승 2무(승점 5점)로 2위를 차지해 16강에 진출했다. 마멜로디 선다운스는 1승 2패(승점 3점)로 3위, 울산은 3전 전패(승점 0점)로 꼴찌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