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한국 최대 규모였던 성매매 집결지 '용주골'에서 현재 벌어지는 일
2025-06-26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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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업소 82개동 중 77개동 철거 등 정비”
이번 행정대집행 대상인 연풍리 성매매 집결지는 일명 '용주골'로 불리는 곳이다. 6·25전쟁 당시 미군기지가 들어서면서 형성된 국내 최대 규모의 성매매 집결지 중 하나다. 한때 2만여㎡ 부지에 성매매업소 200여 곳이 밀집해 있었고, 종사자가 500∼600명에 이를 정도로 대규모였다. 1960년대 미군 기지촌에서 시작된 이곳은 '한국의 텍사스'라는 오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2000년대 들어 미군기지가 이전하고 2004년 성매매방지특별법이 시행되면서 규모가 축소됐지만, 여전히 경기북부 지역의 대표적인 성매매 집결지로 남아있었다.
연풍리 성매매 집결지를 둘러싼 논란은 수십 년간 지속돼왔다. 주민들은 청소년 통행금지 구역 설정으로 인한 불편함과 지역 이미지 훼손을 호소해왔고, 성매매 피해 여성들의 인권 문제도 꾸준히 제기됐다. 2020년에는 조직폭력배들이 지적장애 여성을 이곳으로 넘긴 사건이 발생해 사회적 충격을 주기도 했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2023년 임기 내 성매매 집결지 완전 폐쇄를 목표로 내걸고 강력한 정비 정책을 추진해왔다. 시는 성매매집결지정비TF팀을 신설하고 불법건축물 철거, 단속 강화, 탈성매매자 지원 등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였다.
시가 진행한 이번 행정대집행에는 파주소방서·파주경찰서 지원 인력을 포함한 95명과 장비가 투입됐다. 이번 대집행에서는 위반건축물 4개 동을 대상으로 불법 증축한 대기실과 부속시설의 부분 철거가 이뤄졌다.
집행 대상에는 그동안 영업을 지속해 온 업소도 포함돼 일부 업주의 반발이 예상됐지만, 별다른 충돌이나 안전사고 없이 마무리됐다고 시는 설명했다.
현재까지 시의 행정대집행 대상 82개 동 중 부분 철거를 포함한 정비 동수는 행정대집행 31개 동, 건축주 자진 시정 40개 동, 시 매입 철거 6개 동으로 총 77개 동(94%)이다.
파주시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절반 이상의 업소가 폐쇄됐고 성구매자들의 유입도 대폭 감소한 상태다. 시는 탈성매매자 지원에도 적극 나서 현재까지 14명의 탈성매매 지원자가 나왔으며, 이들은 관련 조례에 따라 생계비와 주거지원비, 직업훈련비 등 총 5020만원을 2년에 걸쳐 지원받고 있다.
시는 또한 폐쇄된 집결지를 시민친화적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총 46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매입한 업소 부지에는 반성매매 교육장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파주시 관계자는 "영업 여부를 불문하고 대기실과 창고 등 위반건축물에 대한 지속적인 행정대집행을 진행해 영업 폐쇄와 이전 시도를 원천 봉쇄하고, 모든 행정 수단을 동원해 불법 성매매 영업을 근절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