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 마리가 바글바글…도심 속 아파트 벽면 뜯었더니 발견된 '생명체'
2025-06-26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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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숨겨진 꿀벌 군락의 충격적인 비밀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한 아파트 외벽을 뜯자, 상상도 못할 생명체의 군락이 모습을 드러냈다?!

생물 유튜버 정브르 채널에는 최근 벌 전문가 진생과 함께 출동한 현장 영상이 올라와 주목받았다. 현장 영상에서는 일반적인 양봉장이 아닌, 사람이 실제로 거주하는 오피스텔, 아파트 등 건물 내부에 벌집이 형성된 사례로, 이른바 '집청'이라 불리는 현상이 고스라니 담겼다.
벌들이 둥지를 튼 장소는 아파트 실외기 구멍 내부였다. 초기 탐색 당시 내시경 장비까지 동원했지만 벌집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지 못해 10시간 넘는 작업 끝에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약 3개월 뒤, 다른 도심 아파트에서 다시 꿀벌 관련 제보가 들어왔고, 전문가들은 재출동에 나섰다. 이번에는 실외기 배관 틈을 통해 벌들이 활발히 드나드는 모습이 포착됐고, 이미 벌집은 세 배 가까이 확장돼 있었다.
여왕벌은 새로운 장소로 이동할 때마다 군체를 형성했고, 그 결과 아파트 벽면 내부는 사실상 꿀벌들의 거대한 주거지가 돼 있었다. 해체 작업은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됐다. 핵심은 여왕벌 포획이었다. 여왕벌을 확보하면 남은 일벌들을 보다 안전하게 이주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벽을 뜯고 벌집 구조를 하나하나 분리해가며 여왕벌의 위치를 찾아냈다.

이번에 확인된 벌집은 전문가 얼굴만큼 큰 크기로, 내부에는 로열젤리를 먹고 성장 중인 왕대가 다수 발견됐다. 이는 여러 여왕벌이 탄생했거나 또 다른 분봉이 가능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전문가 추정에 따르면 해당 벌집에는 최소 3만 마리의 꿀벌이 이 곳을 거쳐가며 서식 중이었다. 이런 대규모 군집은 초기에 제거하지 않으면 급격히 확산되기 쉽다고 전문가는 경고했다. 특히 입구만 막을 경우 벌들이 인접 세대로 퍼져나가며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벌들이 남긴 꿀의 양과 품질도 주목할 만했다. 채취된 꿀은 손으로 짜내면 흘러나올 만큼 신선하고 점도가 높았으며, 이 안에는 천연 방부제 역할을 하는 프로폴리스 성분도 포함돼 있어 유통기한이 사실상 무의미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도심 속에서 발견된 꿀이 이 정도 품질을 보인다는 점에서 꿀벌의 생존력과 환경 적응력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작업 중 전문가들은 수차례 벌에 쏘이기도 했다. 꿀벌은 페로몬을 남긴 대상을 집요하게 공격하기 때문에 방호복 착용은 필수이며, 제거 작업에는 빠른 대응과 숙련된 기술이 요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종적으로 여왕벌 포획에 성공하면서 대부분의 꿀벌은 안전하게 이주가 가능해졌다.

이처럼 꿀벌은 사람이 거주하는 집 안이나 벽 속, 천장, 바닥 밑, 심지어 벽돌 틈 같은 구조물 내부에도 벌집을 지을 수 있다. 이는 외부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은신 공간이자 일정한 온도와 습도가 유지되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특히 사질 양토와 같은 자연적인 둥지가 줄어드는 도심 환경에서는 집 구조물이 대체 공간이 되기도 한다.
꿀벌이 집 안에 벌집을 지으면 벽이나 천장에서 벌이 드나드는 모습이 보이거나, 웅웅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꿀이 스며든 얼룩이 나타나는 등의 징후가 관찰된다. 벌집이 생겼을 경우 반드시 전문가에게 의뢰해 안전하게 옮기는 방식을 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꿀벌은 생태계에서 수분을 담당하는 중요한 존재로, 단순히 해충으로 취급해 살충제를 사용하는 것은 생태적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