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어디서 나타났지…안산서 발견돼 눈길 끈 ‘멸종위기’ 동물
2025-06-28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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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 없이 건강한 상태로 발견
도심 인근에서 모습을 드러낸 멸종위기 야생동물이 시민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7일 안산환경재단에 따르면 경기도 안산 갈대습지 내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된 삵이 최근 발견됐다. 삵은 한국 고양이과 포유류 중 유일하게 남아 있는 야생 맹수로, 흔히 ‘살쾡이’로도 불린다.
발견된 삵은 암컷으로 추정되며 재단이 운영 중인 동물구난 시설 내에서 닭과 토끼를 사냥하던 중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삵은 외상 없이 건강한 상태였고, 전반적인 영양 상태 또한 양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도시 주변 습지에서 멸종위기종이 포착된 사례는 드물기 때문에 더욱 이목을 끌고 있다.
삵은 주로 야간에 활동하며 단독으로 생활하는 습성을 가진 야행성 포식자다. 사냥 대상은 주로 쥐, 두더지 등 설치류, 메추라기·꿩 같은 조류, 양서류와 곤충까지 다양하다. 어류나 가금류를 노리기도 하며, 도심 인근 민가 주변에서 발견되는 경우 닭, 오리 등 가축을 공격해 사람들과의 충돌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 종은 울창한 산림뿐 아니라 습지, 들판, 하천변, 심지어 마을 근처의 풀숲이나 관목지에서도 서식하는 적응력이 뛰어난 동물이다. 그러나 도로 건설, 개발, 밀렵, 먹이원 부족 등 다양한 위협에 시달리며 서식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특히 도로를 횡단하다 차량에 치이는 로드킬이 삵 개체 수 감소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이로 인해 환경부는 삵을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하고 보호 대상으로 관리하고 있다.
외형적으로 삵은 집고양이보다 크며, 몸길이는 약 45~60cm, 꼬리는 25~32cm 정도다. 체중은 4~8kg 정도이며, 몸 전체에 어두운 줄무늬와 반점이 분포돼 있다. 이마에는 두 줄의 선이 있으며, 회백색 뺨에는 세 줄의 갈색 줄무늬가, 귀 뒤편에는 흰 반달무늬가 특징이다. 발바닥에는 털이 나 있어 미끄러운 바위나 물가에서도 능숙하게 움직일 수 있다.

삵은 번식기에는 5월 무렵 나무 구멍이나 바위틈 같은 은신처에서 2~4마리의 새끼를 출산한다. 수명은 평균 10~15년으로 알려져 있으며, 영역 표식을 위해 배설물을 노출시키는 습성이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무인 카메라를 활용한 야생동물 조사에서 삵의 흔적이 비교적 잘 포착된다.
이번 발견은 안산 갈대습지 생태계 건강성과 생물 다양성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사례로 평가된다. 삵은 먹이사슬 중간 포식자로서 생태계 내 설치류나 작은 포유류의 개체 수를 조절해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은 환경 변화에 민감한 지표종으로도 분류돼, 해당 지역 생태적 건전성을 판단하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안산환경재단은 삵의 진드기 감염 여부 등 건강 상태를 면밀히 검사한 후 자연 방사를 계획하고 있다. 동시에 삵을 비롯한 야생동물들의 서식 현황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서식지 단절을 방지하기 위한 보호 전략을 강화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