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와 결혼한 윤영미 아나운서, 생활고 고백 “아파트 월세 50만원 올라 우울“
2025-07-01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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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CEO 남편 뒀던데 난 고단해” 토로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윤영미(63)가 월세살이 고충을 토로했다.
윤영미는 최근 자기 소셜미디어(SNS)에 "아파트 월세가 50만원 올랐다. 8년째 야금야금 오르더니 올해는 대폭 인상"이라고 적었다.
그는 "우울과 화가 연달아 찾아왔다. 월세살이 16년. 전셋돈도 없어 월세를 살았지만, 이렇게 월세살이가 길어질 줄은 몰랐다"고 했다.
이어 "내 주변에 나처럼 월세 사는 사람 없는데. 다들 CEO(최고경영자) 남편이나 의사 남편 두고 돈 걱정 없이 사는데. 다들 시댁이 빵빵해 강남에 아파트 한 채씩은 턱턱 사주고 물려받을 유산도 어마어마한데"라며 "나는 어째 40년 넘게 직장생활에 프리랜서로 일했고, 멀쩡한 남자와 결혼했건만 이다지도 늘 삶이 고단할까"라고 한탄했다.
윤영미는 "남편에게 화살이 갔다. 어디 가서 50만원이라도 좀 벌어와 봐. 월세 50만원 올랐다고 얘기하며 나만 쳐다보지 말고"라며 "남편에게 지청구를 해봤자 답이 나올 리가 없다. 평생 목회자 일만 하며 남을 도와 온 사람이 어디 가서 갑자기 돈을 벌겠나"라고 했다.
우울감에 병원에도 가봤다는 윤영미는 부신 호르몬과 코르티솔 행복 호르몬 수치가 낮았다면서 "몇몇 약을 처방받아 왔다. 오른 월세에 호르몬도 안 좋다니 더 기분이 처진다. 우울과 화, 울화가 크로아상같이 겹겹이 에워싼다"고 고백했다.
이어 "치열하게 살아온 보상 심리가 쓰나미처럼 밀려오다가 시골 태생으로서 아버지 없이 자라온 한탄스러움에. 끄집어내자면 고구마 줄기처럼 인생의 쓴 뿌리가 꾸역꾸역 올라온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자신 역시 누군가에게는 부러움이 대상이 된다는 것을 되짚어보며 '역지사지' 자세를 강조했다. 윤영미는 "그깟 월세 50만원 내가 좀 더 벌어보지 뭐"라면서 "2년 후면 형편이라는 건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거다. 생각의 방향을 조금 바꾸니 우울의 먹구름이 서서히 걷히는 듯하다"고 털어놨다.
윤영미는 1985년 춘천 MBC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했으며 1991년부터 SBS에서 아나운서로 활약하다 2010년 퇴사 후 프리랜서 방송인으로 전향했다. 황능준 목사와 1995년 결혼해 슬하에 두 아들을 뒀다.
이하 윤영미 게시글 전문.
아파트 월세가 50만원 올랐다. 8년째 야금야금 오르더니 올해는 대폭 인상.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우울과 화가 연달아 찾아왔다. 월세살이 16년…전셋돈도 없어 월세를 살았지만 이렇게 월세살이가 길어질 줄은 몰랐다.
먼저 우울이 찾아왔다. 또 비교가 나를 괴롭혔다. 내 주변에 나처럼 월세사는 사람 없는데...
다들 CEO 남편이나 의사 남편 두고 돈 걱정 없이 사는데…다들 시댁이 빵빵해 강남에 아파트 한 채씩은 턱턱 사주고 물려받을 유산도 어마어마한데…
나는 어째 40년 넘게 직장생활에 프리랜서로 일했고 멀쩡한 남자와 결혼했건만 이다지도 늘 삶이 고단할까…
남편에게 화살이 갔다.
어디 가서 50만원이라도 좀 벌어와 봐. 월세 50만원 올랐다 얘기하며 나만 쳐다보지 말구.
나도 이제 늙어 능력도 없어. 이젠 나이 들어 방송도 없고 겨우 장사해서 먹고사는데
그것도 경기가 안 좋아 벌이가 안 돼. 당신이 어떻게 좀 해봐. 왜 맨날 나혼자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해야돼.
남편에게 지청구를 해봤자 답이 나올 리가 없지. 평생 목회자 일만 하며 남을 도와 온 사람이 어디 가서 갑자기 돈을 벌겠냐. 닦달해봤자 혈압 오르는 건 나지.
병원에 가서 진료 결과를 보니, 부신 호르몬과 코티졸 행복 호르몬이 완전 바닥이란다. 그래서 우울하고 기운 없을 거라고. 부신과 코티졸이 계속 떨어지면 파킨슨에 걸릴 위험도 커진다고.
몇몇 약을 처방 받아왔다.
오른 월세에 호르몬도 안 좋다니…더 기분이 처진다. 우울과 화, 울화가 크로아상같이 겹겹이 에워싼다.
치열하게 살아온 보상 심리가 쓰나미처럼 밀려오다가 시골 태생으로써 아버지 없이 자라온 한탄스러움에…끄집어내자면 고구마 줄기마냥 인생의 쓴 뿌리가 꾸역꾸역 올라온다.
발리 비치클럽에서 핫핑크 스커트 입고 얄궃게 춤추던 기세는 다 어디 갔는지. 오자마자 생활고의 고단함이 온몸을 들쑤신다. 게다가 여행경비를 많이 썼는지 카드값 빠져나가고 보니 통장이 또 마이너스.
여기저기 지뢰밭이다.
SNS를 보면 다들 웃고마시고떠나고사고만나고…세상 행복 천지인데 나만 불행한 것 같다. 어쩌면 강 건너 타인의 삶은 언제나 욕망의 장면이겠지만.
하긴 며칠 전 미팅을 하는데 어느 대표님이 그런 얘기를 하더라만.
난 SNS를 보며 영미씨의 삶이 참 부러웠어요.
자신감 넘치는 당당함도 그렇고 목회자 남편의 기도도 부러웠고 두 아들도 잘 키웠고…
난 결혼 안 해 남편도 자식도 없어요. 평생 일만 해 겨우 집 한 칸밖에 없답니다.
아, 누군가에겐 나도 부러움의 대상이 될 수 있구나. 그래, 타인의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것도 때론 괜찮은 치유법이 될 수 있겠다.
부신피질 코티졸 얘기하던 의사 선생님도 내가 부러워 내 팬이 됐다고 했었다.
내 나이가 많다고 느껴질 때 타임머신을 타고 90세의 내가 지금의 나를 본다고 가정하면 예순의 내가 얼마나 아름다울까.
여행 한번 못 가고…비행기 한번 못 타본 사람의 시선으로 나를 바라볼 땐 수시로 훌쩍훌쩍 떠나는 내가 얼마나 부러울까.
아이들 땜에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 가는 어느 엄마의 눈으로 나를 볼 때는 속 한번 썩이지 않고 의젓하게 성장한 두 아들이 얼마나 부러울까.
큰 병에 걸려 시름시름 명을 다해가는 환자의 눈으로 나를 볼 때는 겨우 우울증 화병 불면증으로 투정 부리는 내가 얼마나 행복해 보일까.
돈 나올 구멍이 하나도 없는 사람이 나를 볼 때는 그래도 가끔 방송도 하고 공구도 하며 먹고사는 내가 얼마나 부러울까.
역지사지는 분란 있을 때만 하는 게 아니라 이렇게 나의 불행을 역지사지의 저울로 재볼 때도
필요한 것 같다.
그래, 너보다 내가 낫지…그 게 아니라 내가 쥐고 있는 꽃송이의 아름다움을 비로소 발견하게 되는 역지사지의 눈.
내겐 지금 먹을 수 있는 여름 과일이 냉장고에 그득하고 고기도 조금 쟁여놓았고 다음 주 스케줄도 있고 또 여행계획도 있고, 영미상회에서 판매할 제품들도 줄을 서 있고…엄마에게 안부 전화도 충실히 하는 아들들도 있고 일일이 참견 안 하고 나 하고 싶은 대로 놔두는 남편도 있네. 그러고 보니.
그깟 월세 50만원…내가 좀 더 벌어보지 뭐. 그래봤자 1년에 600만원. 2년이면 천2백만원. 까짓거 그 정도 돈 가지고 뭐 그리 지끈지끈 스트레스받고 그러냐. 통도 좁게.
2년 후면 형편이란 건 어찌 바뀔지 모르는 거야. 월세를 탈출해 서울 시내 내가 원하는 마당 있는 작은 집을 사서 내 취향껏 고치고 있을지도 몰라.
생각의 방향을 조금 바꾸니 우울의 먹구름이 서서히 걷히는 듯 하다. 너 잘했어 나,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