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신태용·이동국 이어…‘명예의 전당’ 오른 한국 축구 레전드
2025-07-01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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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의 영웅들, 누가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나?
K리그 위대한 전설들의 감동적인 여정
한국 축구사에 큰 족적을 남긴 전설적인 인물들이 'K리그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프로축구연맹(총재 권오갑)은 1일 제2회 'K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자 6명을 공식 발표했다. 선수 부문에서는 김병지, 김주성, 데얀, 고(故) 유상철이 선정됐으며, 지도자 부문에는 김호 전 감독, 공헌자 부문에는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영예를 안았다.

24년간 현역으로 활약한 '철인 골키퍼' 김병지
김병지는 1992년 현대 호랑이(현 울산HD) 입성을 시작으로 무려 24년간 K리그 무대를 지켜낸 철인 골키퍼로 평가받는다. 그는 총 708경기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229경기에서 무실점 승리를 이끌어냈다.
골키퍼임에도 불구하고 현역 시절 3골을 직접 넣어 '골 넣는 골키퍼'로 유명세를 탔다. 울산(1996년, 1998년), 포항(2005년), 서울(2007년) 유니폼을 입고 K리그 베스트일레븐에 4차례 뽑히는 등 꾸준한 기량을 유지했다. 철저한 몸 관리와 불굴의 정신력으로 오랜 기간 최고 수준을 유지하며 한국 축구의 상징적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세 포지션 모두 정복한 '야생마' 김주성
1987년 대우 로얄즈(현 부산아이파크)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김주성은 화려한 개인기와 강인한 체력으로 '야생마'라는 애칭을 얻었다. K리그 통산 255경기에서 35골 17도움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김주성의 가장 큰 특징은 포지션의 경계를 넘나든 올라운드 플레이였다. 공격수, 미드필더, 수비수 등 세 개 포지션에서 모두 베스트일레븐에 선정된 K리그 역사상 최초의 선수다. 1987년 데뷔 시즌 공격수 부문을 시작으로 1991년 미드필더 부문, 1996년·1997년·1999년 수비수 부문에서 베스트일레븐에 이름을 올렸다. 1997년에는 시즌 MVP까지 수상하며 최고의 전성기를 보냈다.
외국인 최초 헌액자 데얀
데얀은 외국인 선수로는 처음으로 'K리그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는 영광을 차지했다. 2007년 인천유나이티드에서 K리그 데뷔 후 서울, 수원, 대구 등을 거치며 12년간 K리그에서만 뛰었다.
380경기에 출전해 198골 48도움을 기록한 데얀은 이동국(228골)에 이어 K리그 통산 득점 2위에 올라있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년 연속 공격수 부문 베스트일레븐에 선정됐고, 2012년에는 MVP와 득점왕을 동시에 차지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한 시대를 대표하는 골잡이로서 K리그 최전방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멀티플레이어의 전형 고(故) 유상철
1994년 현대 호랑이에서 프로 선수로 데뷔한 유상철은 수비, 미드필더, 공격을 모두 소화하는 전천후 멀티플레이어였다. 1998년 K리그 득점왕에 오르며 뛰어난 공격력을 입증했고, 김주성에 이어 세 포지션 모두에서 베스트일레븐에 선정된 두 번째 선수가 됐다.
K리그 통산 144경기에서 38골 9도움을 기록한 유상철은 이후 일본 J리그에서도 성공적인 활약을 펼쳤다. 2005년 울산으로 복귀해 이듬해 현역에서 은퇴한 후에는 대전, 전남, 인천에서 감독을 맡아 지도자로서 제2의 축구 인생을 걸었다. 특히 인천 감독 시절에는 암 투병 중에도 끝까지 현장을 지키며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2021년 세상을 떠난 후에도 한국 축구계의 상징적 인물로 기억되고 있다.

수원 황금기 이끈 명장 김호
지도자 부문에는 김호 전 감독이 선정됐다. 1988년~1990년 현대 호랑이, 1995년~2003년 수원삼성, 2007년~2009년 대전 시티즌을 지휘하며 K리그 통산 208승 154무 181패를 기록했다. 이는 최강희 감독(229승), 김정남 감독(210승)에 이어 역대 3위에 해당하는 다승 기록이다.
김호 감독의 최고 업적은 1995년 수원삼성 초대 감독으로 부임해 신생팀을 리그 최강으로 만든 것이다. 1998년과 1999년 K리그 2연패를 달성했고, 2000-2001시즌과 2001-2002시즌 아시아 클럽 챔피언십(현 AFC 챔피언스리그) 2연패, 2002년 FA컵(현 코리아컵) 우승까지 이끌며 국내외 대회를 석권했다. 뛰어난 전술 능력과 폭넓은 축구 시야로 수원삼성을 K리그 명문 구단으로 자리잡게 했으며, 수많은 스타 선수를 배출해냈다.
K리그 기틀 다진 정몽준 명예회장
공헌자 부문에는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정몽준 명예회장은 1994년부터 1998년까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초대 및 제2대 회장을 지냈다.
정몽준 회장은 재임 기간 중 K리그 타이틀 스폰서 제도를 도입했고, 전북, 전남, 수원, 대전 창단을 통해 10개 구단 체제로 확대됐다. 지역연고제 정착 등 여러 발전을 이뤄냈다.
1993년부터 2009년까지 대한축구협회장으로도 활동한 정몽준 명예회장은 2002 한일월드컵 유치와 성공적 개최에 핵심 역할을 했다. 2002 월드컵이 불러온 국민적 축구 열기는 K리그 흥행으로 이어졌고, 전국 10개 도시에 건설된 월드컵경기장들이 이후 K리그 구단들의 홈구장으로 활용되는 등 K리그 인프라 발전과 인식 제고에 큰 영향을 미쳤다. FIFA 부회장 및 집행위원으로 활동하며 국제 축구계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도 기여했다.
엄정한 심사 과정 거친 'K리그 명예의 전당'
'K리그 명예의 전당'은 2023년 K리그 출범 40주년을 기념해 한국 프로축구를 빛낸 인물들의 공헌을 기리고 그들의 발자취를 역사에 남기기 위해 설립됐다. 2023년 초대 헌액자로는 선수 부문에 최순호, 홍명보, 신태용, 이동국, 지도자 부문에 김정남 전 감독, 공헌자 부문에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선정된 바 있다.

이번 헌액자 선정은 'K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자 선정위원회'의 엄정한 심사를 거쳐 이뤄졌다. 선수 부문의 경우 선정위원회가 입후보 기본조건을 충족한 은퇴 선수 230명을 대상으로 논의를 거쳐 20명을 추천했다. 추천받은 후보를 대상으로 선정위원회 자체 투표(40%), 구단 대표 및 감독 투표(20%), 미디어 투표(20%), 온라인 팬 투표(20%)를 거쳐 4명의 최종 헌액자가 결정됐다.
지도자 부문과 공헌자 부문 헌액자는 선정위원회 내부 합의로 선정됐다. 선정위원회는 위원석 대한축구협회 소통위원장을 위원장으로, 조영증 전 강원FC 전력강화실장, 안기헌 전 부산아이파크 대표이사, 박재영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사, 한준희 쿠팡플레이 해설위원, 이종성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 등 총 6명으로 구성됐다.
연맹은 9월 중 'K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식을 개최해 헌액자들을 초청하고 트로피와 헌액증서를 수여할 계획이다. 이후 관련 구단 홈경기 초청 등의 행사와 함께 기념 영상 제작, 온라인 기념관 헌액 등 연중 이벤트를 통해 헌액자들의 업적을 알리고 기념할 예정이다.
아래는 제2회 'K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자들의 개인 수상기록이다.
김병지 (1992~2000 울산, 2001~2005 포항, 2006~2008 서울, 2009~2012 경남, 2013~2015 전남)
- K리그 베스트일레븐 4회 (1996, 1998, 2005, 2007)
김주성 (1987~1999 부산)
- K리그 베스트일레븐 5회 (1987, 1991, 1996, 1997, 1999)
- K리그 MVP 1회 (1997)
데얀 (2007 인천, 2008~2013·2016~2017 서울, 2018~2019 수원, 2020 대구)
- K리그 MVP 1회 (2012)
- 득점왕 3회 (2011, 2012, 2013)
- K리그 베스트일레븐 4회 (2010, 2011, 2012, 2013)
고(故) 유상철 (1994~1998·2002~2003·2005~2006 울산)
- K리그 득점왕 1회 (1998)
- K리그 베스트일레븐 3회 (1994, 1998, 2002)
김호 감독 (1988~1990 현대, 1995~2003 수원, 2007~2009 대전)
- K리그 우승 2회 (1998, 1999)
- K리그 올해의 감독상 (1998, 1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