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나흘 새 4500명 죽을 수도”... 지구가 끓는다, 올해 전 세계 폭염 공습

2025-07-01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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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기후변화는 통제 불능 상태로 접어들었다”

극단적 기상이 일상이 된 가운데, 올해 여름에도 지구촌은 다시 한 번 폭염이라는 재난과 마주하고 있다.

남유럽을 중심으로 한 유럽 대륙은 이미 40도를 넘는 불볕더위에 휩싸였으며, 스페인 우엘바 지역은 기온이 46도까지 치솟았다.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스, 포르투갈 등은 폭염에 더해 건조한 대기와 강풍으로 산불이 겹치며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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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의 기후변화·보건 전문가 마리솔 이글레시아스 곤잘레스는 폭염이 유럽의 공중보건을 위협하고 있다며, 각국이 즉각 대응하지 않을 경우 수만명이 예방 가능한 원인으로 목숨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유럽 일부 지역에서는 온열질환, 지병 악화, 탈진 등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런던 위생열대의학대학원 소속 통계학자 피에르 마셀로는 지난달 30일(이하 현지 시각)부터 오는 3일까지 나흘 사이 초과사망자가 4500명을 넘을 것으로 예측했다.

초과사망은 통상적인 수준을 초과해 발생한 사망자를 의미한다. 폴리티코(Politico)가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유럽 854개 도시에서 매년 약 17만 5000명이 폭염의 직간접적 영향으로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현상은 유럽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에서도 중서부에서 동부 해안까지 폭염 경보가 발령됐으며, 보스턴의 낮 최고기온은 39도까지 올랐다. 지난 주말 일시적으로 북풍이 불며 더위가 잠잠해졌지만, 기상 전문가들은 이내 폭염이 재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P통신은 올해에만 차량에 방치돼 열사병 등으로 사망한 어린이가 9명이며, 이 중 5명은 최근 한 달 사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2023년에는 총 39명의 어린이가 같은 원인으로 사망한 바 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는 단체 키즈앤카세이프티(Kids and Car Safety)는 이 숫자가 다시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 동부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상하이, 난징, 항저우 등 주요 도시의 낮 기온은 35~39도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평년보다 약 3도 높은 수준이다.

중국 기상 당국은 이 지역들이 고온과 장기전에 돌입할 것이라 전망했다. 블룸버그(Bloomberg)는 이로 인해 중국의 핵심 쌀 재배 지역이 흉작을 겪거나, 냉방기 사용 급증으로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 기상청은 6월 월평균 기온이 관측 역사상 가장 높았다고 발표했다. 월평균 기온은 평년보다 2.34도 상승했으며, 해수면 온도도 1.2도가량 더 높게 측정됐다. 이는 강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분석됐다.

곤잘레스는 이러한 폭염이 이제는 극단적 현상이 아닌 '뉴노멀'로 굳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더 이상 폭염이 올지 말지를 걱정할 문제가 아니라, 몇 번이나 반복될지와 얼마나 지속될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2024년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5도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COP21)에서 설정된 기온 상승 한계를 처음으로 넘어선 수치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기후변화가 통제 불능 상태로 접어들었으며, 지구 전체가 예측 불가능한 기상의 영역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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