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평가 부담에 학생도 교사도 한계…이제 ‘이렇게’ 바뀐다

2025-07-03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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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2학기부터 수행평가 운영 방식 개선

중·고등학교 수행평가는 올해 2학기부터 수업 시간 안에서만 이뤄지고, 부모의 도움 없이 학생 스스로 준비할 수 있도록 바뀐다.

등교하는 학생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연합뉴스
등교하는 학생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연합뉴스

교육부는 학생의 학습 부담을 줄이고 도입 취지를 살리기 위해 올해 2학기부터 수행평가 운영 방식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2일 밝혔다.

1999년 도입된 수행평가는 암기 위주의 지필 평가를 보완하고, 학생의 전인적 성장과 고차원적 사고력 발달을 목표로 운영돼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평가 횟수가 지나치게 많고 특정 시기에 몰리며 학습 부담이 크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20일 국회 국민동의청원에는 수행평가로 인한 학생들의 과도한 부담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올라왔다. 고등학생들이 한 학기에 평균 50건에 달하는 수행평가를 치르면서 과제가 과도하게 쌓이고 수면 시간이 하루 3~4시간에 불과하다는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청원에서는 교육 불평등 문제도 함께 제기됐다. 수행평가의 결과물이 학생 개개인의 가정환경이나 경제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제도가 오히려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학생은 고액 과외나 외부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학생들은 수행평가 준비에 매달리느라 정작 시험공부조차 어려운 상황에 놓인다는 것이다.

과제 수준에 대한 문제도 거론됐다. 영문 에세이 작성, 문학 비평, 국악 연주, 심지어 저글링까지 등장하면서 고등학생의 발달 수준을 넘어서는 과제가 다수 포함되고 있다는 비판이다. 창의성과 자율성을 길러야 할 수행평가가 오히려 학업 스트레스를 가중하는 요소로 전락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청원 게시글에는 “고등학생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행평가 양에 지쳐간다”, “교사들도 본연의 수업보다 평가 관리에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는 등 현장의 피로감을 드러내는 댓글이 잇따랐다. 이 청원은 3일 오전 10시 기준 3만 2316명의 동의를 받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PeopleImages.com - Yuri A-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PeopleImages.com - Yuri A-shutterstock.com

이렇듯 현장에서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교육부가 개선에 나섰다.

우선 모든 수행평가는 수업 시간 내 이뤄진다는 원칙을 철저하게 적용한다. 각 학교는 자체 점검표를 활용해 학습 부담 유발 요인을 개선하고 시도 교육청은 매 학기 시작 전 모든 학교의 평가 계획을 면밀하게 점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부모의 도움 등 외부 요인의 개입 가능성이 높은 '과제형 수행평가'와 ‘과도한 준비가 필요한 '암기식 수행평가' 등 수행평가 원칙에 벗어난 평가가 운영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수행평가 운영에 대한 현장 안내도 이뤄진다.

7~8월 중 시도교육청별로 학교 관리자와 평가 담당자를 대상으로 수행평가의 도입 취지와 평가 운영 관련 규정과 유의 사항 등을 안내한다. 이외에도 시도교육청과 협의해 수행평가 운영 과정에서 나타나는 어려움과 개선 요구를 면밀하게 검토하고 필요한 경우 관련 지침을 개정한다.

김천홍 책임교육정책관은 “수행평가는 단순한 시험을 넘어서 학생의 성장과 변화를 지원하는 교육의 중요한 과정”이라며 “학교가 수업과 평가의 본래 목적에 집중할 수 있도록 현장과 지속해서 소통하며 제도 개선을 이어가겠다”라고 밝혔다.

유튜브, SBS 뉴스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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