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동안 314만 마리 풀어줬는데…흔적도 없이 사라진 '이 동물' 정체

2025-07-07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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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남양호에 더는 서식하지 않는 것으로 추정

빙어 수정란 이식사업이 진행된 가운데 마을 주민들이 수정된 빙어알을 채란 상자에 담고 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빙어 수정란 이식사업이 진행된 가운데 마을 주민들이 수정된 빙어알을 채란 상자에 담고 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경기도해양수산자원연구소는 고수온 영향으로 평택 남양호에 더는 빙어가 서식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난 3일 밝혔다.

경기도해양수산자원연구소는 지난 3월 남양호 3개 지점에서 정치망 포획과 환경유전자 분석 방식으로 빙어 서식 여부를 조사했다. 그러나 빙어 서식 흔적을 찾지 못했다. 환경유전자 분석은 어류의 배설물, 점액, 알 등에서 유래한 유전자를 채취해 분석하는 생물 서식 여부 조사 방식이다.

경기도해양수산자원연구소는 기후 위기와 생태계 변화로 고수온에 민감한 빙어의 서식지가 줄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은어, 민물새우 등 고온에 잘 적응하고 내수면 양식이 가능한 대체 어종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경기도해양수산자원연구소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연구소에서 직접 생산한 어린 빙어 314만 마리를 남양호에 방류했다.

빙어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경기도해양수산자원연구소 제공
빙어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경기도해양수산자원연구소 제공

빙어는 한국의 민물과 기수 환경에서 서식하는 소형 어류다. 주로 한강, 낙동강, 그리고 강원도 지역의 호수와 하천에서 발견되며 특히 춥고 맑은 물을 선호한다.

빙어는 몸길이가 10~15cm 정도로 작고, 은빛이 도는 가늘고 긴 몸체를 가지고 있어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이들은 차가운 수온, 특히 겨울철 0~10°C 사이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하며 얼음이 얼 정도로 추운 환경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강한 적응력을 보인다.

빙어는 주로 플랑크톤, 작은 갑각류, 곤충 유충 등을 먹으며 먹이사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국에서는 겨울철 얼음낚시의 주요 대상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특히 화천 산천어 축제와 같은 지역 행사에서 빙어를 중심으로 한 관광 문화가 발달했다.

빙어는 1급수와 같은 깨끗한 물에서 가장 잘 서식하지만 2급수 정도의 약간 오염된 환경에서도 적응 가능하다. 그러나 수질 오염, 댐 건설, 서식지 파괴, 그리고 외래종인 배스나 블루길의 유입으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 개체 수가 감소하고 있다. 현재 빙어는 환경부의 멸종위기 야생생물 목록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지역별로 서식 환경이 위협받고 있다.

낚시터에서 잡힌 빙어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연합뉴스
낚시터에서 잡힌 빙어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연합뉴스

빙어는 산란기인 겨울철에 얕은 물가에서 알을 낳으며 이 알은 약 2~3주 후 부화한다. 이들의 생태적 특성은 수온과 수질에 크게 의존하며 기후 변화와 인간 활동이 서식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예를 들어 강원도 인제나 춘천의 호수에서 빙어는 지역 생태계의 건강을 나타내는 지표종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도시화와 농업 활동으로 인한 수질 악화는 빙어의 서식 가능성을 줄이고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일부 지역에서는 빙어 자원 복원을 위한 방류 사업이나 서식지 보존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빙어는 한국의 전통 식문화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튀김이나 구이로 요리돼 겨울철 별미로 즐겨진다. 또 빙어는 생태학적으로도 민감한 종으로, 환경 변화에 따라 개체 수가 급변할 수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국립생태원이나 국립생물자원관의 자료를 통해 빙어의 최신 서식 현황을 확인할 수 있으며 지역 생태계 보호를 위해 시민들의 관심과 협력이 중요하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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