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빛 때문에 죽는다…야간조명 꺼야 생존하는 멸종위기 1급 '이 동물' 정체

2025-07-0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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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빛에 매우 취약한 멸종위기 동물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가로등 자료 사진 / 연합뉴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가로등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청주시 환경교육센터와 국립생태원은 8월 29일까지 미호강 일원에서 멸종위기종 야생생물 1급인 수염풍뎅이 보호 활동을 한다고 지난 3일 밝혔다.

시민과 함께하는 이번 활동은 수염풍뎅이 서식지 보호와 개체군 모니터링을 위한 대규모 생태조사로 진행된다.

금강유역환경청과 협력해 수염풍뎅이의 성충 활동 시기(6∼7월)에 맞춰 야간 조명 소등 캠페인도 벌인다.

이와 관련해 청주시 환경교육센터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수염풍뎅이는 서식 환경 변화의 민감한 지표종"이라며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공고문을 참고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수염풍뎅이 수컷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국립생태원 제공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수염풍뎅이 수컷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국립생태원 제공

수염풍뎅이는 한국에 서식하는 딱정벌레목 검정풍뎅이과에 속하는 곤충이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이자 국가적색목록에서 위급(CR) 등급으로 평가받는 종이다.

수염풍뎅이는 몸길이 30~37mm, 폭 16~19mm로 한국에 서식하는 검정풍뎅이과 가운데 가장 큰 종에 속한다. 뚱뚱한 타원형 몸체와 짙은 적갈색 빛깔을 띤다.

수염풍뎅이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더듬이로, 수컷은 7마디로 이루어진 긴 곤봉부가 부채처럼 펼쳐지며 암컷은 5~6마디로 상대적으로 짧다. 이 더듬이는 마치 수염을 닮아 수염풍뎅이라고 부르게 됐다. 수염풍뎅이 몸에는 회백색 비늘털이 불규칙하게 덮여 얼룩무늬를 이루며 가슴 아랫면과 복부에는 회황색 긴 털이 조밀하게 나 있다.

수염풍뎅이는 야행성으로 주로 6~7월에 성충이 활동하며 낮에는 땅속이나 풀밭에 숨어 지낸다. 이들은 주로 하천변의 갈대나 식물이 퇴적된 사양토에서 서식하며 유충은 이런 토양 속에서 식물 뿌리를 먹으며 자란다.

과거에는 서울, 경기도 파주, 충남 논산, 제주도 등 한국 전역에 분포했으나 현재는 충남 논산, 부여, 그리고 최근 발견된 충북 청주 미호강 주변 등 극히 제한된 지역에서만 관찰된다.

수염풍뎅이의 개체 수 감소는 하천 정비 사업과 도시화로 인한 서식지 파괴, 빛 공해, 수질 오염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강변의 비닐하우스 농업과 하천변 개발로 유충의 서식지가 줄어들었으며 야간에 가로등 불빛에 유인돼 폐사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수염풍뎅이는 불빛에 매우 취약하다. 주로 밤에 활동하며 빛에 강하게 유인되는 광택성을 보인다. 특히 가로등, 자동차 헤드라이트, 비닐하우스 조명과 같은 인공 조명에 끌려 날아가다 에너지를 소진하거나 폐사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런 빛 공해는 수염풍뎅이의 생존에 큰 위협이 된다. 예를 들어 하천변 서식지 근처에 설치된 강한 조명은 수염풍뎅이가 정상적인 이동이나 짝짓기 활동을 방해하며 결국 개체 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수염풍뎅이 보호를 위해서는 야간 인공 조명을 최소화하고 서식지 환경을 자연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2020년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청주 미호강에서 신규 서식지를 발견해 약 10여 개체를 확인했으며 이후 지자체와 협력해 서식지 보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2024년 조사에 따르면 미호강 일대에서 6~8월 사이 107개체가 관찰되었으나 지류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수염풍뎅이는 생태계에서 분해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토양 속 유기물을 분해해 생태계 건강을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 그러나 서식지 교란과 환경 변화로 인해 개체 수가 급감하며 멸종위기 Ⅰ급으로 지정됐다.

국립생태원은 시민과학 활동과 조명 소등 캠페인을 통해 보호 노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시민들의 제보를 바탕으로 신규 서식지를 발굴하는 데 성공했다. 수염풍뎅이의 보존을 위해서는 하천변 자연환경 복원과 빛 공해 감소, 서식지 모니터링이 필수적이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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