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불맛' 즐기면 주목…건강을 생각한다면 고기 자주 뒤집으세요

2025-07-03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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숯불구이의 맛과 건강의 양면성
한국인의 식문화, 숯불구이의 건강 위험은?

한국인이 즐겨 먹는 숯불구이는 몸에 어떤 영향을 줄까.

지글지글 피어오르는 숯불 위 고기의 향기는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삼겹살, 갈비, 불고기까지 숯불 위에서 구워 먹는 문화는 단순한 식사를 넘어 일종의 사회적 즐거움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 향기로운 조리법 뒤에는 간과하기 쉬운 건강의 위험이 숨어 있다. 숯불구이는 고기를 더욱 맛있게 만들지만, 동시에 발암물질 생성의 위험도 함께 가져온다.

불완전 연소에서 생기는 벤조피렌

숯불구이에서 문제가 되는 대표적인 발암물질은 ‘벤조피렌’이다. 이는 불완전 연소된 연료에서 나오는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의 일종으로, 국제암연구소(IARC)에서는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한다. 고기를 숯불에 직접 굽는 과정에서 기름이 불에 떨어지면 연기와 함께 벤조피렌이 생성되며, 이는 고기 표면에 그대로 흡착된다.

특히 불에 그을린 고기나 겉이 까맣게 탄 부분은 이 벤조피렌의 농도가 높다. 탄 부분을 좋아하거나 바삭하게 익힌 고기를 선호하는 식습관은 이러한 유해물질에 자주 노출될 수 있는 요인이 된다.

숯불구이 / Stock for you-shutterstock.com
숯불구이 / Stock for you-shutterstock.com
고온 조리 시 생성되는 헤테로사이클릭 아민

숯불처럼 고온에서 고기를 조리할 때 또 다른 발암물질인 ‘헤테로사이클릭 아민(HCA)’도 생성된다. HCA는 고기 속 단백질이 고온에서 조리될 때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물질로, 특히 육류를 200도 이상의 고열에서 조리할 경우 발생량이 급증한다.

HCA는 동물 실험에서 유전자 돌연변이를 유발하고, 간이나 대장 등 특정 장기의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됐다. 직화로 태운 고기의 표면에 주로 집중되기 때문에, 겉이 갈색 이상으로 탈수록 섭취 위험이 높아진다.

한국인의 식문화와 구이 사랑

한국인은 고기를 구워 먹는 방식에 익숙하다. 실내외 불판, 가정용 그릴, 캠핑용 숯불까지 다양한 형태로 숯불구이는 일상 속에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삼겹살 문화는 회식, 가족 외식, 캠핑 음식으로 광범위하게 소비된다. 실제로 한 조사에서는 한국 성인의 70% 이상이 일주일에 한 번 이상 구이 형태의 육류를 섭취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구이 중심의 식습관은 장기적으로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고기를 즐겨 먹으면서 채소나 섬유질 섭취가 부족한 경우, 장내 환경이 나빠지고 발암물질이 체내에 오래 머무를 수 있다. 숯불구이 자체보다 이를 반복적으로 즐기면서 다른 균형 요소를 놓치는 점이 건강을 위협하는 핵심이다.

숯불구이 /    Stock for you-shutterstock.com
숯불구이 / Stock for you-shutterstock.com
건강하게 즐기기 위한 실천 방법

숯불구이의 맛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더라도, 발암물질의 노출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우선 고기를 구울 때는 숯불과 고기 사이 거리를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름이 숯에 직접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알루미늄 호일을 사용하거나, 기름받이 역할을 하는 그릴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고기는 자주 뒤집고, 겉이 과하게 탈 때는 태운 부분을 제거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마늘, 양파, 상추, 깻잎 같은 항산화 채소를 곁들이는 것도 유해물질을 체내에서 분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구운 고기만 단독으로 먹는 것보다 채소와 곁들여 먹을 때 발암물질 흡수를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조리법의 변화도 건강을 지키는 열쇠

직화 대신 팬에 구워 먹거나, 수육이나 찜처럼 수분을 활용한 조리법으로 바꾸면 발암물질 발생량이 크게 줄어든다. 전자레인지나 에어프라이어는 직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HCA 생성이 적고, 숯불 특유의 연기를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처럼 조리 방법 하나만 바꿔도 식탁 위 위험은 상당히 줄어든다.

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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