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토시 시대 비트코인 고래들, 14년 만에 86억 달러 이동... 매도 시 최대 14만 배 수익
2025-07-05 20:35
add remove print link
고래 지갑 움직임 소식에 패닉 빠진 암호화폐 시장
암호화폐(가상자산·코인) 비트코인 시장에 오랜 침묵을 깨고 등장한 ‘고래 지갑’들이 업계 전체에 충격을 주고 있다.

2011년 이후 단 한 번도 움직이지 않았던 사토시 시대(Satoshi Era) 비트코인 지갑들이 이달 초 일제히 깨어나며 총 86억 달러 규모의 BTC를 이동시켰기 때문이다. 특히 각각 1만 BTC를 보유한 고래 지갑 8개가 단 몇 시간 만에 움직이면서 시장은 혼란과 공포에 빠졌다.
이 지갑들은 모두 2011년에 비트코인을 구매해 지금까지 보관해 온 것으로, 당시 구매가는 0.78달러에서 3.37달러에 불과했다. 현재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이 10만 8000달러대에 거래되는 것을 감안하면, 해당 투자자들은 14만 배에 가까운 수익을 보는 셈이다. 이처럼 엄청난 수익 실현이 가능한 상황에서 지갑이 대규모로 움직이자 시장은 곧바로 매도 가능성과 시장 붕괴의 위협을 우려하기 시작했다.
가상화폐 분석 기업 아컴 인텔리전스(Arkham Intelligence)가 포착해 공개한 이 같은 고래 지갑들의 움직임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코인게이프 등에 따르면 주요 분석가들은 이번 이동이 단순한 수익 실현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면서 장기 보유자들이 역사적 수익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보안 문제나 지갑 복구가 원인일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최근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시드 구문 분실이나 콜드월렛 보안 강화 목적으로 오래된 지갑이 다시 활성화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 개입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부 투자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Buy Beautiful Bill(BBB)’ 이후 미국 정부가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을 위해 고래 지갑과 접촉했을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암호화폐 투자자 돈(Don)은 “정부가 고래로부터 BTC를 매입해 비트코인 준비금을 구축하려는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해킹 또는 개인키 탈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애널리스트 코너(Conor)는 BTC 본 이체 전에 비트코인캐시(BCH)로 테스트 송금이 이뤄졌다는 점을 들어 외부 침입 가능성을 제기했다. 특히 고래 중 한 명이 비트코인 초창기 투자자로 알려진 로저 버(Roger Ver)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는 2011년 비트코인을 대량 매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근 6월 5일 스페인 감옥에서 보석으로 풀려났다.
현재로선 이 모든 가능성은 추정일 뿐 정확한 실체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이 암호화폐 시장에 미치는 파장은 적지 않다. 비트코인 가격은 단기 조정을 겪으며 보합세를 보이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향후 추가 매도 가능성과 시장 전반의 유동성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이번 고래 지갑의 이동은 ‘크립토 위크(Crypto Week)’를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이 행사에서는 주요 암호화폐 법안이 논의될 예정이며, 그 결과에 따라 시장이 다시 강력한 랠리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스탠다드차타드(Standard Chartered)는 올해 말까지 비트코인 가격이 20만 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