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 된다”…비운의 사고로 떠난 28세 축구 레전드, 오늘(5일) 영면

2025-07-05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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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불과 11일 만에 벌어진 비극
리버풀, 등번호 20번 영구결번 결정

28세 축구 레전드 디오구 조타의 갑작스러운 사망에 전 세계 축구계가 슬픔과 충격에 빠졌다.

포르투갈 축구대표팀에서 활약한 디오구 조타(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 / 디오구 조타 인스타그램
포르투갈 축구대표팀에서 활약한 디오구 조타(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 / 디오구 조타 인스타그램

리버풀 소속 공격수 디오구 조타가 남동생 안드레 실바와 함께 영면에 들었다. 5일 포르투갈 북부 곤도마르 지역의 이그레자 마트리즈 드 곤도마르 성당에서 조타 형제의 장례식이 엄수됐다.

장례식장에는 조타 형제의 가족들과 그들이 몸담았던 구단의 선수, 코칭스태프들이 대거 참석했다. 조타의 소속팀 리버풀에서는 아르네 슬롯 감독을 필두로 버질 판 데이크, 다르윈 누네스, 라이언 흐라벤베르흐, 앤드류 로버트슨, 커티스 존스 등 다수의 팀 동료들이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포르투갈 축구대표팀에서도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과 브루누 페르난데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후벵 네베스(알힐랄), 베르나르두 실바(맨체스터 시티), 넬송 세메두(울버햄프턴 원더러스), 주앙 펠릭스(첼시)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조타와 지난달 UEFA 네이션스리그에서 우승을 함께 달성한 국대 동료들이었다.

포르투갈 정부의 마르가리다 발세이루 로페스 문화청소년체육부 장관도 곤도마르에 와서 장례식에 참석하며 국가적 애도를 표했다.

조타 형제는 지난 3일 교통사고로 스페인에서 사망했다.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조타 형제는 람보르기니 차량을 운전하며 스페인 북서부 사모라 주 세르나디야 지역의 A-52 고속도로를 지나던 중 사고를 당했다.

BBC는 "조타 형제의 차량이 다른 차량을 추월하는 중 타이어가 터지면서 람보르기니가 도로를 벗어났다"며 "사고 충격으로 차량에 화재가 발생했고 두 탑승자 모두 사망했다. 법의학 검사 결과 사망자 중 한 명은 리버풀 선수 디오구 조타로, 다른 한 명은 그의 형제 안드레 실바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특히 조타는 오랜 연인 루테 카르도소와 지난달 22일 결혼식을 올린 지 불과 11일 만에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더했다. 조타 부부는 슬하에 세 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지난달 22일 결혼식을 올린 디오구 조타 / 디오구 조타 인스타그램
지난달 22일 결혼식을 올린 디오구 조타 / 디오구 조타 인스타그램

1996년생인 조타는 포르투갈 대표팀에서 49경기를 소화할 정도로 뛰어난 실력과 풍부한 경험을 보유한 만능형 공격수였다. 2017년 여름 스페인 명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울버햄프턴으로 임대 이적하며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 첫 발을 내디뎠다. 울버햄프턴에서 3년간 131경기에 출전해 44골을 기록하며 뛰어난 득점력을 과시했다.

조타는 2020년 빅클럽 리버풀로 이적해 올여름까지 5년간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리버풀에서 5년간 총 182경기에 나서 65골을 터뜨렸다. 위르겐 클롭 전 감독이 영입했던 조타는 2024-2025시즌 새로 부임한 네덜란드 출신 아르네 슬롯 현 감독 체제에서도 핵심 로테이션 멤버로 활약했다. 프리미어리그 26경기, UEFA 챔피언스리그 5경기를 포함해 이번 시즌 총 37경기에 출전해 9골을 넣었다.

조타는 최근 축구 인생에서 절정의 순간을 맞고 있었다. 리버풀이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5년 만에 잉글랜드 최고 리그를 제패했고, 포르투갈 대표팀도 지난달 UEFA 네이션스리그 결승에서 스페인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등번호 20번을 달고 리버풀 레전드로 활약한 디오구 조타 / 디오구 조타 인스타그램
등번호 20번을 달고 리버풀 레전드로 활약한 디오구 조타 / 디오구 조타 인스타그램

조타 부부가 11일 전, 결혼 예식을 올렸던 바로 그 성당에서 5일 장례식이 거행됐다. 조타와 각급 포르투갈 대표팀에서 함께 뛰었고, FC포르투, 울버햄프턴 등 클럽에서도 동료였던 네베스를 비롯한 포르투갈 대표팀 동료들이 조타의 관을 운구하는 동안 그의 아내 카르도소는 관에 매달려 오열했다. 조타와 실바 두 아들을 한 번에 잃은 어머니 역시 말을 잇지 못하며 힘없이 관을 따라 걸었다.

포르투갈 언론 '우 조구'는 "장례식이 시작되고 40여 분이 지나도록 아무도 말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비통한 분위기였다"고 현장 상황을 묘사했다.

조타의 소속팀 리버풀은 그의 잔여 계약기간 2년에 해당하는 연봉을 유족에게 일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한화 약 240억 원으로 추정된다.

또 리버풀은 조타의 20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하며 예우를 다했다. 이는 1892년 구단 창단 이후 최초의 영구결번이다.

포르투갈 대표팀의 영원한 캡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SNS를 통해 "말도 안 된다. 얼마 전에도 대표팀에서 함께 뛰었고 이제 막 결혼식을 올렸는데..."라며 "가족과 아내, 아이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며, 세상의 모든 힘이 그들에게 전해지기를 기원한다"고 애도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 장례식에는 관계자들만 출입이 허용됐지만, 조타의 마지막을 배웅하기 위해 수백 명의 팬들이 교회 주변에 모여들었다. 전 세계에서 온 수백 명의 취재진들도 장례식을 중계하며 고인을 추모했다.

리버풀은 "조타의 등번호 20은 2024-2025시즌 구단의 리그 20번째 우승에 기여한 공로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며 "경기장에 울려 퍼지던 '그의 이름은 디오구'라는 응원가를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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