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에 물 말아 먹는 습관, 위를 다 망가트립니다"
2025-07-06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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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말이 밥, 건강에 숨은 위험은?
식사의 새로운 습관, 위장을 지키는 방법
뜨거운 여름날 입맛이 없을 때, 바쁜 아침 간단히 한 끼를 때우고 싶을 때, 혹은 국이 짜게 느껴질 때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물말이 밥’을 떠올린다.
밥에 시원한 물이나 보리차를 부어 후루룩 넘기는 습관은 오랜 세월 한국인의 식문화 속에 자리 잡아 왔다. 그러나 이 단순한 한 끼가 위 건강에는 의외로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왜 밥에 물을 말아 먹는 것이 위에 부담을 줄 수 있을까? 단순한 습관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짚어본다.
밥은 본래 오래 씹어야 맛과 영양을 온전히 흡수할 수 있는 음식이다. 하지만 물에 말아 먹을 경우, 씹는 횟수가 현저히 줄고 밥을 거의 삼키듯 넘기게 된다. 이로 인해 소화의 첫 단계인 ‘저작 작용’이 생략되고, 침 속 아밀라아제와 같은 소화 효소의 역할이 충분히 발휘되지 못한다.

또 물을 지나치게 많이 마시게 되면 위액이 묽어지고, 위산의 농도가 희석되면서 소화 효율이 떨어진다. 이는 음식물이 위에 오래 머무르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속 더부룩함이나 가스, 트림 같은 소화불량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여름철에는 얼음물을 부어 물말이 밥을 먹는 경우도 많은데, 이런 식사는 위장에 직접적인 온도 자극을 줄 수 있다. 위는 체온보다 약간 높은 온도를 유지해야 소화 효소가 잘 작동하는데, 차가운 물은 이 기능을 방해하고 위 점막의 혈류량을 감소시켜 기능을 둔화시킬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위가 음식물에 예민하게 반응하게 되고, 식사 후 복통이나 설사, 속쓰림을 반복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특히 평소 위염이 있거나 소화력이 약한 사람이라면 냉수로 밥을 말아 먹는 습관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하루 한 끼 정도 간단히 먹는 것이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매끼 물을 말아 먹는 습관이 반복되면 위장 기능이 점점 저하될 수 있다. 물에 밥을 말면 음식이 쉽게 위로 넘어가 소화기관은 점점 덜 움직이게 되는데, 이것이 반복되면 위 근육이 약해지고 만성적인 위 무력감을 느낄 수 있다.
또 물로 인해 포만감을 빨리 느끼게 되지만, 이는 진짜 포만감이 아닌 ‘위가 물로 채워진 착각’일 수 있어 식후 금세 허기지거나 간식을 찾는 경우도 많다.

물을 아예 마시지 말라는 말은 아니다. 다만 식사 중 과도하게 물을 섭취하거나, 밥에 물을 말아 후루룩 넘기는 방식보다는, 음식을 충분히 씹어 먹고 식후 30분 정도 지나서 따로 물을 마시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입맛이 없거나 더운 날에는 찬물 대신 미지근한 보리차나 온수를 천천히 마시는 것도 위장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물은 소화 과정에서 꼭 필요한 역할을 하지만, ‘언제’와 ‘어떻게’ 마시느냐에 따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물말이 밥은 빠르게 먹을 수 있고, 입안이 깔끔해지는 느낌도 준다. 그러나 그 편리함 뒤에는 위장 부담, 소화불량, 위 기능 저하 같은 리스크가 숨어 있다. 한두 번은 괜찮을 수 있지만, 장기적인 건강을 생각한다면 밥은 물 없이 꼭꼭 씹어 먹는 것이 기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