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리그 함께 뛴 홍명보·모리야스, 웃으며 만났지만 칼 숨겨... 서로에 대해 이런 말 남겼다
2025-07-06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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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부 공식 기자회견
홍명보 한국축구대표팀 감독과 모리야스 하지메(森保一) 일본축구대표팀 감독이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을 앞두고 마주 앉았다.

두 사람은 6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부 공식 기자회견에서 서로를 “라이벌이자 자극제”라고 표현하며 대회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국과 일본의 대표 감독뿐만 아니라 중국의 데얀 주르예비치(Dejan Đurđević) 감독, 홍콩의 애슐리 웨스트우드(Ashley Westwood) 감독을 비롯해 각국 주요 선수들이 참석했다. 한국은 박진섭, 일본은 나가토모 유토(長友佑都), 중국은 장위닝(张玉宁), 홍콩은 리카호(李嘉浩)가 자리했다.
홍 감독과 모리야스 감독은 단순한 경쟁자가 아닌, 선수 시절부터 깊은 인연을 공유한 인물들이다. 두 사람 모두 1990년대 J리그를 누비며 일본 프로축구의 성장기를 함께 경험했다. 홍 감독은 ‘아시아의 리베로’로 불리며 요코하마 마리노스 등에서 활약했고, 모리야스 감독은 산프레체 히로시마의 창단 멤버로서 팀의 기반을 다졌다.
둘은 지난 6월 26일, 일본 교도통신이 한일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특별 대담에서도 만나 한일 축구의 과거와 미래, 상호 협력 가능성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나눈 바 있다. 불과 열흘 만에 다시 한 자리에서 마주한 두 감독은 기자회견장 내내 웃음을 잃지 않았지만, 결국 이 대회에서는 서로를 반드시 넘어야 하는 적이 된다.
홍 감독은 대담 소감에 대해 “모리야스 감독과 단둘이 시간을 보내며 좋은 대화를 나눴다. 이런 기회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여유를 보였다.
모리야스 감독은 “선수 시절부터 홍명보를 잘 알고 있었고, 지금은 감독으로서 마주하고 있다. 그의 대표팀 업적은 내게 큰 영감을 준다”고 평가했다.
기자회견 도중 두 감독이 자리를 바꾸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으나, 이들은 서로 가볍게 웃으며 자리를 다시 조정했다. 겉으로는 유쾌한 분위기였지만, 양측 모두 우승을 목표로 삼고 있는 만큼 실제 경기에선 물러설 수 없는 경쟁이 예고된다.
홍 감독은 “어떤 어려움이 오더라도 극복하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고, 모리야스 감독은 “각 경기마다 승리를 목표로 삼고, 대표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로 삼겠다”며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