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다, 드디어 터졌다…한때 갑자기 2위까지 점프하며 한화 위협한 구단
2025-07-07 09:17
add remove print link
전반기 마지막 3연전, 한화와 피할 수 없는 혈투 시작하는 팀
드디어 터졌다. '이빨 빠진 호랑이'라며 한때 조롱받던 기아 타이거즈가 불과 한 달 사이에 완전히 달라졌다. 시즌 초반 잇몸야구로 겨우 버티던 기아는 6월 중순을 기점으로 완벽히 반전을 만들었다.

2025시즌 개막 전 기아는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김도영, 김선빈, 나성범, 윤도현, 황동하, 곽도규 등 주축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전력은 급격히 무너졌다. 주전은 물론 백업까지 잇따라 쓰러지며 팀은 중심을 잃었고, 지난달 17일까지 리그 7위라는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호랑이 군단의 반격은 생각보다 빠르고 거세게 시작됐다. 지난달 13일부터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3연전에서 기세를 되찾은 기아는 NC를 상대로 접전 끝에 연승을 거둔 뒤, 곧이어 맞붙은 kt 위즈와의 시리즈에서는 시원하게 스윕을 기록하며 상승 기류를 탔다. 이후 19경기에서 13승 2무 4패, 승률 0.765를 기록했다. 이 기간 7할 이상 승률을 찍은 팀은 기아가 유일했다.
지난 5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13-0 대승을 거둔 기아는 결국 단독 2위까지 도약했다. 개막전 승리 이후 처음으로 2위권 진입에 성공한 것이다. 비록 6일 패배로 4위로 내려오긴 했지만, 공동 2위인 LG와 롯데와는 단 반 경기 차에 불과하다. 실질적으로 기아는 지금도 한화의 1위를 위협하는 가장 강력한 추격자다.
놀라운 점은 이 반등이 주전 선수들이 돌아온 결과가 아니라, 백업 선수들의 분투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에게 휴식을 준 것처럼 기아는 후반기를 염두에 두고 체력 안배에 나섰고, 어깨에 이상을 느낀 애덤 올러 역시 즉시 엔트리에서 제외시켰다. 대신 기회를 잡은 김건국은 선발 마운드를 안정감 있게 메웠고, 야수진에서는 오선우, 김호령, 고종욱이 맹활약을 펼쳤다.
이들은 6월 14일 이후 타율 0.300 이상, OPS 0.800 이상을 기록하며 팀 타선의 활력을 불어넣었다. 중심 타선의 패트릭 위즈덤, 최형우와 함께 최근 18경기에서 10개 홈런을 합작하며 장타력까지 더했다. 양현종, 윤영철 등 선발진도 살아났고, 성영탁, 전상현, 정해영으로 이어지는 불펜진도 흔들림 없이 버텨줬다.
기아의 상승세는 한화 이글스에게도 부담스러운 흐름이다. 한화는 6일 현재 48승 2무 33패로 승률 .593을 기록하며 여전히 리그 선두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2위 기아(45승 3무 36패, 승률 .556)의 상승세는 위협적이다. 한화는 6월에 15승 2무 7패, 7월에는 4승 1패를 거두며 월간 승률 1위를 기록했다. 김경문 감독 역시 "기아가 너무 잘하고 있어서 깜짝 놀랐다"며 경계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기아도 부상자가 많지만 뒤에서 나온 선수들이 절실한 마음으로 잘하고 있다. 팀이 점점 더 강해지는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양 팀의 맞대결은 오는 8일부터 10일까지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기아는 윤영철, 양현종, 네일을 내세워 총력전을 예고했고, 한화는 문동주, 엄상백, 황준서가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후엔 올스타 휴식기가 기다리고 있는 만큼 두 팀 모두 불펜 총동원전을 예고했다.
양 팀은 올 시즌 8차례 맞붙었고, 한화가 5승 3패로 앞서 있다. 지금의 흐름이라면 전반기 마지막 3연전 결과에 따라 기아가 한화를 단 한 경기 차로 바짝 따라붙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디펜딩 챔피언 기아의 부활이 진짜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가장 결정적인 무대가, 바로 한화와의 대전 3연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두 감독은 '전반기 마지막까지 치열한 싸움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로 3~4게임 차이는 단 한 시리즈로 뒤집히는 것이 KBO의 현실이다. '무패의 에이스' 코디 폰세가 전반기를 11승 무패로 마무리하며 팀을 이끌고 있지만, 후반기 순위 싸움은 결국 끝까지 간다는 것이 감독의 시각이다.
전반기 막판, 기아의 기세는 그야말로 폭발적이다. 이제 호랑이는 이빨을 다시 드러내며 선두를 삼킬 기회를 노리고 있다. 전반기 마지막 시리즈, 뜨겁게 달아오른 두 팀 맞대결은 그 자체로 올스타전보다 더 큰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