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익사한 하천... MBC 기자, 직접 들어가 봤다가 '섬뜩한 경험'

2025-07-07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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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기자 “구명조끼를 입지 않았다면 손쓸 틈 없이 사고”

최근 강원 영월군 김삿갓면의 한 강변에서 7세 어린이가 물에 빠져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는 어린이가 강에 빠진 공을 주우러 물속으로 들어갔다가 급격히 깊어지는 구간에서 물살에 휩쓸리며 일어났다. 현장에 출동한 119 구급대가 즉시 구조 작업에 나섰으나, 아이는 물속에서 발견되지 않았다. 구급대원의 말에 따르면, “익수자가 물속에서 보이지 않았고, 약 3m 수심에서 사람 형체가 보였다”고 전했다. 구조된 어린이는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사고가 발생한 지점은 두 물줄기가 합쳐지는 합수 지점이다. 겉보기엔 물이 얕아 보이지만 빠른 물살과 급격한 수심 변화로 위험한 곳이다. 강물은 여울을 이루며 빠르게 흐르고, 바로 옆에는 수십 미터 깊이의 웅덩이가 자리 잡고 있다. 어린이는 이 웅덩이에서 물살에 휘말린 것으로 확인됐다.

MBC 기자가 직접 사고 지점 반대편의 유사한 지형에 들어가 확인했더니 위험성이 명확히 드러났다. 물은 종아리 높이까지만 차오르는 듯했지만 강한 물살로 인해 몸을 가누기가 쉽지 않았다. 특히 여울 구간에서는 물살이 세게 내려오며 바위와 이끼로 인해 미끄러운 상태였다. 기자는 “물살이 굉장히 세게 내려가고 바위에 이끼가 껴 있어 더 미끄럽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반복되는 하천 익사사고가 왜 일어나는지 알아보기 위해 MBC 기자가 하천에 직접 들어갔다가 섬뜩한 경험을 했다. / MBC뉴스 유튜브
반복되는 하천 익사사고가 왜 일어나는지 알아보기 위해 MBC 기자가 하천에 직접 들어갔다가 섬뜩한 경험을 했다. / MBC뉴스 유튜브

몇 걸음 더 들어가자 물은 허벅지 높이에서 갑자기 가슴 높이까지 차올랐다. 그다음 순간 기자는 물에 빠졌다. 이후 불과 몇 걸음도 옮기지 않았는데 바닥에 발이 간신이 닿는 정도가 됐다. 가슴 쪽으로 물살이 닥치자 기자는 두어 발짝 밀려났고 순식간에 물살에 끌려들어갔다.

MBC 기자는 “만약 구명조끼를 입지 않았다면 손쓸 틈 없이 사고를 당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었다”고 전했다.

어린아이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사고 지점은 합수 지점 특성상 양쪽 물줄기의 세기가 달라 소용돌이가 발생한다. 전문가는 MBC에 “겉으로는 표시가 나지 않지만 물속에서 소용돌이가 돈다”며 “전문 훈련을 받은 사람도 반드시 장비를 착용해야 하는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수영을 금지하거나 아예 물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 사고를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영월군의 이 강변은 여름철 관광객과 지역 주민들이 자주 찾는 곳으로 특히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다. 하지만 사고가 난 지점은 수영금지 표지판이 설치되지 않은 상태였다. 일부 관광지에서는 지자체가 위험 지역에 수영금지 표지판이나 안전 펜스를 설치하지만, 이곳은 아직 그러한 안전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지역 주민은 “여름이면 아이들이 물가에서 놀기 위해 자주 오는데, 이런 사고가 처음은 아니다”라며 안전 대책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소방당국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합수 지점과 같은 위험 구역에서의 안전 교육과 구명조끼 착용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또한 강변에서의 놀이 시 부모의 세심한 감독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반복되는 하천 익사사고가 왜 일어나는지 알아보기 위해 MBC 기자가 하천에 직접 들어갔다가 섬뜩한 경험을 했다. / MBC뉴스 유튜브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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