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신기하다…한국 저수지서 700개 넘게 발견돼 난리 난 '멸종위기' 생물

2025-07-07 15:09

add remove print link

충남 당진시 합덕제에서 멸종위기 수생식물 대거 발견

충남 당진시 합덕제에서 멸종위기 수생식물인 '하얀 어리연꽃'이 700개체 이상 발견돼 생태계 복원의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당진 합덕제에서 700개 대규모 군락이 확인된 어리연꽃 / 당진시 제공
당진 합덕제에서 700개 대규모 군락이 확인된 어리연꽃 / 당진시 제공

당진시는 7일 합덕제 일대에서 희귀 수생식물인 하얀 어리연꽃의 대규모 군락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 발견된 개체 수는 700여 개에 달하며, 이는 충청남도 내륙 저수지에서는 매우 드문 현상으로 평가된다.

하얀 어리연꽃은 조름나물과에 속하는 다년생 수생식물로, 국내에서 강원도, 제주도, 그리고 최근 충남 당진 등 극히 제한된 지역에서만 발견되는 희귀종이다. 7~9월 개화기에 피는 작은 흰 꽃은 4~5갈래로 갈라지며 가장자리에 짧은 털이 있고, 심장 모양의 잎은 뒷면이 자주색을 띤다. 수술이 먼저 성숙한 후 암술이 발달하는 독특한 번식 방식으로 근친교배를 피한다.

이 식물은 뿌리줄기를 통해 산소를 공급하고 수질을 정화하는 기능도 한다. 꽃말은 '청순'과 '수면 위의 요정'으로, 맑은 물 위에 떠 있는 작고 순백한 꽃의 모습에서 유래했다.

이 식물의 서식 조건은 까다롭다. 맑고 얕은 물, 물의 흐름이 거의 없는 환경에서만 생육이 가능하며, 환경 변화에 극도로 민감하다. 따라서 하얀 어리연꽃의 존재는 해당 수역의 생태 환경이 건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인정받는다.

특히 오랜 기간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사용된 합덕제에서 이처럼 대규모 군락이 자연 발생한 것은 매우 의미깊다. 당진시는 수년간 합덕제 주변의 생물종 다양성 연구와 수질 개선 사업을 추진해왔으며, 그 결과 2022년 40여 개체에 불과했던 하얀 어리연꽃이 올해 6월 기준 700개체 이상으로 급증했다.

충남 당진 합덕제에서 자생한 어리연꽃 / 당진시 제공
충남 당진 합덕제에서 자생한 어리연꽃 / 당진시 제공

하얀 어리연꽃 군락의 확산과 함께 합덕제 주변 생태계도 풍부해지고 있다. 현재 이 지역에서는 금개구리, 수달, 가물치, 너구리, 고라니, 물총새, 큰고니 등 다양한 야생동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관찰된다.

어리연꽃은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수면 위 군락은 곤충과 개구리의 서식 공간이 되고, 수중에서는 어류와 무척추동물들의 은신처 기능을 한다. 수달과 물새들도 이 구역을 자주 찾는 것이 확인돼 생태적 연결고리가 형성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수면 위에 떠 있는 작은 하얀 꽃들은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별들처럼 보이며 방문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우리나라의 중요한 수리 문화유산인 합덕제는 이제 어리연꽃 자생지로 생태적 가치까지 겸비한 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당진시 관계자는 "하얀 어리연꽃의 자생은 단지 식물 하나만의 관점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다는 희망의 상징"이라며 "앞으로도 합덕제를 지속해서 관리하고 생물 다양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