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식 철수 정치, 이젠 정말 그만 보고 싶다"
2025-07-07 16:09
add remove print link
친한계 박정훈, 친윤계와 안철수 모두 싸잡아 비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혁신위원장직 사퇴와 전당대회 출마를 전격 선언하자 친한계(친한동훈계)인 박정훈 의원이 당 주류인 친윤계와 안 의원 모두를 싸잡아 비판했다.
박 의원은 7일 페이스북에서 "인적 청산은 당 혁신의 출발이자 종착점이다. 윤석열 정부 때 당의 실세들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있는데, 친윤이 키를 쥔 혁신은 '눈속임을 위한 꼼수'일 수밖에 없다”라면서 “안 의원은 혁신위원장을 수락하기 전에 송언석 비대위원장으로부터 인적청산에 대한 확답부터 받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혁신위원장 인선으로 스포트라이트를 실컷 즐긴 뒤 이제 와서 '친윤이 인적 청산을 거부해 그만두고 당 대표 나간다'고 하면 그 진정성을 누가 믿어주겠나. 똑같은 꼼수다”라면서 “최소한의 책임감도 없는 '안철수식 철수 정치' 이젠 정말 그만 보고 싶다”고 말했다.
'안철수 혁신위'는 출범 닷새 만인 이날 안 의원이 혁신위원장에서 사퇴하며 좌초됐다. 대선 후보 교체 당시 핵심 역할을 했던 당 지도부에 대한 안 의원의 인적 쇄신 요구를 당 지도부가 거부한 것이 빌미가 됐다. 일부 혁신위원 인선을 두고서도 의견이 충돌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위원장에서 사퇴하고 오는 8월 전당대회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대선 후보 교체 논란과 관련해 일종의 정치적 책임을 지는 자리에 있었던 분들’에 대한 인적 쇄신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전 원내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그동안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에게 두 사람에 대한 사실상 출당 조치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고 한다. 안 의원 측은 "지도부가 의지만 갖고 있으면 직권으로 윤리위원회에 후보 교체 파동 사안을 회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혁신위원 인선과 관련해서도 충돌했다. 안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비대위 측으로부터) 합의되지 않은 인사를 통과시키겠다는 문자를 받았다"고 전했다. 다만 인선 문제는 혁신위가 파행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안 의원의 갑작스러운 사퇴 선언에 당 지도부는 크게 당황한 모습이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안 의원의 기자회견 직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타깝고 당혹스럽다"고 했다.
안 의원의 인적 청산 요구에 대해서도 "대선 백서를 통해 지난 대선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그 부분에 대해 책임질 부분 등이 정해지면 거기에 따라 비대위를 통해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원내대표 선거 공약으로 야심차게 내세웠던 혁신위가 첫 단추부터 꼬이면서 송 비대위원장은 체면을 구기게 됐다.
안 의원의 요구에 대해 당내에선 뒷말이 많다. 당무감사나 윤리위원회 조사 등 사실관계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인적 쇄신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현재 당무감사위원회는 대선 후보 교체 파동과 관련해 당시 지도부 일원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한 원내 관계자는 "대선 후보 교체에 관여한 이들이 여럿인데 왜 그들에 대한 언급은 없고 두 명을 콕 짚은 것인가"라며 "사실관계 파악이 먼저인데, 지도부가 받을 수 없는 요구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안 의원이 전당대회 출마 명분을 잡기 위해 이같은 인적 쇄신안을 내세운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예견된 참사"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