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서 사람들이 즐겨 먹은 이 여름 열매, 절대 먹으면 안 되는 이유
2025-07-13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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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하면 정부로부터 고발 조치 당하는 이 열매
까마중이라는 식물이 있다. 들판과 길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까마중은 자줏빛 열매와 하얀 꽃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마을 어귀나 감자밭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까마중 열매는 한때 아이들의 간식거리로, 어른들의 약재로 사랑받았다. 잘 익은 까마중 열매는 달콤하고 시큼한 맛으로 입맛을 돋우지만, 그 속에 숨은 독성은 우리 건강을 위협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열매를 식용으로 적합하지 않은 원료로 분류한 까마중에 대해 알아봤다.
까마중은 가지과에 속하는 일년생 초본 식물이다. 한국 전역의 산과 들, 길가에서 흔히 자란다. 높이 20~90cm에 이르는 줄기는 가지를 치며 퍼지고, 잎은 어긋나며 톱니 모양을 띤다. 5~7월에 하얀 꽃이 피고, 7월경 둥근 열매가 녹색에서 검은색으로 익는다. 이 열매는 ‘먹땡깔’ 또는 ‘까마종이’라는 이름으로 지역에서 불린다. 달콤한 맛 덕에 생으로 먹거나 차, 약술로 가공돼 왔다. 한의학에서는 까마중을 ‘용규’라 부르며, 뿌리와 줄기, 잎을 해열, 이뇨, 피로회복의 약재로 사용해 왔다. 민간에서는 항암, 피부질환 개선, 혈액순환 촉진, 눈 건강 증진 등 다양한 효능이 전해지며 까마중을 나물, 즙, 효소로 섭취하는 경우도 많았다.
문제는 까마중 열매에 솔라닌과 솔라마르신 같은 알칼로이드 성분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솔라닌은 식물이 세균, 곰팡이, 동물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생성하는 물질이다. 소량 섭취 시 입 주변의 쓰라림이나 부종을 유발하고, 다량 섭취하면 구토, 설사, 복통, 심지어 신경계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까마중의 잎, 순, 줄기는 먹을 수 있지만 열매는 먹어선 안 된다고 밝히고 있다.
정부에 따르면 까마중 열매는 독성 물질로 인해 식중독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으며,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아 식품 원료로 사용할 수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해 약령시장과 온라인 쇼핑몰 511곳을 점검한 결과, 까마중 열매를 포함한 식용불가 농·임산물을 판매한 18곳이 적발돼 고발 및 사이트 차단 조치가 취해졌다. 이들 업체는 까마중 열매를 차나 담금주로 가공해 판매하며 건강에 좋다는 광고를 내세웠지만, 이는 식품위생법을 위반하는 것이다.
까마중의 전통적 사용법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 민간에서는 까마중 잎과 열매를 알코올에 우려내 염증, 두통, 피부질환 치료에 사용하거나, 말린 줄기와 뿌리를 달여 약으로 복용한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과학적으로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다. 예를 들어, 까마중을 효소로 만들어 섭취하는 경우 발효 과정에서 독성 성분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생잎을 짓찧어 피부에 바르는 외용법은 소량의 소금을 첨가해도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
까마중의 독성은 특히 덜 익은 녹색 열매에서 두드러진다. 덜 익은 열매는 솔라닌 함량이 높아 입이 붓거나 쓰라린 증상을 유발하며, 다량 섭취 시 심각한 소화기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완전히 익은 검은 열매는 단맛이 강해 먹기 쉽지만, 여전히 소량의 독성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과다 섭취는 피해야 한다. 과거 아이들이 까마중 열매를 간식으로 먹던 풍습은 배고픈 시절의 생존 방식이었지만, 현대에는 이러한 관행이 위험하다는 점이 명확해졌다.
까마중의 매력적인 외관과 전통적 효능은 여전히 많은 이들을 유혹한다. 그러나 그 달콤함 뒤에는 독성이 숨어 있다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까마중 외에도 식용불가로 분류된 것들이 있다. 목련 꽃봉오리(신이), 부처손, 백굴채, 황백 등은 까마중과 함께 독성 또는 안전성 미검증으로 식품 사용이 금지됐다. 이들 원료 역시 주로 온라인에서 차, 건강식품, 약술 형태로 판매되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