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도 이강인도 없는 한국의 2군에 참패... 이게 팀이냐?”

2025-07-08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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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축구팬 분노 “39번 맞붙어 고작 2승... 이건 그냥 비극”

이동경이 7일 오후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남자부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공격을 하고 있다. / 뉴스1
이동경이 7일 오후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남자부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공격을 하고 있다. / 뉴스1

중국 축구 팬들과 매체들이 7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개막전에서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에 0-3으로 완패한 결과에 충격과 분노를 드러내고 있다.

중국은 한국과의 최근 6경기에서 모두 패하며 47년 만에 6연패라는 굴욕적인 기록을 세웠다. 이로 인해 중국 현지에서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한국이 손흥민, 이강인과 같은 유럽파 선수들을 대거 제외하고 K리그와 J리그 선수들로 구성된 2진급 팀으로 출전했음에도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중국 축구의 현주소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넷이즈(NetEase)는 경기 직후 기사에서 ‘한국의 2군에 0-3 참패... 이게 팀이냐?’라는 제목으로 중국 대표팀의 부진을 강하게 비판했다. 기사는 "한국은 손흥민과 같은 유럽파 스타 없이도 조직적이고 날카로운 공격을 펼쳤다. 반면 중국은 전반 8분 만에 실점하며 경기 초반부터 무너졌고, 이후에도 수비는 허술했고 공격은 무기력했다"라면서 "중국 축구는 이번 패배로 다시 한번 아시아 무대에서의 경쟁력 부족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중국 최대 스포츠 포털인 시나 스포츠(Sina Sports)도 비슷한 논조로 반응했다. 시나 스포츠는 "한국은 새로운 전술과 젊은 선수들을 앞세워 중국을 완전히 압도했다. 전반 8분 이동경의 골로 시작된 악몽은 주민규와 김주성의 추가골로 이어졌다"고 보도하며 "중국은 경기 내내 단 한 번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이 매체는 특히 "한국의 스리백 전술과 높은 압박은 중국 선수들이 대응할 능력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고 분석하며 전술적 열세를 강조했다.

김주성이 7일 오후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남자부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슛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 뉴스1
김주성이 7일 오후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남자부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슛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 뉴스1

중국 소셜미디어 플랫폼 웨이보(Weibo)에서는 팬들의 분노와 좌절이 폭발적으로 표출됐다. 한 웨이보 사용자는 "한국이 유럽파 없이도 우리를 이렇게 쉽게 이기다니, 중국 축구는 도대체 어디까지 추락한 거냐?"라고 적었다. 또 다른 사용자는 "47년 만의 6연패라니, 이건 그냥 창피한 수준이 아니다. 대표팀을 해체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일부 팬은 "한국은 신예 선수들까지 A매치 데뷔전에서 여유롭게 뛰었는데, 우리는 단 하나의 기회도 만들지 못했다"며 경기 내용에서의 완전한 열세를 지적했다.

흥미롭게도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분노보다 체념에 가까운 반응도 나타났다. 중국 네티즌들은 "어떤 하이라이트도 없었다"며 "상하이 선화의 미드필더 가오톈이가 어떤 수준인지 이제 알겠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일부 중국 팬은 "20분도 안 돼서 2골을 연속으로 내주고 나서는 '능력 있으면 7골이나 넣어봐라'는 심정으로 남은 경기를 봤다"고 자조했다.

경기 후 중국 팬들은 "마지막에는 너무 많은 좌절이나 분노같은 부정적인 감정은 없었고, 오히려 이상할 정도로 평온했다"고 반응했다. 이는 중국 축구에 대한 기대치가 이미 바닥까지 떨어진 현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중국의 대표적인 축구 커뮤니티인 지후(知乎)에서는 "경기를 보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마음이 비교적 평온했다. 지난번 태국전만큼 흥분하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휴식을 취했다"는 반응이 나왔다.

중국 스포츠 전문 매체인 티탄 스포츠(Titan Sports)는 경기 후 데얀 주르예비치 중국 대표팀 감독의 발언을 인용하며 분위기를 전했다. 주르예비치 감독은 "한국이 너무 강했다. 그들은 이길 자격이 충분했다"고 인정하며 "우리는 전술적으로나 체력적으로 한국을 따라가지 못했다. 이번 경기를 통해 많은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티탄 스포츠는 이 발언을 두고 "감독마저 완패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며 중국 축구의 현실을 냉정하게 평가했다.

중국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감독 교체 논란도 재점화됐다. 웨이보와 더우인(Douyin) 등에서 팬들은 최근 경질된 브란코 이반코비치 전 감독과 새로 부임한 주르예비치 감독의 역량을 두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한 사용자는 "이반코비치가 떠난 뒤에도 달라진 게 없다. 감독 문제인지, 선수 문제인지, 아니면 중국 축구 시스템 전체가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또 다른 사용자는 "한국전에서 보여준 무기력함은 감독 한 명 바꾼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구조적 개혁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중국 축구 협회에 대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티탄 스포츠는 "중국축구협회는 지난 10년간 외국인 감독을 영입하고 거액을 투자했지만 결과는 참담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전 0-3 패배는 단순한 스코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중국 축구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웨이보에서는 "축구 협회는 돈만 쓰고 성과는 내지 못한다. 차라리 청소년 축구 시스템부터 뜯어고쳐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공감을 얻었다.

인민망(People's Daily Online) 스포츠 섹션에서는 이번 패배를 중국 축구의 장기적인 문제와 연결 지어 분석했다. 해당 매체는 "중국 축구는 시진핑 주석의 '축구몽' 이후 수년간 막대한 투자를 했지만, 여전히 아시아 강팀들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전 패배는 단순한 한 경기의 결과가 아니라, 중국 축구 시스템 전반의 문제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덧붙였다. 이 매체는 특히 "한국은 유럽파 없이도 젊은 선수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였고, 중국은 기본적인 패스와 수비 조직력에서조차 뒤처졌다"고 비판했다.

중국 최대 동영상 플랫폼인 아이치이(iQiyi)의 스포츠 커뮤니티에서도 이번 패배에 대한 토론이 뜨거웠다. 한 네티즌은 "한국은 전반적으로 라인을 높게 유지하며 우리를 압박했고, 우리는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역습을 시도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이동경, 주민규, 김주성의 골 장면을 보면 한국 선수들의 개인기와 팀워크가 우리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뛰어났다"고 평했다. 아이치이의 한 축구 팬 포럼에서는 "중국 축구는 이제 아시아 2류로 전락했다"는 자조적인 반응도 다수 등장했다.

중국 현지 언론과 팬들은 이번 패배를 계기로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예선에서의 부진과도 연관 지으며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넷이즈는 "중국은 이미 월드컵 3차 예선에서 인도네시아에 패하며 본선 진출의 꿈을 접었다. 이번 한국전 패배는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보도하며 "축구굴기라는 이름 아래 수년간 이어진 투자가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나 스포츠 역시 "중국 축구는 이제 일본, 한국, 호주 같은 아시아 강팀은커녕 중급 팀들과도 경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중국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한국과의 전적 격차도 화제가 됐다. 웨이보에서 한 사용자는 "한국과 39번 맞붙어 2승밖에 못 거뒀다니 이건 그냥 비극이다"라며 좌절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한국은 중국을 상대로 통산 전적 39전 24승13무2패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또 다른 사용자는 "한국은 24승 13무 2패, 우리는 2승 13무 24패. 이 통계가 중국 축구의 현실을 보여준다"고 적었다. 일부 팬은 "한국은 손흥민이 없어도 이렇게 강한데, 우리는 스타 하나 없이도 이 지경"이라며 한국과의 격차에 절망했다.

이번 패배로 중국은 최근 한국과의 7차례 맞대결에서 6패 1무라는 참담한 성적을 기록했다. 1978년 이후 47년 만에 6연패라는 기록은 중국 축구 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대한국 전적으로 평가된다.

중국 팬들 사이에서는 한국의 신예 선수들에 대한 부러움도 나타났다. 아이치이 포럼에서 한 네티즌은 "한국은 이동경, 주민규, 김주성 같은 선수들이 A매치에서 골을 넣고, 이호재, 강상윤 같은 신인들이 데뷔전을 치렀다. 우리는 이런 젊은 피가 어디 있나?"라고 한탄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한국은 K리그에서 꾸준히 선수를 발굴하고, 우리는 돈으로 용병만 사오고 있다"며 중국 축구의 인프라 문제를 지적했다.

중국 축구팬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이제 더 이상 기대하지 않는다", "중국 축구의 미래는 암울하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 팬들 사이에서는 중국 축구에 대한 관심 자체를 포기하겠다는 극단적인 반응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 축구협회는 이번 패배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감독 교체를 포함한 전면적인 재정비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매체와 팬들의 반응은 이번 패배가 단순한 한 경기의 결과가 아니라, 중국 축구의 구조적, 전술적, 정신적 문제를 총체적으로 드러낸 사건으로 보고 있다. 넷이즈는 "한국전 패배는 중국 축구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거울"이라며 "이대로라면 다음 월드컵 예선에서도 같은 결과를 반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티탄 스포츠는 "중국 축구는 이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변화를 시작하지 않으면 아시아 무대에서 더 이상 경쟁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7일 오후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남자부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3대0으로 승리 후 기뻐하고 있다. / 뉴스1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7일 오후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남자부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3대0으로 승리 후 기뻐하고 있다. / 뉴스1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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