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공개서한 “한국에 8월1일부터 25% 상호관세“... 수신자는 이 대통령
2025-07-08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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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연장으로 글로벌 무역긴장 재고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공개한 무역 관련 서한에서 "우리의 관계는 유감스럽게도 상호주의와 거리가 멀었다"면서 "2025년 8월 1일부터 우리는 미국으로 보낸 모든 한국산 제품에 겨우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며 이 관세는 모든 품목별 관세와 별도"라고 밝혔다. 이 서한은 이재명 대통령을 수신자로 지정했다.
일본에도 같은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에게 보낸 서한에서 8월 1일부터 미국으로 오는 모든 일본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자동차, 철강·알루미늄 등에 이미 부과된 품목별 관세와는 별개다. 일본에 대한 관세율 25%는 당초 책정한 24%에서 1%포인트 올린 것으로, 한국에 대한 관세율과 동일하게 책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이 지금까지 미국에 닫혀 있던 무역 시장을 개방하고, 당신의 관세와 비관세(장벽), 정책과 무역 장벽을 없애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어쩌면 이 서한의 조정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 관세는 당신 나라와 우리의 관계에 따라서 위로든 아래로든 조정될 수 있다"고 덧붙여 협상의 여지를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이 미국에 관세로 보복하지 말아야 한다고도 경고했다. "어떤 이유에서든 당신이 한국의 (대미) 관세를 올리기로 결정한다면 당신이 관세를 얼마나 올리기로 선택하든 우리가 한국에 부과한 25%에 그만큼이 더 추가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또한 관세를 피하려고 제3국을 경유하는 방식으로 환적한 제품에는 25%보다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상호관세 부과 유예 시한을 8월 1일까지로 연장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는 지난 4월 9일 내린 행정명령에서 외국 무역 파트너에 대해 미 동부시간으로 '7월 9일 0시 1분까지'로 정한 관세 부과 유예 기간을 '8월 1일 0시1분까지'로 연장했다고 백악관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무역 파트너들과의 협상 상황에 대한 정보를 포함해 다양한 고위 당국자로부터 받은 추가 정보와 권고사항을 바탕으로 연장이 필요하고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은 이날 행정명령에 의한 관세 부과 유예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는 지난 5월 12일 미국과 중국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한 미중 고위급 회담에서 서로에게 부과하던 100% 넘는 고율 관세를 90일간 대폭 인하한 뒤 후속 무역 협상을 하기로 합의를 도출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만찬 자리에서 취재진이 '오늘 보낸 서한이 미국의 최종 제안이냐'고 질문하자 "난 최종이라고 말하겠지만, 만약 그들(협상 상대국)이 다른 제안을 갖고 전화하고 만약 내가 그 제안을 좋아한다면 우리는 그렇게(변경) 할 것"이라고 답했다. 8월 1일이라는 시한이 확고하냐는 질문에는 "난 확고하지만 100% 확고하다고는 하지 않겠다. 만약 그들이 전화해서 '우리는 무엇인가를 다른 방식으로 하고 싶다'고 말한다면 우리는 거기에 열려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예고 여파로 7일 뉴욕증시가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22.17포인트(-0.94%) 내린 44,406.3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9.37포인트(-0.79%) 내린 6,229.9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88.59포인트(-0.92%) 내린 20,412.52에 각각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여파로 뉴욕증시에 상장된 한국과 일본 기업들의 주식도 타격을 입었다. 한국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즈 MSCI 코리아'(종목코드 EWY)는 전장 대비 3.62% 하락했다. 또 SK텔레콤 ADR 가격은 7.8% 이상 떨어졌고 LG디스플레이 ADR도 8.3% 급락했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도요타자동차와 혼다자동차 ADR도 각각 4.02%, 3.86% 하락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을 포함한 57개 경제주체(56개국+유럽연합)에 대한 상호관세를 지난 4월 2일 책정한 뒤 같은 달 9일 시행에 들어갔으나 곧바로 이를 90일 유예했고, 유예 만료 시점(8일)을 시한으로 삼아 각국과 관세율, 무역균형, 비관세 장벽 철폐 등을 둘러싼 무역 협상을 진행해왔다. 이번 조치는 미국의 관세 협상이 만족스러운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면서 글로벌 무역 긴장이 재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