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화재 원인은 ‘멀티탭...‘이것' 하나면 위험 줄일 수 있다
2025-07-08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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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격 용량 초과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최근 부산에서 잇달아 발생한 화재 사건의 공통점은 ‘멀티탭’인 것으로 확인됐다.

7일 부산소방본부와 경찰에 따르면 이달 2일에 8살과 6살 자매의 목숨을 앗아간 아파트 화재는 스탠드형 거실 에어컨이 연결된 2구짜리 멀티탭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멀티탭의 피복이 벗겨진 단락 흔적이 있었으며 에어컨과 실외기가 동시에 연결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불이 난 멀티탭의 제품명이나 정격 용량 등은 불에 타 확인할 수 없었다
지난달 24일 새벽 10살과 7살 자매 2명의 목숨을 앗아간 화재도 거실 멀티탭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당국 등 합동감식에서 해당 멀티탭에는 컴퓨터 등 전자기기 전선이 연결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소방본부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부산의 공동주택에서 발생한 2만 3547건의 화재 가운데 29.6%에 달하는 6971건이 전기적 요인으로 발생했다. 이 중 콘센트로 인한 화재는 2020년 396건에서 2022년 435건, 지난해 504건으로 5년 만에 27%가량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가정에서 멀티탭을 사용할 때 소비전력이나 교체 주기 등을 고려하지 않고 여러 전자기기를 동시에 연결할 경우 과열로 인한 화재 발생 위험이 커진다고 지적한다.
멀티탭은 허용 전력량이나 교체 주기 등을 고려하지 않고 전자제품 여러 개를 동시에 연결할 경우 과열로 불이 날 위험성이 높다. 전류가 허용 전력량을 초과하면 전선이 과열돼 화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겉보기엔 멀쩡해 보여도 장기간 사용할 경우 내부 전선 피복이 마모되거나 접촉 불량이 생기면서 화재 위험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에어컨, 냉장고, 전자레인지, 드라이기처럼 소비전력이 높은 가전제품은 반드시 단독으로 연결해야 한다. 이런 고전력 기기를 멀티탭에 함께 꽂을 경우 허용 전력을 초과해 전선이 과열되고 열 축적으로 인해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멀티탭 뒷면이나 포장지에는 정격 용량(예: 2500W)이 명시돼 있으므로 자신이 사용하는 기기의 소비전력을 반드시 확인한 뒤 여유 있게 감당할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자기기를 여러 대 동시에 사용할 경우에는 각각의 소비전력을 합산해 정격 용량을 초과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멀티탭은 한 번 사면 무기한 사용하는 제품이 아니다. 눈에 띄는 이상이 없어도 보통 2~3년마다 교체할 것이 권장되며 피복이 벗겨지거나 타는 냄새가 나거나 플러그가 흔들리는 등 이상 징후가 있다면 즉시 사용을 중지해야 한다.
최근에는 멀티탭 내부에 화재 방지 기능을 탑재한 제품도 출시되고 있다. 내부 온도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상승하면 자동으로 소화 약제를 방출해 불꽃을 억제하는 장치로 화재 발생 시 초기 진화 효과를 낼 수 있다. 눈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이런 안전 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선택하면 화재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와 함께 ‘소화 스티커’도 주목받고 있다. 소화 스티커는 전기 콘센트, 멀티탭, 분전반 등 발화 위험성이 높은 지점에 부착해, 화재 발생 시 내장된 소화 캡슐이 자동으로 작동하면서 초기 진화를 돕는 역할을 한다. 무전원 방식이라 실내외 다양한 장소에 쉽게 설치할 수 있으며, 화재에 취약한 공간의 안전 확보에도 효과적이다.
멀티탭을 구매할 때는 플러그 개수나 디자인, 가격만 보지 말고, 정격 전력·안전 인증·화재 방지 기능 여부를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작고 익숙한 기기라 해도 방심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멀티탭 사용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