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회 먹을 때 '이런 상태' 보이면, 당장 젓가락 내려놓으세요
2025-07-08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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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해 보이는 메뉴 속 숨겨진 식중독의 위험
여름철 물회와 회덮밥을 먹을 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무더운 여름, 입맛이 없을 때 물회나 회덮밥처럼 시원하고 매콤한 음식은 단번에 식욕을 되살리는 메뉴로 떠오른다.
하지만 이처럼 더운 계절에는 생선회나 육수, 밥, 채소 고명까지 모든 식재료가 변질되기 쉬운 만큼 음식의 상태를 꼼꼼히 살펴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여름철 식중독은 먹는 순간보다 먹은 이후에 고통을 주기 때문에, 음식을 입에 넣기 전 반드시 눈과 코, 입으로 먼저 검증해야 한다.
신선한 생선회에서는 바다 냄새가 은은하게 퍼지거나 거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부패한 생선에서는 시큼하거나 코를 찌르는 듯한 냄새가 나며, 썩은내나 락스 같은 암모니아 향이 감돌 수 있다. 이런 냄새는 단백질이 분해되면서 발생한 것이며, 세균이나 부패균이 급속히 증식한 상태를 의미한다. 생선회에서 이런 냄새가 느껴진다면 한 점도 입에 넣지 말고 즉시 식사를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광어, 우럭 등 흰살 생선은 반투명한 살에 윤기가 도는 것이 정상이며, 연어나 참치처럼 붉은 생선은 선홍색의 매끄러운 단면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회의 살이 전체적으로 탁해졌거나 색이 칙칙하고, 가장자리가 거뭇하게 변색되었다면 이미 신선도가 크게 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회 접시에 물이 고여 있거나 단면이 흐물거리면 해동을 반복했거나 장시간 보관된 것으로 의심할 수 있다.
정상적인 생선회는 칼집이 또렷하게 나 있으며 손으로 들어도 단단하고 탱탱한 탄력을 유지한다. 하지만 회 표면이 끈적거리거나 젤리처럼 미끌미끌하고, 흐물거리며 형태가 쉽게 무너진다면 단백질이 분해되면서 세균이 증식한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입에 넣기 전 손이나 젓가락으로 집었을 때의 감촉이 이상하다면 더는 먹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물회 육수는 원래 살얼음이 떠 있거나 맑고 선명한 고추장빛을 띠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국물이 뿌옇고 흐리며 표면에 작은 거품이 떠다닌다면 이미 조리된 지 시간이 꽤 지난 상태일 수 있다. 여름철 실온에 육수가 잠시만 노출되어도 세균 번식은 빠르게 시작되며, 특히 쉰 냄새가 살짝이라도 감돈다면 절대 먹지 않아야 한다.
오이채, 무채, 상추, 깻잎 같은 채소는 원래 아삭한 식감을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채소 고명이 물러졌거나 가장자리가 노랗거나 갈색으로 변색되었고, 점액질이 생겨 미끌거리기 시작했다면 이미 세균 번식이 시작된 것이다. 여름철에는 채소의 신선도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므로 색이 변한 고명이 있다면 그 외 재료도 함께 의심해보아야 한다.

회덮밥의 밥은 미리 지어 식힌 뒤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여름철에는 밥을 식히는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빠르게 상할 수 있다. 밥이 이상하게 끈적거리거나 뭉쳐 있고, 혀끝에 닿았을 때 약간의 신맛이 느껴지거나 시큼한 냄새가 난다면 상온에서 부패가 진행된 것으로 봐야 한다. 회보다 밥이 먼저 상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밥 상태를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음식을 받았을 때 회는 광택이 살아 있는지, 육수는 맑고 얼음이 있는지, 고명 채소는 신선한 색을 띠는지, 밥은 윤기가 나며 냄새가 없는지를 천천히 확인해야 한다. 조리된 지 오래되었거나 실온에 노출된 상태의 음식은 한눈에 봐도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준다. 이상함을 느끼는 순간, 그냥 먹지 말고 식당에 상태를 설명하고 교환을 요청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여름철 생선회를 잘못 먹었을 경우, 식사 후 2시간에서 6시간 사이에 복통, 설사, 구토, 발열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장염비브리오균이나 살모넬라균, 리스테리아균에 의한 식중독은 위생 상태가 좋지 않은 회나 육수, 밥, 채소 고명에서 발생할 수 있다. 증상이 나타났다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에 방문해 적절한 조치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