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1-6 대참사...한국에 '0-3' 굴욕 당한 중국보다 더 추락한 '이 나라'

2025-07-09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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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남자 축구대표팀, 2025 동아시안컵 첫 경기서 6-1로 대승
저메인 료, 경기 시작 26분 만에 4골 몰아넣으며 대기록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이 뜨겁게 달아오른 가운데, 홍콩 축구대표팀이 일본과의 첫 경기에서 충격적인 대패를 당하며 조 최하위로 추락했다. 지난 8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부 조별리그 1차전에서 일본에 1대6으로 패한 홍콩은, 하루 전 한국에 0대3으로 패한 중국보다 더 실망스러운 결과를 안았다.

홍콩 축구대표팀이 유일하게 일본 골문 뚫은 장면 / 유튜브 '쿠팡플레이 스포츠'
홍콩 축구대표팀이 유일하게 일본 골문 뚫은 장면 / 유튜브 '쿠팡플레이 스포츠'

이날 경기는 애초부터 일본의 우세가 점쳐졌지만, 그 차이는 상상을 초월했다. 홍콩은 경기 초반부터 일본의 맹공에 무너졌다. 전반 4분, 일본의 혼혈 공격수 저메인 료가 개인기로 수비진을 돌파하며 선제골을 터뜨리자, 홍콩의 수비 조직력은 순식간에 와해됐다. 이후 저메인은 헤더, 왼발, 오른발을 가리지 않고 전반에만 무려 4골을 몰아치며 A매치 데뷔전에서 역사적인 기록을 세웠다.

저메인의 폭발적인 득점력에 이어 전반 20분에는 이나카키 쇼가 대포알 중거리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고, 이후에도 환상적인 패스플레이가 이어지며 일본은 단 22분 만에 4대0을 만드는 기염을 토했다. 전반 종료 전에는 저메인의 네 번째 골까지 나오며 경기는 사실상 조기 종료된 분위기였다. 후반에는 일본이 주전들을 다소 교체하며 페이스를 조절했지만, 후반 종료 직전 나카무라 소타가 추가골을 기록하며 6대1로 마무리됐다. 홍콩은 후반 14분 코너킥 상황에서 만회골을 터뜨리며 자존심을 조금이나마 지켰다.

A대표 데뷔전서 4골 터뜨린 서른살 저메인, 일본축구 95년 만의 진기록 / 유튜브 '쿠팡플레이 스포츠'
A대표 데뷔전서 4골 터뜨린 서른살 저메인, 일본축구 95년 만의 진기록 / 유튜브 '쿠팡플레이 스포츠'

홍콩 대표팀 선수들은 일본의 전력 차이를 실감하며 경기 후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국가대표 수비수 라파엘 마르키스는 "(일본의) 주전들이 모두 나선 건 아니지만, 세계 15위권 팀을 상대로 하는 경기가 쉽지 않을 거란 건 알고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막상 상대해보니 경기 초반부터 우리가 원하는 플레이가 전혀 나오지 않았고, 많은 골을 내줄 수밖에 없겠다는 예감이 들었다"며 일본의 강력한 압박과 속도에 완전히 밀렸음을 인정했다.

특히 그는 저메인의 활약에 대해 "13번 선수는 믿기 어려울 만큼 대단했다. 데뷔전에서 4골이라니, 정말 믿기지 않을 정도"라고 혀를 내둘렀다. 실제로 저메인은 일본 축구 A대표팀 역사상 95년 만에 A매치 데뷔전에서 4골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마지막으로 A매치 데뷔전에서 4골을 넣은 이는 1930년 필리핀전의 와카바야시 다케오였다. 저메인은 30세 80일의 나이로 데뷔골을 넣은 최고령 선수라는 기록도 세웠다.

일본의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 역시 "저메인의 J리그 경기력을 지켜보며 더 많은 득점이 가능한 선수라 판단했다"며, "오늘 경기는 그의 기량이 폭발한 사례였다. 득점뿐 아니라 수비 가담 등 팀에 큰 기여를 했다"고 극찬했다.

홍콩 애슐리 웨스트우드 감독이 지난 6일 오후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남자부 공식 기자회견에서 기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홍콩 애슐리 웨스트우드 감독이 지난 6일 오후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남자부 공식 기자회견에서 기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홍콩을 이끄는 애슐리 웨스트우드 감독도 고개를 숙였다. 그는 "결과가 모든 걸 말해준다. 일본은 매우 좋은 팀이고, 경기 방식과 스타일 모두 인상적이었다. 어린 선수들로 구성돼 있었음에도 기량은 최고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홍콩 축구의 현재를 되돌아보며, "우리는 아직 발전 단계에 있다. 내가 부임한 지 10개월이 지났고, 홍콩은 현재 FIFA 랭킹 159위다. 다행히 23세 이하 리그가 좋은 성과를 내고 있으며, 유소년 수준도 점점 향상되고 있다. 다만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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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패배로 홍콩은 조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앞선 경기에서 한국은 중국을 3-0으로 꺾었고, 홍콩은 그 중국보다도 더 큰 점수 차로 일본에 패했다. 이제 홍콩은 오는 11일 오후 8시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한국과 2차전을 치르며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도 참가국 중 가장 낮은 153위인 홍콩은 객관적인 전력 차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상대로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총력전에 나설 전망이다. 한국 입장에서는 홍콩을 꺾고 2연승을 거둔 뒤, 15일 열리는 일본과의 최종전에서 우승을 향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동경이 지난 7일 오후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남자부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 뉴스1
이동경이 지난 7일 오후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남자부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 뉴스1

한편, 한국은 앞서 7일 열린 첫 경기에서 K리거들의 활약을 앞세워 중국을 상대로 3대0 완승을 거뒀다. 이동경(김천 상무), 주민규(대전 하나시티즌), 김주성(FC서울)이 골을 터뜨리며 경기 내내 주도권을 쥐었다. 홍명보 감독의 유기적인 전술과 선수들의 날카로운 움직임이 돋보인 경기였다.

이번 동아시안컵은 A매치 주간이 아닌 기간에 열려 유럽파 주전들이 빠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국 대표팀은 전력 평가와 세대 교체의 장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일본은 유망주들과 기존 자원들이 조화를 이루며 이미 큰 인상을 남겼고, 한국 역시 K리그 중심의 전력으로 안정적인 조직력을 보여주고 있다.

대한민국 홍명보 감독(왼쪽)과 일본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지난 6일 오후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남자부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 뉴스1
대한민국 홍명보 감독(왼쪽)과 일본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지난 6일 오후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남자부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 뉴스1

결국 일본에 1-6으로 대참사를 당한 홍콩은 이번 대회를 통해 아시아 톱티어 국가들과의 격차를 실감하게 됐고, 한국과 일본은 여전한 강세를 유지하며 동아시아 양강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다. 특히 15일 예정된 한국과 일본의 ‘한일전’은 이번 대회의 하이라이트가 될 전망이다. 양국의 자존심이 걸린 이 맞대결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축구팬들의 관심이 뜨겁게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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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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