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한국, 군사 비용 너무 적게 내고 있다”

2025-07-0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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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동맹국 방위비 압박 전략, 속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방위비 분담 문제를 다시 꺼냈다.

지난 8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회의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부유한 나라"라고 지칭하며 "한국은 자국의 방위를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주한미군 주둔비용을 한국이 충분히 내고 있지 않다는 발언을 덧붙이며, 동맹국에 대한 방위비 부담 증액 요구를 재차 강조했다.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 / Joey Sussman-shutterstock.com, 뉴스1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 / Joey Sussman-shutterstock.com, 뉴스1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의 대외 무역과 안보 관련 입장을 언급하면서 "거의 모든 나라가 미국에 관세를 부과해왔다"며 "미국은 수십 년 동안 모든 국가와의 무역에서 적자를 기록해왔고, 나쁜 협정을 맺어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한국을 재건했다. 그리고 거기에 미군이 머물러 있다. 그러나 그들은 군사비, 즉 주둔비로 매우 적은 금액만을 지불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들(한국)로부터 수십억 달러를 받도록 만들었고, 바이든 대통령이 들어서면서 그 합의를 취소했다"고도 주장했다.

지난 5월 22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보훈단지에서 열린 한미 합동 현충일 추모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미군참전비에 헌화를 하고 있다. 한미동맹재단과 주한미군전우회는 2021년부터 매년 미국 현충일, 5월 마지막 주 월요일부터 대한민국 현충일,6월 6일까지를 '한미동맹 추모주간'으로 지정하고 영웅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감사의 뜻을 전하는 추모 행사를 개최해 오고 있다. / 뉴스1
지난 5월 22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보훈단지에서 열린 한미 합동 현충일 추모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미군참전비에 헌화를 하고 있다. 한미동맹재단과 주한미군전우회는 2021년부터 매년 미국 현충일, 5월 마지막 주 월요일부터 대한민국 현충일,6월 6일까지를 '한미동맹 추모주간'으로 지정하고 영웅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감사의 뜻을 전하는 추모 행사를 개최해 오고 있다. / 뉴스1

이는 자신의 집권 1기 때인 2019년에 진행됐던 11차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협정(SMA) 협상이 오랜 교착 상태에 있다가 바이든 전 대통령 집권 직후인 2021년 3월 타결된 것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한국에 '우리는 당신은 1년에 100억 달러(약 13조 7000억 원)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며 "그들(한국)은 난리가 났지만, 30억 달러(인상)에 동의했다. 따라서 나는 전화 한 통으로 30억 달러를 벌었고, 만족했다"고 소개했다.

또 "나는 (한국에) '그러나 다음 해(2020년)에는 (다시) 협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부정선거(2020년 미 대선)가 있었고 우리는 다시 협상하지 못했다"며 "아마도 그들은 바이든에게 '트럼프가 우리를 끔찍하게 대했고 우리는 아무것도 내면 안 된다'고 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바이든)는 그걸 아무것도 없는 것으로 깎아줬다"고 주장했다.

'한미 친선 주간'을 맞아 지난달 10일 오전 대구 남구 캠프워커에서 열린 체육대회에 참가한 카투사 장병과 미군이 배구 경기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주한미군 제19지원사령부에 따르면 이 행사는 스포츠와 다양한 문화 교류를 통해 한미 장병의 전우애와 친목을 다지기 위해 지난 1978년 처음 시작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 뉴스1
'한미 친선 주간'을 맞아 지난달 10일 오전 대구 남구 캠프워커에서 열린 체육대회에 참가한 카투사 장병과 미군이 배구 경기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주한미군 제19지원사령부에 따르면 이 행사는 스포츠와 다양한 문화 교류를 통해 한미 장병의 전우애와 친목을 다지기 위해 지난 1978년 처음 시작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 뉴스1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는 달리, 당시 방위비 협상 과정에서 미국 측이 한국에 요구한 분담금 증액 규모는 100억 달러가 아닌 50억 달러 수준이었다.

이는 2019년 기준 한국이 부담한 분담금(1조 389억 원)의 약 5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상당한 인상 요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같은 요구는 협상의 장기 교착으로 이어졌고, 실제 협정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인 2021년 3월 타결됐다.

당시 양국은 한국의 분담금을 기존 대비 약 13.9% 인상하는 선에서 합의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주한미군 규모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4만 5000명이 주둔 중"이라고 말했으나 실제로는 약 2만 8000명 수준이다. 국방부 자료와 한국 국회 국방위원회 보고서 등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주한미군 규모는 큰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다.

그는 또 독일에 배치된 미군 규모에 대해서도 "4만 5000명에서 실제로는 5만 2000명에 달한다"고 언급하면서 "이는 그들(독일)에게는 도시 하나가 생긴 것이나 다름없다. 경제적으로 큰 이익이며, 미국은 손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매우 친절하게 대화하고 있고, 그들과 이 문제를 논의 중이다. 매우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의 말미 "우리는 많은 성공한 국가의 군대에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며 "한국은 많은 돈을 벌고 있고, 매우 잘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의 방위를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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