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카메라 포착...지리산 돌틈서 등장해 난리 난 12cm ‘멸종위기 동물’

2025-07-1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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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지리산서 촬영된 멸종위기 '이 동물'
50~150g 세계에서 가장 작은 육식 포유류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이 8년 만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무산쇠족제비를 영상으로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그동안 자취를 감췄던 이 희귀 동물은 지난 6월 26일, 지리산국립공원 순찰 도중 바위 틈 사이에서 얼굴을 내민 모습이 포착되며 세상에 다시 존재를 알렸다.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국립공원공단 사진 참조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국립공원공단 사진 참조

무산쇠족제비는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가장 작은 육식 포유류로, 성체의 몸길이는 약 12~16cm, 체중은 고작 50~150g에 불과하다. 몸집은 작지만 굉장히 민첩해 촬영이 어려운 종으로 알려져 있으며, 실제 직접 카메라에 포착된 것은 2017년 이후 처음이다.

2017년 7월 1일, 지리산에서 직원 순찰 중 성체 1마리가 우연히 카메라에 잡힌 것을 마지막으로 공식적인 촬영 사례는 없었다. 이후 무인센서카메라에 희미하게 포착된 적은 있지만, 생생한 장면이 담긴 영상 확보는 이번이 8년 만이다. 촬영은 순찰 중이던 국립공원공단 직원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영상에는 바위 틈 사이로 경계심 많은 무산쇠족제비가 조심스럽게 얼굴을 내미는 장면이 담겼다.

무산쇠족제비는 과거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관찰됐지만, 현재는 제주도와 울릉도를 제외한 극히 일부 국립공원에서만 생존이 확인되고 있다. 국립공원공단은 설악산, 오대산, 소백산, 덕유산, 지리산 등 10개 국립공원에 소수 개체가 극소수로 분포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지리산국립공원에서 촬영된 무산쇠족제비 / 연합뉴스, 국립공원공단 제공
지난달 26일 지리산국립공원에서 촬영된 무산쇠족제비 / 연합뉴스, 국립공원공단 제공

생존이 어려운 이유는 다양하다. 평균 수명이 1년 남짓으로 매우 짧고, 서식지 파괴와 기후 변화, 먹이원의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생태적 특성상 연간 2~3회 번식이 가능해 짧은 수명에도 불구하고 개체군 유지 가능성은 존재한다.

탄생 시 체중은 1.1~1.7g에 불과하고, 보통 4~6마리를 낳는다. 약 50일이 지나면 생쥐를 사냥할 정도로 성장하며, 3개월 만에 성체 크기에 도달하고 암컷은 번식이 가능해진다. 말 그대로 봄에 태어나 여름에 새끼를 낳는 고속 생장 주기를 갖고 있는 셈이다.

지난달 26일 지리산국립공원에서 촬영된 무산쇠족제비 / 국립공원공단 제공
지난달 26일 지리산국립공원에서 촬영된 무산쇠족제비 / 국립공원공단 제공

무산쇠족제비는 쥐·땃쥐 등 소형 설치류를 주로 사냥하는 육식성 동물로, 영역 내 굴과 바위 틈을 끊임없이 돌아다니며 먹이와 포식자를 탐지한다. 크기는 작지만 사냥 능력은 매우 뛰어나, 경우에 따라 다람쥐, 두더지, 심지어 어린 토끼나 소형 조류까지 공격할 수 있다. 하루에 20~30g의 먹이를 섭취하는데, 이로 인해 쥐약(살서제)에 매우 민감해 와파린 성분이 극히 치명적이다.

외형은 길쭉한 몸통에 짧고 둥근 귀가 특징이며, 서식지는 주로 돌 틈, 굴, 나무 둥치 등 은신이 가능한 구조물이다. 이처럼 작지만 민첩한 포식자는 생태계 내에서 설치류 개체 수를 조절해 균형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유튜브, 국립공원TV

이번 발견은 단순한 희귀 동물 발견을 넘어, 지리산을 포함한 국립공원의 자연 생태계가 여전히 건강하게 보전되고 있음을 입증하는 사례로 평가된다. 주대영 국립공원공단 이사장은 “무산쇠족제비의 생존 확인은 국립공원 생태계의 건강성과 공단의 생태보전 노력의 결실”이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보호 정책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 멸종위기 야생생물, 이렇게 지켜야 한다

① 야생동물은 가까이하지 말아야 한다

멸종위기 야생동물을 발견했을 때는 절대 가까이 다가가거나 만져서는 안 된다. 사람의 접근이나 체취는 동물에게 큰 스트레스를 주고, 포식자에게 노출되는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플래시를 터뜨리며 사진을 찍는 것도 피해야 하며, 조용히 거리를 두고 관찰만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돌 틈 사이로 빼꼼 나타난 무산쇠족제비 / 유튜브 '국립공원TV'
돌 틈 사이로 빼꼼 나타난 무산쇠족제비 / 유튜브 '국립공원TV'

② 서식지를 훼손하지 않아야 한다

야영이나 등산 도중 바위 틈, 나무 둥치, 습지 등을 무심코 훼손하거나 쓰레기를 버리는 행동은 멸종위기종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 이들은 대부분 극도로 제한된 서식지에 의존하므로, ‘건드리지 않고 그대로 두는 것’이 가장 확실한 보호 방법이다.

③ 발견 사실은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

멸종위기 야생동물을 목격하거나 촬영했다면, 이를 국립공원공단이나 환경부 등에 즉시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위치와 사진 등 정보를 공유하면 개체 수 파악과 보호 정책 수립에 도움이 된다. 사소한 제보 하나가 생태계 보전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무산쇠족제비 /    유튜브 '국립공원TV'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무산쇠족제비 / 유튜브 '국립공원TV'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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