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토종 물고기인데…생태계 교란종 잡기 위해 8만4000마리 떼로 풀린 ‘이것’
2025-07-10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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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어종으로 되찾는 우리 강의 건강
강원도 양구군이 대표적인 토종 어종이자 생태계 수호자로 불리는 ‘쏘가리’ 치어 8만4000마리를 소양호와 파로호에 대규모 방류한다.
이날 진행되는 방류사업은 총사업비 1억 원을 들여 치어 한 마리당 3cm 이상 자란 우량 개체를 선별해 진행된다. 소양호와 파로호에는 각각 4만2,000마리씩 나눠 투입될 예정이며, 방류 대상 개체는 이미 전염병 검사까지 완료된 건강한 종자다. 수온, 수질 등 자연환경 적응력도 높아 자원 회복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쏘가리는 농어목 꺽지과에 속하는 민물고기로, 우리나라 토종 어류 가운데 생태적 기능이 가장 강한 종 중 하나다. 몸길이 약 20cm 내외로, 옆으로 납작하고 긴 체형을 가졌으며, 황갈색 몸에 검은 얼룩무늬가 흩어져 있다. 물살이 빠르고 바위가 많은 강의 중류 지역을 선호하며, 다른 어류를 잡아먹는 포식성 어종이다. 주로 바위 틈에 몸을 숨긴 채 먹잇감을 노리며, 5월 하순부터 7월 초 사이 야간에 자갈밭에서 산란을 한다.

쏘가리는 단순한 자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배스, 블루길처럼 생태계 교란을 일으키는 외래 어종을 포식함으로써, 국내 담수 생태계의 균형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위적 퇴치가 어려운 외래종을 자연스럽게 제어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토착 어종이기 때문이다. 이번 방류는 생물 다양성 회복과 동시에 향토 어종 보존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전략적 선택이다.
양구군은 2011년부터 내수면 자원 복원 사업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최근 5년 동안만 660만 마리에 달하는 치어 및 치패를 방류했으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3000만 원 늘어난 3억30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방류사업을 확대 중이다. 이미 지난 5월에는 대농갱이 5만 마리, 이달 초에는 뱀장어 4만 마리를 같은 호수에 방류했으며, 오는 11월까지 메기, 동자개, 다슬기 등 향토 어종도 추가로 방류할 계획이다.
군은 이 같은 방류사업을 통해 수산자원의 자급률을 높이는 동시에, 사라져가는 토종 어종의 생존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단기간의 어획량 증대가 아닌 장기적 생태 복원과 어업 기반 안정이라는 두 축에서 접근하고 있다. 쏘가리 방류는 자연에 던진 희망의 씨앗이다. 외래종으로 인해 붕괴된 먹이사슬을 복원하고, 수생 생태계의 다양성과 균형을 되찾으려는 시도다. 동시에 지역 어민들에게는 지속 가능한 어업 환경을 제공하는 기반이 되기도 한다.
양구군은 앞으로도 쏘가리를 포함한 다양한 토종 어종에 대한 보호와 복원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단순한 방류를 넘어서 수산자원의 중요성과 생태계 보전 가치를 지역 사회에 확산시키겠다는 계획도 병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