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땅 팔지 마라”…권오을, 경북도청 이전 정보로 투기 유도 의혹
2025-07-10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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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개입 원칙’ 무색한 과거 발언 논란

권오을(68) 국가보훈부장관 후보자가 과거 경북 안동 국회의원 시절 지역 의정 보고회에서 "절대 땅 팔지 말라"며 경북도청 이전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시사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정확한 이전 계획이 확정·발표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 발언인 만큼 내부 정보 유출은 물론 투기 유도, 이해충돌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디지털타임스 보도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권 후보자는 2011년 낸 자서전 ‘꺼벙이의 꿈’에서 경북도청의 안동 이전 추진 당시 상황을 회고하며 자신이 일정 부분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자서전 내용을 보면 권 후보자는 국회의원 12년 동안 경북도청 이전을 주도했고 앞선 도의원 시절에는 경북도청 이전 특별위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어느 정치인보다 도청 이전에 대해 잘 알고 많은 노력을 했다고 자부한다”고 적었다.
문제는 당시 경북도청 이전과 관련해 ‘국회의원 불개입 원칙’이 있었지만 권 후보자는 우회적으로 자신의 성과를 알리기 위해 “절대 땅 팔지 말라”고 공개적인 자리에서 수 차례 언급했다는 점이다.
권 후보자는 “당시에는 경북도청 이전과 관련해 각 지역 의원들을 대상으로 ‘불개입’ 약속이 있었다”며 “소모적인 경쟁을 막기 위함이었고 올바른 조치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한 일도 적극적으로 홍보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국회의원 불개입 원칙에 따라 하나하나 설명할 수는 없었지만 내가 나서서 잘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의미에서 의정 보고회 때마다 ‘절대 땅 팔지 말라’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며 “그만큼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고 하늘이 알고 땅이 안다”고 했다.
사실상 행정기관 이전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시사한 것으로 내부 정보를 활용한 투기 유도, 이해충돌 및 공직자 윤리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수 소장파인 권 전 의원은 경북 안동 출신으로 제15·16·17대 국회의원을 지내며, 한나라당 사무총장과 바른정당 대변인 등을 역임했다.
지난 4월 대선 과정에서는 “이재명은 실용정치와 국민통합을 이끌 적임자라고 확신한다”며 이재명 캠프에 합류한 뒤 민주당 중앙선대위 국민대통합위원장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김재섭 의원은 “지역 개발과 부동산 가치 상승에 대한‘내부 정보를 기반으로 지역구민에게 자산 투기를 암묵적으로 조장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국회의원으로서 대단히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러한 후보자의 행태는 고위공직자의 자격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며 장관으로 임명될 경우 보훈병원 설립 등 개발사업 관련 정보가 특정인이나 특정 집단에 유출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