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베리와 정말 닮았는데... 알고 보니 효능이 훨씬 뛰어난 '한국 토종 과일'

2025-07-10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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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가치 인정받으며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는 한국 토종 베리

블루베리는 항산화 물질인 안토시아닌이 풍부해 노화 방지, 시력 개선, 심혈관 질환 예방 등에 효과적인 ‘슈퍼 푸드’다. 그런데 블루베리보다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토종 베리가 있다. 정금나무 열매. 진한 보라색의 정금나무 열매는 북미산 블루베리보다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눈 건강, 혈액 순환, 피로 회복에 탁월한 효능을 자랑한다. 예로부터 산행길의 간식으로, 혹은 술과 효소로 사랑받아온 이 토종 자원이 과학적 가치를 인정받으며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정금나무 열매 / 국립생물자원관
정금나무 열매 / 국립생물자원관

블루베리 / 픽사베이
블루베리 / 픽사베이

정금나무는 진달래과 산앵도나무속에 속하는 낙엽 활엽 관목이다. 높이 2~3m 정도로 자란다. 충청도 이남, 특히 서해안과 남부 지역, 제주도에서 자생한다.

5~7월에 연한 붉은빛의 황갈색 종 모양 꽃이 아래로 처져 피고, 9~10월에는 지름 4~5mm의 검은 열매가 익는다. 흰 가루로 덮여 있어 블루베리와 비슷한 모양과 맛을 낸다. 달고 약간 시다.

생으로 먹거나 잼, 주스로 가공할 수도 있는 정금나무 열매는 영양 측면에서 슈퍼푸드인 블루베리를 능가한다.일본 농업대학 연구에 따르면, 정금나무 열매는 안토시아닌 외에도 비타민C, 미네랄, 구연산, 린고산, 펙틴을 함유해 눈 피로 회복과 혈액 정화에 효과적이다. 특히 안토시아닌 함량이 블루베리보다 1.9~6배 높아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다.

정금나무 열매 / 국립생물자원관
정금나무 열매 / 국립생물자원관

안토시아닌은 눈의 피로와 시력 저하를 개선하며, 동맥경화, 심근경색, 뇌혈관 장애 예방에 도움을 준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공군 조종사들이 블루베리를 먹어 시력을 향상시켰다는 이야기가 유명하다.

사과산, 구연산, 카로티노이드 등 정금나무 열매에 함유된 유익 성분은 피로회복과 강장 효과를 제공한다.

최근 연구에서는 항당뇨와 항암 효과도 주목받고 있다. 정금나무 잎에서도 비만과 당뇨병 예방 물질이 발견돼 건강기능식품 소재로 가능성을 보인다.

정금나무 열매 / 국립생물자원관
정금나무 열매 / 국립생물자원관

한방에서는 열매가 방부, 수렴, 이뇨 작용이 있어 방광염이나 임질 치료에 사용됐으며, 전통적으로 열매를 설탕에 재워 효소나 술로 담갔다. 정금 꿀은 꽃에서 채취해 꿀차나 요리에 활용되며, 정금주는 피로 회복과 강장 효과로 부부금슬에도 좋다는 속설이 전해진다.

환경부는 정금나무의 생물학적 가치를 인정해 국외반출승인대상종으로 지정해 엄격히 보호하고 있다. 정금나무가 국내 생물다양성 보전과 바이오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정금나무의 산업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9년 정금나무 엽록체 DNA 유전자 지도를 세계 최초로 해독해 133개 유전자와 17만 3,245bp 길이를 밝혔다. 또한 조직배양묘 기술을 개발해 정금나무 묘목의 대량생산 효율을 8.5배 높였다. 종자 발아율이 10% 이하이고 삽목 효율이 낮아 상용화가 어려웠던 문제를 해결한 이 기술은 정아를 활용해 줄기와 뿌리 생성을 유도한다. 이를 통해 건강기능식품과 같은 산업적 활용 가능성을 열었다.

정금나무 열매 / 국립생물자원관
정금나무 열매 / 국립생물자원관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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