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모르고 계속 리필했는데…승무원들이 비행기에서 절대 안 먹는다는 음식
2025-07-12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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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매체가 전·현직 승무원들 인용해 전한 소식
전·현직 항공사 승무원들이 비행기에서 커피나 차를 마시지 말라고 경고했다. 기내 물탱크 위생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미국 라이프스타일 잡지 '서던 리빙(Southern living)'은 다양한 미국 항공사의 승무원 인터뷰를 공개하며 이들이 "기내 커피와 차는 절대 마시지 말라"라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커피나 차 등 기내 음료가 사용되는 물은 항공기에 설치된 물탱크에서 나오는데 위생 상태가 보장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매체에 따르면 A 씨는 "비행기 유지보수 중에 물탱크 내부를 본 적이 있다"라며 "그 이후로는 무조건 병에 든 생수와 탄산음료만 마신다"라고 주장했다. B 씨도 "나는 기내에서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라며 "기내 온수는 염소(소독제) 냄새가 나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항공사 승무원 C 씨 역시 "병이나 캔 등에 담긴 음료를 마실 것을 권한다"라고 했다.
미국 승무원들에게서 이러한 주장이 나오는 까닭은 실제로 공식 기관의 조사를 통해 밝혀진 수질 결과 때문이다. 미국 환경보호청(EPA)가 항공기 급수 시스템에 대해 여러 차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항공기 8대 중 1대는 수질 기준을 통과하지 못했다.
미국 현행법상 항공사는 매년 최소 4차례 이상 물탱크를 소독하고 세척해야 한다. 하지만 뉴욕시 식품정책센터가 2019년 발표한 '항공기 식수 실태조사'에서는 미국 주요 항공사를 포함한 15곳이 기내 식수 안전 점수에서 5점 만점에 2점 이하라는 낮은 점수를 받은 바 있다.
사실 미국 비행기에서 제공하는 음식 위생 상태에 대한 지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미국 델타항공 조종사 폴 야노비츠는 비행기에서 제공하는 커피 등 음료 섭취에 조심하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비행기에서 먹지 말아야 할 음식으로 커피, 술, 탄산음료, 매운 음식, 튀긴 음식 등을 꼽았다.
단순히 식수 위생 문제만이 이유는 아니다. 기내에서 카페인을 섭취할 경우 탈수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야노비츠는 탄산음료 역시 가스를 생성해 복부 팽만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로 마시지 말 것을 경고했다.
물론 이 같은 우려가 과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델타항공에서 35년간 근무했다는 승무원 D 씨는 "물탱크에 대한 소문은 끊이지 않았지만 커피를 마시고 문제가 생긴 동료는 한 번도 못 봤다"라고 주장했다. 승무원이자 항공 안전 전문가인 리처드 울프 씨도 "(위험 대비) 확률의 문제"라며 "차나 커피를 자주 마셔도 괜찮은 사람들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위험을 줄이는 쪽을 선호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