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MZ 사로잡은 의외의 조합…한류에서 세계로 번지고 있다는 음식

매운맛과 단맛이 어우러진 음식, 일명 ‘스와이시(Swicy)’가 전 세계 20~30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스와이시는 ‘스위트(sweet)’와 ‘스파이시(spicy)’의 합성어로, 이국적인 맛을 즐기려는 젊은 세대의 취향과 맞물리며 글로벌 식문화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에서는 이미 떡볶이나 양념치킨처럼 매운맛과 단맛을 결합한 음식이 보편화돼 있었기 때문에, 최근 외식업계에서도 이를 반영한 신메뉴 출시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스와이시 식문화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외식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미국 CNN은 스와이시를 주목해야 할 음식 트렌드 중 하나로 소개했고, 구독자 1930만 명을 보유한 미국 유튜브 채널 ‘굿 미시컬 모닝(Good Mythical Morning)’은 2025년 주목할 외식 트렌드로 해당 스타일의 음식을 조명했다. 이처럼 스와이시라는 용어 자체는 비교적 새로운 개념이지만, 그 조합은 다양한 국가에서 이미 익숙한 맛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미국에서 인기를 끈 ‘핫 허니(hot honey)’다. 꿀에 고추를 더한 매콤달콤한 소스로, 미국인 마이크 커츠가 개발한 이 제품은 2019년 아마존 핫소스 부문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고, 지난해에는 약 4000만 달러(한화 약 550억 원)의 연매출을 기록했다. 틱톡에서도 관련 콘텐츠가 3만5000건 이상 업로드되는 등 SNS를 중심으로 한 화제성도 높다. 스타벅스 미국 본사 역시 지난해 스파이시한 풍미를 더한 레모네이드 음료를 출시하며 이 흐름에 동참했다.

스와이시에 대한 관심은 미국 외 국가들에서도 높아지고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중국에서 ‘푸팟퐁커리 불닭볶음면’을 한정 판매했는데, 출시 직후 준비된 물량이 조기 품절되며 인기를 입증했다. 매운 불닭소스에 코코넛 기반의 커리 맛이 더해지면서 자극적인 맛이 부드럽게 조화된 점이 현지 소비자 반응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스와이시 트렌드의 확산을, 팬데믹 이후 다양한 국가의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롯된 현상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한류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면서 한국 음식 자체에 대한 호기심도 커졌고, 고추장 삼겹살이나 양념치킨처럼 ‘단맛+매운맛’이 조화를 이루는 음식이 새로운 맛의 조합으로 받아들여졌다는 분석이 이어진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국내 외식 브랜드들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피자 전문 브랜드 피자몰은 여름 뷔페 신메뉴로 ‘플레이 더 피자 팩토리’를 출시했다. 이탈리아 전통 피자 디아볼라에 한국 불닭소스를 결합한 ‘불닭디아볼라’를 중심으로, 달콤한 풍미가 강조된 메뉴들을 함께 선보였다. 피자몰에 따르면 해당 신메뉴가 출시된 주말(6월 14~15일) 동안 뷔페 매출이 전주 대비 약 13% 증가했다. 업체 측은 여름철에도 강한 맛을 선호하는 고객들의 성향이 반영된 결과라고 밝혔다.

햄버거 시장에서도 스와이시 콘셉트의 제품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롯데리아는 최근 불고기의 단맛에 김치의 매운맛을 더한 ‘김치불고기버거’를 정식 출시했다. 앞서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팝업스토어에서 해당 제품을 선보였고, 2주간 약 2만 명이 방문하며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도넛 브랜드 던킨도 ‘멕시칸 치폴레 치킨버거’를 선보였는데, 멕시칸 요리에 자주 사용되는 치폴레 소스를 활용해 매콤하면서도 단맛이 살아 있는 메뉴 구성을 시도했다.

업계에서는 스와이시 트렌드가 소비자의 감각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본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단맛과 매운맛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메뉴가 특히 젊은 세대에게 어필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의 메뉴 개발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