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40%나 값 오른 한국인 국민 횟감... 그런데 여기에서 또 오를 판
2025-07-1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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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온에 특히 취약한 이 어종... 어민들 초비상
기후변화로 인해 '국민 횟감' 광어와 우럭의 가격이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고수온으로 대규모 폐사가 발생한 데 이어 올해는 폭염이 더 일찍 찾아오면서 양식 어종의 수급 불안이 커지고 있다. 짧은 장마 뒤에 여름철 폭염이 곧바로 시작되며 지난해보다 보름 이른 지난 9일 고수온 위기경보 '경계' 단계가 발령됐다. 서·남해 내만과 일부 연안, 제주 연안 수온이 28도 안팎에 도달해 고수온 주의보가 발표된 상황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광어 도매가격은 전년 동기와 견줘 14.0% 올랐다. 우럭 상황은 보다 심각하다. 같은 기간 41.8% 상승했다. 우럭 도매가격은 ㎏당 1만6125원, 광어는 1만9300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최근 5년 평균과 비교해도 크게 오른 수치다. 이달 우럭 도매가격은 1만5500원으로 전달보다 하락했지만, 다음 달에는 휴가철 수요 증가로 1만6500원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이달과 다음 달 우럭 도매가격 상승률은 작년 동기 대비 각각 17.0%와 19.5%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광어는 이달 도매가격이 1만9000원으로 작년보다 15.0% 높고, 다음 달에는 1만9200원으로 12.9%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고수온 특보는 2017년 특보 발령제 실시 이래 최장인 71일 동안 이어졌다. 이로 인한 양식업 피해액은 1430억원이다. 2012년 집계 시작 이후 최대 규모다. 우럭 피해액은 583억원, 광어는 99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년생 어종인 우럭의 경우 지난해 대량 폐사로 인해 올해 양식 물량이 줄 것으로 보인다. 이달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6.7% 감소한 1150t으로 추정된다.
경남 남해군 미조항 양식장의 경우 양식장 밀도를 낮추고 사료 급여를 줄이는 등 고수온 예방 조치를 취하고 있다. 지난해 수심 17m까지 고수온이 확장된 점을 고려하면 외해로의 양식장 이전도 폐사 위험을 완전히 막기 어려울 수 있다.
광어는 주로 육상 수조에서 양식하며, 제주에서는 연안 지하 해수를 활용해 적정 수온을 유지한다. 반면 우럭은 경남, 전남 등지의 해상 가두리에서 양식돼 수온 상승에 더 취약하다. 해양수산부는 고수온 비상대책반을 운영하며 액화산소 공급장치와 차광막 등 대응 장비를 보급하고, 2차 추가경정예산으로 20억원을 확보해 장비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양식 수산물 조기 출하를 유도하고 긴급 방류 절차를 간소화해 용존산소 필요량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우럭과 광어 외에도 고등어와 오징어 같은 대중성 어종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고등어(신선냉장)는 지난 11일 평균 소비자가격이 한 마리에 4778원으로 지난해(3669원)보다 30.2% 비싸고, 오징어(원양 냉동)는 4787원으로 13% 올랐다. 경남 굴 양식장도 고수온으로 인한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굴은 수온 30도에서 2주 정도 견디지만, 지난해에는 고수온으로 인한 폐사가 처음 발생했다. 산란기가 길어지며 에너지 소비와 스트레스가 증가한 탓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삼배체 굴 양식이 제안되고 있으며, 이는 생식하지 않아 에너지 소비가 적고 표층 케이스에서 키워 산소 공급이 원활하다. 멍게는 지난해 97% 이상 폐사하며 업계 존폐 위기를 겪었고, 현재 수심 20m 이상 외해로 양식장을 이전하며 고수온에 강한 종자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경남도는 고수온 피해 예방을 위해 62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하고, 고수온주의보에 따른 대책 상황실을 운영 중이다. 통영시도 도산면과 산양읍 일대 가두리양식장을 대상으로 피해 최소화를 위한 행정지도를 이어가고 있다. 아직 양식장 집단 폐사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고수온이 지속되면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어민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