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에서 보던 건데…폭염에 서울 아파트 주변에서 재배됐다는 '열대 과일'

2025-07-14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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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구 아파트 단지 주변에서 열매 맺어

서울 노원구 한복판, 아파트 단지를 배경으로 한 농장에서 열대 과일이 열매를 맺는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바나나 자료사진 / Mazur Travel-shutterstock.com
바나나 자료사진 / Mazur Travel-shutterstock.com

현장에는 동남아시아에서나 볼 법한 바나나 나무가 우뚝 서 있고, 그 가지에는 약 40여 개의 바나나가 주렁주렁 달려 있다. 서울 도심의 노지 환경에서 이뤄진 결과다.

이 나무는 열대 과일 재배를 실험해온 도시 농부가 10여 년 전부터 패션프루트와 바나나를 심으며 시도한 결과로, 특별한 품종 개량 없이 수입산과 동일한 바나나 품종에서 자연스럽게 열매가 열린 것이다.

녹색어울림 오영록 팀장은 “바나나가 자랄지 궁금해 실험 삼아 심었는데 4년 전부터 꽃이 피기 시작했고, 작년부터 열매가 맺히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 바나나 나무는 겨울에는 비닐하우스 안에서 지내다가 올해 4월 말부터는 노지에서 재배됐다. 비닐 덮개나 보호 구조물 없이 땅 위에서 직접 자란 것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올여름 전국적으로 기록적인 더위가 이어진 가운데, 기온 상승이 본격적인 작물 생육 조건에 영향을 준 사례로 꼽힌다. 기존에는 바나나가 한국의 사계절 기후에 적합하지 않아 대부분 필리핀, 베트남, 에콰도르 등지에서 수입해 왔지만, 이처럼 서울에서도 재배가 가능해졌다는 점은 농업 환경의 변화를 예고한다.

레드향, 천혜향 등 일부 아열대 과일에 이어 바나나와 애플망고까지 국내 재배가 확장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앞으로 서울을 포함한 중부 지방에서도 열대작물 재배가 점차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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