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에서 ‘함께 밥 짓는 삶’으로… 요리로 확장되는 장애인 자립
2025-07-15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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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남성 6명, 집밥 요리 통해 자립 역량 강화·사회적 고립 해소
손소리복지관, 수어통역 기반 교육… 일상 회복의 첫걸음 마련

[대전=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대전광역시립손소리복지관이 장애인의 자립과 생활 개선을 목표로 기획한 ‘집밥 요리 교실’이 지난 4개월간 뜨거운 호응 속에 마무리됐다. 복지관은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총 6명의 장애인 남성을 대상으로 요리 교육을 진행하며, 단조로운 식생활과 사회적 고립이라는 현실적 문제를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데 기여했다.
프로그램은 단순히 요리법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참가자들이 스스로 식사를 준비하고, 요리를 통해 자립성과 성취감을 높이도록 설계됐다. 특히 요리 과정에 수어 통역과 시각 자료가 적극 활용돼 참여자들의 이해도를 높이고 의사소통의 장벽을 효과적으로 낮췄다.
참여자들은 총 1회 이상의 공동 모임을 통해 건강 요리를 직접 만들며 식생활 자립 능력을 향상시켰고, 타인과의 협업을 통해 자연스럽게 사회적 관계를 회복해나가는 경험도 병행했다. 프로그램 마지막에는 스스로 요리를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레시피 공유와 도구 활용 교육까지 제공돼 실생활 활용도를 높였다.
현장의 반응도 인상 깊었다. 참가자 A씨는 “80세가 다 되어 처음으로 요리를 배웠는데, 직접 음식을 만들고 나니 내 삶이 새롭게 느껴졌다”며 “요리는 생각보다 어렵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인 B씨는 “요리를 배우는 동안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갔고, 스스로 만든 음식을 먹으며 보람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혜경 사회복지사는 “참여자들의 적극적인 자세와 호응 덕분에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며 “향후 가족생활 지원 등 다양한 형태로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복지관 측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더 많은 장애인이 일상생활에서 자립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남는다. 조리공간이 협소해 프로그램 참여 인원 확대에 제한이 있었고, 조리기구의 안전성과 공간 활용에 대한 보완 필요성도 지적됐다. 복지관은 향후 공간 개선과 도구 확충을 통해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교육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집밥 요리 교실’은 장애인들이 실생활에서 직접 경험하고 변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자립 훈련의 한 예로, 단순한 교육 프로그램을 넘어 일상 회복의 플랫폼이 됐다. 혼자 밥을 먹는 삶에서, 함께 요리를 배우고 나누는 삶으로 전환된 이들의 변화를 통해, 지역 복지의 방향성과 필요성을 다시금 일깨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