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참변 발생... 목걸이 차고 'MRI 검사' 받으면 죽을 수 있는 이유

2025-07-18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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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 목걸이 차고 MRI실 무단 진입했다가 끔찍한 사고

MRI(자기공명영상장치) 검사를 받을 때 액세서리를 착용하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사고가 발생했다.

MRI(자기공명영상장치) / 픽사베이
MRI(자기공명영상장치) / 픽사베이

미국에서 한 남성이 금속 목걸이를 착용한 상태에서 허가 없이 MRI 검사실로 입장했다가 기기로 빨려 들어가 중태에 빠졌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 뉴욕주 롱아일랜드 낫소카운티 경찰국은 전날 오후 61세 남성이 '낫소 오픈 MRI' 검사실에 큰 금속 체인을 차고 들어갔다 이러한 사고를 당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해당 남성의 신원을 밝히지 않은 채 그가 검사실 출입 허가를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사실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곳은 폐쇄형 MRI와 개방형 MRI 기기를 모두 보유하고 있다.

MRI는 가동 시 휠체어가 내던져질 정도로 엄청난 자력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반드시 주변에 금속 물체가 없어야 한다. MRI 장비는 강력한 자기장을 생성하는 초전도 자석을 사용하는데, 이 자기장의 세기는 지구 자기장의 1만5000배에서 10만 배에 달한다. 이러한 강력한 자기장은 철, 니켈, 코발트 등의 강자성 물질을 포함한 모든 금속 물체를 강하게 끌어당긴다.

검사자의 금속 장신구 착용은 금지돼 있으며 철 성분이 함유된 임플란트 시술을 한 경우에도 검사를 받을 수 없다. 목걸이, 귀걸이, 반지, 시계, 벨트 버클, 헤어핀, 브래지어의 와이어 부분 등 모든 금속 액세서리는 MRI 검사 전에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MRI(자기공명영상장치) / 픽사베이
MRI(자기공명영상장치) / 픽사베이

금속 액세서리를 착용한 채 MRI 검사를 받으면 여러 가지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첫째, 금속 물체가 강력한 자기장에 의해 MRI 기기 쪽으로 급속히 끌려가면서 환자나 의료진에게 심각한 외상을 입힐 수 있다. 작은 클립이나 핀 같은 물체도 총알과 같은 속도로 날아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둘째, 금속 액세서리가 환자의 신체에 밀착돼 있을 경우 MRI의 고주파 에너지에 의해 가열돼 화상을 입을 수 있다. 특히 반지나 목걸이 같은 폐쇄형 금속 고리는 전류가 유도돼 심각한 화상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화상은 2도에서 3도 화상까지 발생할 수 있으며, 때로는 수술이 필요한 수준의 손상을 입힐 수 있다.

셋째, 금속 물체가 MRI 영상의 품질을 크게 저하시킨다. 금속 아티팩트(artifact)로 불리는 이 현상은 영상에 검은 부분이나 왜곡된 부분을 만들어 정확한 진단을 방해한다. 이로 인해 재검사가 필요하거나 다른 검사 방법을 사용해야 할 수도 있다.

넷째, 금속 임플란트나 의료기기가 있는 환자의 경우 더욱 심각한 위험이 따른다. 심박조율기, 제세동기, 코클리어 임플란트, 인슐린 펌프 등은 MRI의 강력한 자기장에 의해 오작동하거나 완전히 고장날 수 있다. 이는 환자의 생명을 직접적으로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다섯째, 뇌동맥류 클립, 금속 스텐트, 정형외과 임플란트 등이 있는 환자도 주의가 필요하다. 이러한 금속 물체들이 자기장에 의해 움직이거나 위치가 변경될 경우 주변 조직에 손상을 줄 수 있다.

이러한 위험 때문에 모든 MRI 검사실에서는 엄격한 안전 프로토콜을 운영하고 있다. 환자는 검사 전 금속 물체 보유 여부를 확인하는 설문지를 작성해야 하며, 의료진은 환자의 몸에 금속 물체가 없는지 직접 확인한다. 또한 검사실 입구에는 금속 탐지기를 설치하는 경우도 있다.

MRI 검사 수칙 미준수로 인한 사고는 과거에도 종종 발생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MRI 관련 사고는 매년 수백 건씩 보고되고 있으며, 이 중 상당수가 금속 물체와 관련된 것이다.

2023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한 간호사가 병원 침대와 MRI 기기 사이에 끼어 큰 부상을 입었다. 침대가 검사실 밖으로 나가지 않은 상황에서 MRI 기기가 작동했고 자력으로 인해 침대가 기기 쪽으로 끌려갔기 때문이다.

2018년 인도에서는 한 남성이 산소 탱크를 들고 MRI 검사실에 들어갔다 숨지기도 했다. 이 사고에서 산소 탱크가 강력한 자기장에 의해 MRI 기기 쪽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환자에게 치명적인 외상을 입혔다.

2001년 미국 뉴욕에서는 6세 남자아이가 MRI 검사를 받던 중 산소 탱크가 날아와 머리에 맞아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는 MRI 안전 규정을 더욱 엄격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또한 2014년 미국에서는 한 환자가 MRI 검사 중 금속 산소 탱크가 기기로 빨려 들어가면서 발생한 폭발로 부상을 입었다. 이러한 사고들은 MRI 검사실 내 금속 물체 관리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의료 전문가들은 MRI 검사의 안전성을 위해 환자와 의료진 모두가 안전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환자는 검사 전 금속 물체 보유 여부를 정확히 신고해야 하며, 의료진은 환자 스크리닝 과정을 빠짐없이 수행해야 한다.

MRI 검사실은 일반적으로 4개의 안전 구역으로 나뉘어 관리된다. 1구역은 일반 대중이 접근할 수 있는 구역이고, 2구역은 MRI 검사를 받을 환자들이 대기하는 구역이다. 3구역은 MRI 검사실 직원만 출입할 수 있는 구역이며, 4구역은 MRI 기기가 있는 검사실 자체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것처럼 허가 없이 검사실에 진입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위다.

현재 해당 남성의 구체적인 상태나 치료 경과에 대한 추가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낫소카운티 경찰은 이 사건에 대해 계속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MRI(자기공명영상장치) / 픽사베이
MRI(자기공명영상장치) / 픽사베이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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