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화도 가능…불법포획 심해 국제 멸종위기종 된 동물, 김포서 발견
2025-07-19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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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자유롭게 대화해 애완용으로 인기 끌었던 새
경기도 김포시가 국제 멸종위기종 보호에 처음으로 나서며 생태 보전에 힘을 쏟고 있다.

김포시는 최근 국제적으로 보호 대상인 '그린칙코뉴어'(Green-cheeked Conure) 앵무새를 구조한 뒤 국립생태원으로 안전하게 이송해 전문 기관에서 체계적인 보호가 이뤄지도록 조처했다.
김포시가 멸종위기종 앵무새 구조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포시 축산과 동물위생팀은 그동안 유기 및 유실 동물 구조 업무에 주력해 왔으나 이번 구조 활동을 계기로 멸종위기종에 관한 대응 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그린칙코뉴어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 거래를 규제하는 CITES 협약의 대상 종이다. CITES는 각국이 멸종 위협을 받는 생물의 국제 거래를 제한하거나 금지할 수 있도록 협력하는 국제 협약으로, 우리나라도 환경부 고시에 따라 CITES 대상 생물을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멸종위기 야생 생물은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1급과 2급으로 나눠 관리된다.
이재준 김포시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시민의 빠른 제보와 신속한 현장 대응 덕분에 무사히 구조가 이뤄졌다"라며 "앞으로도 멸종위기 야생동물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기 동물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물종에 대한 관심과 보호 활동을 지속해 나가겠다"라고 덧붙였다.
김포시는 이번 사례를 통해 야생동물 보호 정책 전반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임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립생태원 등 전문기관과 협력을 강화하고 현장 대응 능력을 끌어올려 생태 보전 활동을 더욱 체계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그린칙코뉴어(Green-cheeked Conure)는 남아메리카가 주 서식지인 중형 앵무새로, 주로 브라질 남서부와 볼리비아 북부, 파라과이 서부, 아르헨티나 북서부에 걸친 지역에서 발견된다.
이 앵무새는 숲 가장자리, 수풀 지역, 강 주변, 저지대의 열대림이나 아열대림에서 주로 살아가며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덤불 지역이나 삼림 지대에서 무리를 지어 활동한다. 날렵한 비행 능력을 지녀 나뭇가지 사이를 빠르게 오가며 먹이를 찾을 수 있다.
특히 활발하고 사교적인 성격은 이 새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인간의 언어를 따라 하고 대화도 나눌 수 있어 한창 애완조류로 인기를 끌었다. 실제 유튜브에는 그린칙코뉴어가 "안녕하세요"라고 말하는 등 주인의 말을 따라 하는 영상이 많이 올라와 있다. 이에 SNS에서 그린칙코뉴어를 키우는 과정을 자랑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이는 개체 수 감소로 이어졌다.
낮에 활발히 활동하며 해가 지면 나무 위에서 휴식을 취한다. 무리를 이루며 이동하기 때문에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방어하는 능력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다.
주로 과일, 씨앗, 꽃, 잎 등 식물성 먹이를 섭취한다. 열매가 익는 계절이면 특정 과수나 덩굴 식물을 따라 이동한다. 이런 식성 탓에 농작물에 접근해 피해를 줘 지역 농민과 종종 갈등을 빚기도 한다.
강한 부리로 단단한 껍질의 씨앗도 쉽게 까서 먹을 수 있으며 먹이를 물어 나뭇가지에 옮겨와 천천히 섭취하는 습성도 보인다. 물을 자주 마셔서 물가에서 활동하는 모습도 자주 포착된다.

그린칙코뉴어는 원래 개체 수가 풍부한 종이었으나 국제 거래와 서식지 파괴로 인해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특히 애완용으로 인기를 끌면서 불법 포획이 성행했고 이는 자연 개체군에 큰 위협이 됐다. 밀렵꾼들이 무리 채 포획해 해외로 반출하거나 불법적으로 거래하면서 생존 환경이 급속히 악화했다. 또 농경지 확장과 도시화로 인해 자연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번식지 상실로 이어졌다. 기후 변화 역시 이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이러한 복합적인 이유로 국제자연보전연맹(IUCN)과 CITES는 그린칙코뉴어를 보호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 앵무새는 현재 CITES 부속서 2에 등재돼 있으며 이는 국제 거래가 엄격하게 제한되는 종이라는 뜻이다.
우리나라도 환경부 고시에 따라 이 종을 보호하고 있으며 발견 즉시 신고해 국립생태원 등 전문 기관의 보호를 받도록 하고 있다.

그린칙코뉴어는 시끄럽지 않고 온순한 성격으로 인해 반려조로 주목받았으나 인간의 수요와 서식지 파괴로 인해 멸종위기라는 위험에 처했다. 이 희귀한 조류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서식지 보전, 불법 거래 근절, 지역 주민과의 공존 방안 마련 등 여러 방면에서 접근이 필요하다. 생태계 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종인 만큼 국제 사회의 협력과 지속적인 관심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