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별미라는데…유독 경상도에서만 즐겨 먹는다는 '한국 반찬'

2025-07-20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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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지역에서 대중적으로 소비돼

여름철 경상도 사람들의 밥상에서 유독 손이 많이 가는 반찬이 있다.

콩잎 장아찌 / Dr.wellness-shutterstock.com
콩잎 장아찌 / Dr.wellness-shutterstock.com

바로 ‘콩잎 장아찌’다. 고기 없이도 밥 한 그릇을 비우게 만드는 이 반찬은 전국적으로 익숙한 장아찌류 중 하나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경상도 지역에서만 대중적으로 소비되는 ‘향토 장아찌’에 가깝다. 슈퍼나 반찬가게에서 쉽게 보기 힘든 이유도 그 때문이다. 소박하지만 강한 맛을 지닌 콩잎 장아찌는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떤 방식으로 즐겨왔을까.

◈경상도에서만 유독 사랑받는 이유

콩잎 장아찌는 주로 경상남도, 경상북도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식탁에 오르는 지역 음식이다. 중부나 수도권, 전라도 지방에선 그리 익숙하지 않은 음식인데, 이는 식문화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전통적으로 경상도는 된장·간장 등 메주 발효 중심의 조리법이 강했고, ‘묵은 장’으로 채소를 절여 먹는 식습관이 뿌리 깊었다. 여기에 ‘들깻잎’이 아닌 ‘콩잎’을 절인다는 점이 이 장아찌를 독특하게 만든다.

콩잎은 다른 잎채소보다 두껍고 섬유질이 많은 편이라 생식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장에 절이면 질감이 부드러워지고 씹는 맛이 깊어진다. 게다가 콩잎 특유의 고소한 향이 간장, 된장 양념과 어우러지면 풍미가 진해진다. 이런 이유로 여름철, 콩 수확 전에 무성하게 자란 콩잎을 모아 장아찌를 담그는 일이 경상도 시골집에서는 자연스러운 풍경이었다.

◈콩잎 장아찌, 담그는 방법

콩잎 장아찌의 핵심은 절이는 간장이다. 기본적으로 진간장과 물을 1:1로 섞고, 그 안에 다진 마늘, 생강, 고춧가루, 설탕 혹은 조청, 청양고추를 넣고 한소끔 끓인다. 끓인 양념은 식혀서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뺀 콩잎 위에 부어준다. 하루 정도 절인 뒤에는 양념을 따라내 다시 끓여 식힌 뒤 다시 붓는 ‘재탕 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2~3일 반복하면 간이 고루 배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장아찌가 완성된다.

콩잎 자료사진 / Rmdhn.co-shutterstock.com
콩잎 자료사진 / Rmdhn.co-shutterstock.com

콩잎은 보통 생으로 쓰지만,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사용하는 방식도 있다. 데칠 경우 질긴 섬유질이 줄어들고 양념이 더 잘 배어들지만, 향이 날아갈 수 있어 취향에 따라 선택한다. 보관은 밀폐 용기에 넣어 냉장 보관하며, 보통 한 번 담그면 한 달 이상 두고 먹는다.

◈ ‘밥도둑’이란 말이 절로 나오는 이유

완성된 콩잎 장아찌는 먹을 때마다 한 장씩 집어 밥 위에 올려 싸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간장 양념이 진하게 배어들었지만 지나치게 짜지 않으며, 마늘과 고추 향이 어우러져 개운한 뒷맛을 남긴다. 된장 양념으로 무쳐 색다르게 즐기는 방법도 있다. 입안에서 부드럽게 풀어지는 식감도 특징이다. 고기 반찬 없이도 밥 한 그릇을 비우게 하는 이 ‘밥도둑’은 입맛이 떨어지는 여름철, 기름기 없는 식사를 선호하는 사람들에게 제격이다.

콩잎 장아찌는 김밥 속 재료로 넣거나, 된장찌개나 비빔밥에 곁들이기도 한다. 최근엔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서울권 프리미엄 반찬가게에서도 소량 판매되기도 한다. 그러나 여전히 대량 소비는 경상도에서 이뤄지고 있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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