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나는 건 똑같지만…" 말라리아와 감기 결정적인 차이점
2025-07-20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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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고열, 감기와 다른 숨겨진 위험
여행 후 의심되는 증상, 말라리아의 경고
말라리아와 감기의 결정적인 차이는 뭘까?
여름철 고열이나 몸살 증상이 나타나면 대부분은 감기나 단순한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여긴다. 그러나 이와 유사한 증상으로 시작되는 대표적인 감염병이 바로 말라리아다.
특히 최근 해외여행을 다녀왔거나 야외에서 모기에 많이 물린 기억이 있는 상황에서 고열과 오한, 두통이 나타난다면 말라리아 가능성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말라리아는 감기와 초기 증상이 겹치는 부분이 많지만, 전혀 다른 질환이며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말라리아와 감기의 가장 큰 차이는 열의 양상이다. 감기의 경우 열이 서서히 오르고 미열이 지속되거나 간헐적으로 열이 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말라리아는 갑자기 39~40도 이상의 고열이 발생하고 일정한 간격을 두고 반복적으로 열이 나는 특징이 있다. 보통 48시간 또는 72시간마다 열이 오르내리는 주기적 발열이 나타나며, 고열이 오르기 전에는 심한 오한이 있고 열이 내릴 때는 식은땀이 대량으로 흐른다. 이러한 열의 패턴은 감기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는 양상으로 말라리아의 대표적인 초기 신호로 꼽힌다.
또한 말라리아는 호흡기 중심의 증상이 많은 감기와 달리 전신적인 증상이 뚜렷하다. 감기는 기침, 콧물, 인후통 같은 증상이 주를 이루지만 말라리아는 두통, 근육통, 관절통은 물론이고 구토, 설사, 복통 같은 소화기 증상도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열이 나는 도중에도 콧물이나 기침이 거의 없는 경우, 감기보다는 말라리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심한 경우 간 기능이 저하되면서 피부나 눈이 노랗게 변하는 황달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며, 비장이 붓는 등의 내장 기관 이상도 동반될 수 있다. 전반적으로 감기보다 훨씬 더 강하고 다양한 전신 증상이 초기부터 함께 발생한다는 점이 말라리아의 중요한 단서다.
말라리아 감염 가능성이 높아지는 대표적인 상황은 최근 1개월 이내에 열대 또는 아열대 지역을 방문한 경우다.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중동 지역은 말라리아가 활발히 유행하는 곳으로, 이 지역에서 말라리아 원충에 감염된 모기에 물릴 경우 며칠에서 몇 주 뒤에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비무장지대 근처에서 발생하는 삼일열 말라리아가 군 장병이나 야외 활동이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보고되곤 한다. 따라서 캠핑, 낚시, 야외 근무 등으로 모기에 많이 노출된 상태에서 발열 증상이 시작되었다면 해당 정보를 의료진에게 정확히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병원에서는 말라리아가 의심되는 환자에게 혈액 도말 검사 또는 항원 검사를 통해 말라리아 원충의 감염 여부를 확인한다. 진단이 내려지면 감염된 말라리아의 종류에 따라 항말라리아제 투여가 시작된다.
일반적으로 클로로퀸, 메플로퀸, 아르테수네이트 등의 약물이 사용되며 경증의 경우 먹는 약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그러나 중증으로 진행된 경우에는 입원하여 정맥주사 치료를 받아야 하며, 고열로 인한 탈수나 전해질 불균형, 간 기능 이상에 대한 보조 치료도 함께 이루어진다.
또한 일부 말라리아는 치료 후에도 간에 원충이 남아 있다가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한 약물을 수주간 복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말라리아는 조기에 진단하고 적절하게 치료할 경우 완치가 가능한 질환이다. 하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말라리아가 중증으로 진행되면 심한 빈혈, 간과 신장 기능 저하, 뇌말라리아에 의한 의식 장애 등으로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이, 고령자, 만성 질환자 등 면역력이 약한 사람일수록 조기 진단과 빠른 치료가 필수적이다.
결국 여름철 갑작스러운 고열과 오한이 나타났을 때 단순한 감기로 치부하고 넘어가는 것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
열이 특정한 간격을 두고 반복되거나 감기약을 복용해도 차도가 없다면, 해외 여행력이나 야외 활동 이력을 의료진에게 정확히 전달하고 말라리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