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씨 때문에 빗물에 발 담갔다면 꼭 '발톱 색깔' 확인하세요 (+이유)

2025-07-2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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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가 불러온 보이지 않는 감염의 위협

기록적인 장마와 집중호우가 반복되며 한국 곳곳이 피해를 입었다.

도로는 물론 버스 안, 지하철역 입구, 카페 1층까지 물이 들이차고 어쩔 수 없이 발을 빗물에 담근 채 이동해야 하는 상황도 생긴다.

도심 침수 지역의 빗물에 맨발로, 혹은 얇은 신발을 신은 채 접촉하는 것은 단순한 불쾌감을 넘어 여러 감염병과 피부 질환 가능성이 높아진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도심 침수 빗물은 ‘깨끗한 빗물’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빗물이라 하면 비교적 깨끗한 자연수라는 인식을 갖고 있지만, 침수된 도심의 물은 엄연히 다르다. 도로나 하수구, 배수구에서 역류한 물이 섞이고, 차량에서 유출된 오일, 쓰레기, 동물 배설물, 심지어 공사장 잔여물까지 포함되어 있어 오염도가 매우 높은 혼합수에 가깝다. 이 안에는 세균, 곰팡이균, 바이러스, 기생충 등이 포함될 수 있어 피부에 직접 닿을 경우 감염의 통로가 될 수 있다.

수인성 세균 감염, 곰팡이균 노출 위험

침수된 물에 발을 담그면 가장 먼저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 수인성 세균 감염이다. 특히 발에 상처가 있거나 습진이 있는 경우, 그 틈으로 세균이 쉽게 침투할 수 있다. 흔한 감염균으로는 녹농균, 포도상구균, 대장균 등이 있으며, 이들에 감염되면 발 주변이 붓고 열이 나며 통증이 동반되는 세균성 봉와직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한 경우 항생제 치료가 필요한 전신 감염으로 악화될 수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또한 장시간 젖은 신발이나 양말을 신은 채 있을 경우, 무좀이나 발톱곰팡이증과 같은 곰팡이성 피부 질환이 급속히 진행된다.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곰팡이는 더욱 빠르게 증식하며, 특히 침수 후 며칠 내 가려움증이나 피부 껍질 벗겨짐, 발톱 변색 등이 보인다면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

렙토스피라증·쯔쯔가무시증 같은 감염병도 주의

특히 집중호우 후에는 렙토스피라증 같은 인수공통감염병의 발생도 증가한다. 렙토스피라균은 설치류의 배설물에 오염된 물에 포함되어 있으며, 이 물이 상처나 점막을 통해 체내로 들어오면 발열, 두통, 근육통, 결막 충혈 등의 전신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이 감기와 유사해 초기에 놓치기 쉽지만, 치료가 늦어지면 간이나 신장 기능이 손상될 수 있다. 농촌이나 산간 지역은 물론, 도시에서도 하수가 역류하거나 하천이 범람한 경우 렙토스피라균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이 외에도, 침수 지역에서는 쯔쯔가무시증, 장티푸스, 피부진균증 등의 감염도 함께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단순히 빗물을 ‘밟은 정도’라도 감염의 시작이 될 수 있다.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 노인, 당뇨병 환자 등은 더 큰 주의를 요한다.

빗물에 발 담갔다면 즉시 씻고, 증상은 주의 깊게 관찰해야

불가피하게 침수된 빗물에 발을 담근 경우, 귀가 후 가장 중요한 것은 신속하고 철저한 세척이다. 흐르는 물에 비누나 세정제를 이용해 발과 발가락 사이, 발톱 밑까지 꼼꼼히 씻고, 잘 말린 뒤 필요하면 소독용 알코올을 바르는 것이 좋다. 특히 작은 상처라도 발견되면 소독하고, 며칠 안에 부기나 열감, 통증이 나타난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빗물에 자주 노출되어야 하는 환경이라면 고무 장화나 방수 신발을 착용하고, 여벌 양말을 준비해 수시로 갈아 신는 것도 좋은 예방법이다. 감염 위험은 물속에 들어갔다 나오는 짧은 시간에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잠깐인데 괜찮겠지’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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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비, 예기치 못한 건강 위협을 만든다

기후 위기는 이제 건강 위기와도 맞닿아 있다. 단순한 침수와 불편을 넘어서, 피부 감염병과 전신 질환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위험 요소가 우리 발밑에 도사리고 있다. 올여름 계속되는 비가 단지 불쾌한 날씨를 넘어, 예상치 못한 병의 통로가 되지 않도록 각별한 위생 관리와 조기 대응이 필요하다. 침수된 도시의 빗물 속을 걷는 일은 단순한 발 담금이 아니라, 건강을 위협하는 첫 접촉일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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