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라면 하는 거지 무슨 말이 많냐”... 강선우, 문재인정부 여가부장관에게도 '갑질'
2025-07-21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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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애 전 여가부 장관 폭로

'보좌관 갑질' 논란이 불거진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자기 지역구 사업을 해결하기 위해 문재인 정부 당시 정영애 여가부 장관에게 화를 내며 '예산 갑질'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대통령실이 강 후보자 임명 강행 방침을 고수했지만, 강 후보자에 대한 비토 여론은 가라앉긴커녕 오히려 확산하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는 정파적 뿌리를 함께 한다는 점에서 대통령실 기류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정 전 장관은 21일 소셜미디어(SNS)에 장관 재임 당시 겪었던 강 후보자 관련 일화를 공개했다.
강 후보자가 지역구 민원 해결을 부처 장관에 요구하고, 뜻대로 이행되지 않자 의원직을 이용해 보복성 예산 삭감을 단행했다는 것이다.
정 전 장관에 따르면, 강 후보자는 당시 자기 지역구(서울 강서갑)에 ‘해바라기 센터’를 설치하겠다며 정 전 장관에 산부인과 의사 등 전문가 참여를 요청했다. 정 전 장관은 해당 지역 소재 이대 서울병원에 이러한 요청을 전달했고, 당시 이대 총장은 “산부인과 레지전트 t.o를 한 명밖에 못 받았다”면서 “이제 막 개원한 병원 운영이 우선이니 다음 기회에 꼭 협조하겠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강 후보자는 “하라면 하는 거지 무슨 말이 많느냐”면서 여가부 기획조정실 예산 일부를 깎았다고 한다. 결국 정 전 장관이 의원실에 사과한 뒤에야 예산을 되돌렸다고 정 전 장관은 전했다.
그는 “부처 장관에게 지역구 민원 해결 못 했다고 관련도 없는 예산을 삭감하는 갑질을 하는 의원을 여가부 장관으로 보낸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민주 정부 4기의 성공을 간절히 희망하는 진의를 살펴달라”고 했다.
정 전 장관은 한국 1호 여성학 박사 출신으로 여성 문제 전문가다. 한국 여성학회 회장, 노무현 정부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 문재인 정부 여가부 장관을 역임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기로 했다. 이 후보자와 함께 거취가 도마 위에 올랐던 강 후보자에 대해서는 임명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다만 민주당과 궤를 같이 하는 문재인 정부 당시 여가부 장관이 강 후보자의 ‘예산 갑질’을 폭로하면서, 대통령실 기류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