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영화계 '신기록' 터졌다…역주행 흥행으로 난리 난 '한국 영화'
2025-07-22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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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개봉한 한국 영화 흥행 TOP 6에도 올라
한국 영화계에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반전이 일어났다.
지난달 25일 개봉한 현실 공포 스릴러 영화 '노이즈'가 개봉 4주 만에 150만 관객을 돌파하며 역주행 흥행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노이즈'는 지난 21일 기준 누적 관객 150만 명을 기록했고, 2023년 개봉해 화제를 모은 공포 영화 '잠' 최종 관객 수인 147만여 명을 가볍게 넘어섰다.
이로써 '노이즈'는 최근 5년간 한국 공포 스릴러 장르에서 가장 높은 흥행 성적을 기록한 작품이 됐다. 애초 언더독으로 출발했던 이 작품은 예매율 하위권에서 시작해 꾸준한 입소문을 바탕으로 각종 블록버스터를 제치며 스크린 점유율을 높였다. 관객들의 자발적인 추천과 확산이 흥행의 동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노이즈'는 'F1 : 더 무비'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 '슈퍼맨' 등 할리우드 대작들과의 경쟁 속에서도 관객의 선택을 받아내며 한국 영화계 여름 흥행전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흥행 속도와 관객 몰입도 모두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며 '야당' '히트맨2' '승부' '하이파이브' '검은 수녀들'에 이어 올해 개봉 한국 영화 톱 6에 이름을 올렸다.
현실 밀착형 공포가 만든 흥행 기적

'노이즈'는 단순한 공포영화를 넘어, 관객의 현실적 불안과 일상 속 긴장을 정면으로 건드린 작품이다. '층간소음'이라는 누구에게나 익숙한 갈등을 공포의 중심에 놓고, 미스터리한 실종 사건과 결합해 심리적 압박감을 극대화했다.
주인공 서주영(이선빈)은 기숙사 생활 중 실종된 동생 서주희(한수아)의 실종 소식을 듣고 아파트로 돌아오면서, 점점 불가해한 소리와 이웃들의 석연치 않은 태도 속에 휘말린다. 영화는 이 과정에서 관객이 체감할 수 있는 공포, 불쾌감, 고립감에 집중한다. 특히 서주영이 청각 장애를 갖고 있다는 설정은 ‘소음’이라는 주제를 더욱 입체적으로 확장시키는 장치로 작용한다. 단순히 듣는 것이 아닌, 느끼는 소음과 심리적 동요 사이의 연결을 통해 ‘소리’ 그 자체를 공포의 실체로 만든다.
공포 이상의 메시지, 한국 사회의 단면을 비추다
‘노이즈’는 극단적인 공포보다, 현실 속 불협화음을 통해 인간 내면의 심리를 파고든다. 이웃 간 무관심, 계층 간 갈등, 아파트 재건축을 둘러싼 이해관계 등 한국 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을 은유적으로 담아낸다.
공포의 배경이 되는 아파트라는 공간은 단순한 무대가 아닌, 폐쇄된 인간관계와 고립된 심리를 상징한다. 갈등의 원인이자 결과로 등장하는 층간소음은 실제 문제이면서도 상징적 코드로 작동한다. 이처럼 영화는 ‘공포’라는 장르적 장치를 통해 관객에게 사회적 메시지까지 함께 던진다.
사운드, 연기, 구성의 삼박자…관객 반응도 뜨거워
영화는 한정된 공간에서의 긴장감 조성과 정교한 사운드 설계를 통해 관객을 몰입시킨다. 실제 아파트에서 들릴 법한 소리들이 리얼하게 반영되며, 그 소리가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공포를 증폭시킨다.
이선빈을 비롯한 주요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 역시 영화의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특히 이선빈은 청각 장애를 가진 주인공의 불안과 고통을 섬세하게 표현해 호평을 받았다. 연기, 사운드, 구성 모두에서 균형을 이룬 '노이즈'는 관객들 사이에서 “현실에 뿌리내린 공포” “지금 한국에서 가장 무서운 이야기" 등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결말의 호불호는 있으나, 여운은 강렬
다만 영화 후반부 전개에서는 다소 호불호가 갈린다. 극 초반 현실적인 공포와 달리, 결말에 가까워지면서 다소 초자연적인 설정이 가미돼 몰입이 흔들린다는 평도 있다. 반면 그 과감한 전환 자체가 영화의 메시지를 강화한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이즈'는 관객에게 강렬한 체험과 생각할 거리를 동시에 제공한다. 익숙한 공간 속 낯선 소리, 일상의 이면에 숨은 공포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이 작품은 올해 한국 영화계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현상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공포영화 틀을 넘어선 '노이즈', 장르 확장 가능성 보여줘
'노이즈' 흥행은 단순한 한 편의 성공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 작품이 보여준 성과는 한국 공포영화가 현실 밀착형 소재와 사회적 메시지를 기반으로 장르의 깊이를 확장해나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데 있다. 무섭기만 한 영화가 아니라, 사회를 비추고 인간을 들여다보는 방식으로 공포를 해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노이즈'는 이후 한국 영화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남길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