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불티나게 팔린다…요새 인기 최고라는 '한국 아이스크림'

2025-07-2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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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더위에 날개 달고 글로벌 유통가 점령

올해 상반기 국내 빙과업체들의 아이스크림 수출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K-푸드에 대한 해외 관심이 아이스크림까지 확산된 영향으로, 본격적인 여름 성수기를 맞아 수요가 더 늘어날 경우 올해 처음으로 수출액 1억 달러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아이스크림을 고르고 있다. / 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아이스크림을 고르고 있다. / 연합뉴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6월 아이스크림 수출액은 6943만 달러(약 967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1% 증가했다. 국내 빙과업체들은 최근 수출을 빠르게 늘리는 추세다. 2020년 연간 수출액은 6067만 달러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9841만 달러까지 늘었고,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1억 달러를 넘길 것이 확실시된다.

올해 상반기 수출량은 2만 505톤으로 6개월 만에 2만 톤을 돌파했다. 전년 동기(1만 6912톤) 대비 21.2% 늘어난 수치이며, 5년 전 1년치 수출량을 상반기만에 초과한 셈이다.

한국 식품에 대한 해외 수요 증가가 아이스크림 수출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수출국의 대형 유통 매장에 한국 아이스크림 제품의 입점이 확대된 것도 주효했다. 수출 비중이 가장 큰 국가는 미국으로, 올해 상반기 대미 수출액은 2541만 달러로 전체의 36.6%를 차지했다. 그 뒤를 필리핀(567만 달러), 중국(551만 달러), 캐나다(499만 달러), 러시아(391만 달러)가 이었다.

그러나 국내 시장 부진 여파로 롯데웰푸드와 빙그레는 수출 호조에도 2분기 실적에서 웃지 못할 상황이다. 내수 회복이 더딘 데다 4~5월 기온이 평년보다 낮았던 영향으로 빙과류 매출이 위축된 탓이다. 롯데웰푸드는 원재료 가격 상승이 푸드 사업 실적에 부담을 줬고, 빙과 매출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빙그레 역시 성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롯데웰푸드의 올해 2분기 매출을 1조 82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영업이익은 471억 원으로 25.7%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빙그레는 매출액 4169억 원으로 2.3% 증가가 예상되지만, 영업이익은 397억 원으로 11.7%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아이스크림을 고르고 있다. / 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아이스크림을 고르고 있다. / 연합뉴스

다만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 7월부터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빙과업체들의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년간 여름 기온이 평년보다 높았던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업의 지원금 지급도 편의점을 중심으로 수요 회복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원가 부담 측면에서도 개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주요 원재료 중 하나인 코코아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빙과업체들은 그동안 카카오 가격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초콜릿 제품 생산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재고를 관리해 왔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코코아 선물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8.5% 하락했다”며 “재고 반영에는 시차가 있지만 3분기부터는 원가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시장의 성장 여력이 제한적인 가운데, 빙과업체들은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최근 인도 자회사인 롯데 인디아와 현지 빙과 기업 하브모어의 합병 절차를 마무리했다. 양사 간 시너지 극대화를 통해 2032년까지 롯데 인디아를 연 매출 1조 원 규모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해 700억 원을 투자해 푸네 서부에 신설한 공장은 지난 2월부터 가동 중이다. 이곳에서 생산된 ‘돼지바’는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 개를 넘기며 현지 시장 경쟁력을 입증했다.

빙그레도 30개국에 아이스크림을 수출하고 있으며, 최근 멕시코에 ‘메로나’ 수출을 시작했다. 유제품 수출이 까다로운 유럽과 호주 시장에는 식물성 메로나를 선보였다. 빙그레는 현지 소비자 취향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고 주요 제품에 대해 할랄 인증을 확대하는 등 제품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신규 시장 개척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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