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참담한 한덕수 처지

2025-07-2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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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팀이 확보한 CCTV 영상엔 그 장면 담겨 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받은 후 귀가하고 있다. / 뉴스1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받은 후 귀가하고 있다. / 뉴스1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12·3 불법 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 중인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이 최근 한 전 총리의 위증 혐의 수사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연합뉴스가 22일 보도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국무위원들에 대한 조사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체에 따르면 특검팀은 대통령실 대접견실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토대로 '계엄 국무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들의 위증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특검은 최근 한 전 총리를 위증 및 국회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특검팀은 한 전 총리가 헌법재판소와 국회에서 "계엄 선포문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증언한 것이 거짓말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전 총리는 지난 2월 국회에서 계엄 선포문과 관련해 "계엄 해제 국무회의가 될 때까지는 전혀 인지하지 못했고, (나중에) 양복 뒷주머니에 있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도 "언제 어떻게 그걸 받았는지는 정말 기억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특검팀이 확보한 대통령실 CCTV 영상에는 계엄 선포 당일 한 전 총리가 국무회의 장소에 놓인 계엄 문건과 대국민 담화문 등을 챙겨 나가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받은 후 귀가하고 있다. / 뉴스1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받은 후 귀가하고 있다. / 뉴스1

특검은 비상계엄 국무회의에 참석했던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과 김영호 통일부 장관에게서 "한 전 총리가 대통령 접견실에서 계엄문건을 봤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총리는 이와 함께 비상계엄 가담·방조와 허위 사후 문건 작성 의혹도 받고 있다. 당시 윤 전 대통령과 함께 국정 최고 책임자였던 만큼, 특검이 한 전 총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상민 전 장관과 박성재 전 장관도 특검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이 전 장관은 계엄 당시 소방청에 한겨레, 경향신문, MBC 등에 대한 단전·단수를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전기나 물을 끊으려 한 적이 없고,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그런 지시를 받은 적도 없다고 증언했다. 다만 대통령실에서 단전, 단수 등 내용이 적힌 종이쪽지를 멀리서 얼핏 보긴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특검팀이 확보한 대통령실 CCTV에는 이 전 장관이 대통령실 대접견실 테이블 위에 있던 문건을 들고 한 전 총리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찍힌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문건에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내용이 포함돼 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검은 지난 17일 이 전 장관의 주거지와 행안부를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이 전 장관에 대한 조사 일정도 조율 중이다.

박성재 전 장관은 계엄 해제 당일 삼청동 대통령 안가에서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 이상민 전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 등과 회동한 것을 두고, 2차 계엄이나 계엄 수습 방안을 논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는다.

박 전 장관은 이에 대해 국회에서 "해가 가기 전에 한번 보자"는 취지로 모인 자리였다고 해명했다.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계엄 관련 쪽지를 받고도 이를 무시했다고 주장한 발언과 관련해 위증 혐의를 받는다.

계엄 선포 당일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 등의 내용이 적힌 쪽지를 받은 그는 "누군가 접힌 쪽지 형태로 자료를 줬다", "(계엄과 관련해) 무시하기로 했으니 덮어 놓자고 하고 보지는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특검팀은 CCTV 영상 등을 통해 그의 주장이 사실인지 검증하고 있다.

특검팀은 또 비상계엄 선포 이후 윤 전 대통령과 통화한 국민의힘 추경호·나경원 의원에 대한 고발 사건도 이첩받아 들여다보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원내지도부와 중진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국회의 계엄 해제요구안 표결에 참여하지 말라고 요청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다.

특검은 계엄 해제 전후 국회 상황을 더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 이날 국군교도소에 수감 중인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다.

이와 함께 한 전 총리 체포영장 집행 당시 관저 앞에 집결했던 국민의힘 의원 45명에 대한 고발 건도 특검에 이첩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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